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동역해 온 에즈 37 작편곡학교의 수준별 소그룹 반을 맡아왔던 간사님이 이 번 학기부터
전체 강의만 맡게 됨에 따라, 그동안 기초반 담당이었던 내가 중급반을, 그리고 기초반의 공석은 아내가
맡는 것으로 대비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아직 아내가 기초반을 맡는 것이 최종 확정 된 것은 아니다.
이런 일들이 계기가 되어 아내는 음계와 음정, 그리고 코드의 기본 이론 등을 음악 이론서를 보며
다시 정리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날마다 공부하고 있어서 내가 ‘음대생 같이 공부하네?’라고 말해 주었다.
음악 이론뿐만 아니라 기타 연주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물론, 나도 20세 이후부터 늘 해왔던 대로 주님께 기도하며 꾸준히 음악을 배우고 익히고 있다.
나의 메인 달란트인 작곡은 물론, 편곡과 프로듀싱과 녹음 작업, 그리고 기타와 드럼에 대해서 여전히
열심을 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에선, 예배와 크리스천 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글과 강의를 쓰고 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은 마치 결혼을 일찍 하고 외국에 음대 유학을 와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젊은 부부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우리의 이런 모습과는 다르다.
우린 결코 젊은 부부가 아니고, 음악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현실도 아니다.
사실, 우리가 이렇게 아무리 열심히 배울지라도 이것을 사용할 곳이 아직 별로 없다.
그러나, 음대에 들어가는 학생이 돈을 벌기 위해서나 취직을 잘 하기 위해서나 유명해지려고 가기보다는,
음악이 좋아서, 그리고 더 잘하고 싶어서 가듯이, 우린 단지 주님 앞에 더 좋은 음악을 하고 싶을 뿐이다.
오늘 아침 식사를 하면서 어제 다운받은 ‘지브리 애니 스튜디오 25주년 기념 콘서트’를 보았다.
‘이웃집 토토로’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애니 제작사 지브리의 25주년 기념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규모의 공연이었다.
단지(?) 만화영화 사운드 트랙들을 연주하기 위해 200명의 오케스트라와 800명의 합창단이 동원되었다!
한국에선(심지어는 미국에서도) 꿈도 못 꿀 음악적 정성이 가득 담긴 시도의 공연이었다.
노엘 리차드즈(Noel Richards)가 ‘97년 영국 웸블리 축구 경기장에서의 대규모의 찬양 집회를 기획할
꿈을 꾸게 된 것도, 루이 기글리오(Louie Giglio)가 패션(Passion) 집회를 시작하게 된 것도
모두 같은 이유에서였다.
“주님을 모르는 생명 없는 가수도 저렇게 최선을 다해 최고의 음악을 선 보이고,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며,
사람들은 거기에 저렇게 열광하는데.....왜 우린 주님께 저렇게 하지 못할까?”
거룩한 질투가 불 붙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도 작곡자로서 필요 이상(?)의 음악을 계속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내도 가수와 예배 인도자로서 역시 필요 이상(?)으로 연주와 이론을 배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찬양 작곡을 할 수 있으며, 인도와 가수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에게 예배와 음악을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충분한가?
주님을 위해 우린 음악을 배우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주님께 합당한 음악을 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