삼십대 후반의 독신 여성 한주연은 ‘촉석루’(경남 진주에 있는 누각, 임진왜란 때 논개가 떨어져 순국한 곳)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촉석루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빈약한 경치와 판에 박은 한주연의 설명에 지루해하고, 그녀 역시 단조롭게 반복되는 삶에 지쳐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진 한주연은 역사에 대한 열정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촉석루 관광 안내를 시작하고, 관광객들 역시 유례없는 열띤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장되고 연극적인 한주연의 안내 방식과 논개가 기생이라는 등의 근거 자료가 불투명한 그녀의 주장을 못마땅해 하는 일부 관광객들은 촉석루를 관리하는 문화유산관리청에 투서를 보낸다.
문화유산관리청에서는 사건의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 지상애를 파견하고, 현장에서 한주연의 가이드를 지켜본 지상애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결국 한주연을 해고한다.
어느 날, 해고당한 후 집에서 혼자 소일거리하던 한주연에게 지상애가 찾아온다.
지상애는 해고 시 역사와 연극에 매우 열정적이었던 한주연에게 매력을 느꼈고 그녀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 때 한주연은 자신이 직접 빚은 수수께끼의 술, 상사주(相思酒)를 우정의 표시로 권한다.
한잔, 두잔 주고받는 가운데 두 사람은 친밀해진다. 한주연은 지상애에게 사라진 과거에 빛을 불어넣는 연극 놀이를 제안하고 그녀들만의 은밀한 연극 놀이는 점점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그러나 지상애가 한주연의 집에서 다쳐 입원을 하게 되고, 이에 한주연이 피의자로 기소되는 상황이 발생하며 둘의 사이는 오묘해지는데...
::: 향이 생각 :::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전용관 개관 세 번째 작품으로 선정된 <상사주(相思酒)>는 지난 <트루 웨스트>의 남자 배우들의 이어 여자 배우들의 열연으로 기대감에 차게 한 작품이다. 시종 무겁지 않게 하지만 가볍지도 않게 마치 청량음료의 톡톡 쏘는 맛을 내는 공연이었다.
<상사주(相思酒)>의 원작은 우리에게 <에쿠우스>로 잘 알려진 피터 쉐퍼의 <레티스와 러비지(Lettice and Lovage)>로,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다루었던 피터 쉐퍼의 작품 중 몇 안되는 희극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피터 쉐퍼가 영국의 유명 여배우인 Maggie Smith를 위하여 쓴 희곡으로,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이 관건인 작품이다. 역시 극단 한양의 특징답게 배우중심의 극..두 여배우의 기량이 어디까지 받쳐주는냐의 작품의 생명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음..역쉬..멋진 연기를 보여주신 임유영, 황석정씨께 우선 감사한다.
요즘 나는 대학로에 불만 아닌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스타마케팅"이 그것이다.
침체된 대학로를 살리고자 기획된 연극열전 시리즈는 괜히 속고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한다. 과거에는 몰랐으나 이제는 스타가 되어버린 그들의 무대위로의 복귀는 연극판의 가격을 한참 더 올려놓았고 작품성이나 열정은 글쎄..잘 모르겠다.
솔직히 연극가격이 영화에 비해 저렴한 편이 아니여서 연극열전의 작품을 보고 나면..
휴...다른 많은 공연을 포기해야하기에..하는 소리이다. 암튼, 각설하고.
<상사주>는 그런 스타마케팅에 맞선 멋지게 승리한 작품이라는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극의 중심적 모티브가 되는 역사적 소재를 우리 정서에 맞게 재구성함으로서 관객에게 무한한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켰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그들은 건배를 한다.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 이 누가 있으랴. 아마도 그녀들을 만나러 또 한번 대학로를 찾을듯 싶다.
첫댓글 아웅~ 넘 좋아 넘 좋아~ *^^*
작품 자체보다 주인공 한주연의 캐릭터가 정말정말 맘에 들었던 공연...^^ 한주연...그녀의 넘치는 열정을 저도 닮고 싶더군요. 넘 잼난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