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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지역 공공기관 장애인화장실 상당수가 청소도구를 보관하는 장소로 쓰이는 등, 장애인편의시설 실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내용은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오은숙, 아래 오산센터)가 오산 지역 공공기관 21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이동권과 접근권 실태를 조사해 공개한 ‘오산지역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지적됐다.
보고서를 보면 오산시 오산동 케이티(KT) 오산지점 1층 장애인화장실과 오산시립중앙도서관 1층 장애인화장실에 걸레와 빗자루, 고무장갑이 널려 있는 등, 전체 21곳 중 10여 곳의 장애인화장실에 청소도구가 보관돼 있었다.
오산동 농협 오산지소 1층 장애인화장실은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이 들어가기에 공간이 부족했다. 신장동 주민센터 장애인용 화장실은 잠금장치가 고장난 상태로 방치돼 있었고 문 위쪽이 훼손돼 내부가 들여다보였다.
오산동 시민회관 공용화장실과 원동 한국병원 장애인용화장실은 미끌미끌한 재질의 타일로 시공돼 장애인과 노약자의 사고 위험이 컸으며, 대부분의 장애인화장실에는 비상벨이 설치되지 않았다.
또한 경사로의 길이가 1.8m 이상이면 90cm 지점마다 장애인과 노인이 잠시 쉴 수 있는 평지인 ‘참’을 설치해야 하지만, 신장·초평 주민센터와 청학도서관은 이를 설치하지 않았다.
특히 시민회관은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곳임에도 경사로 각도가 40도 이상으로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더라도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 오산지소 주차장에 설치된 장애인용 주차구역은 일반차량 주차구역 앞에 설치돼 사실상 주차가 불가능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오산센터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하면서 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화장실이 급한데도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과 등본 1통을 떼려 해도 접근조차 안 되는 주민자치센터가 있어 힘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산센터는 “장애인당사자가 직접 현장실태조사를 통해 진행했고 그 조사과정은 매우 힘들고 피곤한 작업이었지만, 이러한 노력에 관계기관에서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라면서 “오산에 사는 시민으로서 이동권 및 접근권에 차별받지 않는 당당한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