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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필리핀 외할머니댁 맡겨진 희정이 | ||
"한국 계신 엄마·아빠 보고 싶어요" | ||
가정형편 어려워 1살때 외가로 남동생·가족 만나는게 큰 소원 | ||
희정이가 필리핀의 외할머니 댁에 온 것은 생후 7개월 때입니다. 희정이 엄마는 필리핀인으로 필리핀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다 종교적인 이유로 대학 졸업 1학기를 남겨두고 신발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아빠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희정이가 태어나던 해에 친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엄마는 친할머니와 희정이를 모두 돌볼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희정이를 농장 일꾼을 하는 필리핀의 외할머니께 보냈습니다. 그게 벌써 11년 전의 일입니다.
몇 년 후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동생 영민(가명·6)이가 태어나자 그동안 산후조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엄마가 쓰러졌습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한국에서 시어머니의 간병과 영민이의 출산으로 몸이 많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폐결핵이 온 것입니다.
어려운 형편에 입원을 했지만 병은 쉽게 낫지를 않았습니다. 희정이를 데려오기 위해 조금씩 모아 두었던 필리핀행 비행기 삯도 병원비로 다 써버렸습니다. 어렵사리 병에서 완쾌한 엄마를 보다 못한 아빠가 대출을 받아 엄마와 영민이만이라도 필리핀으로 가서 희정이를 만나보라고 한 것이 5년 전입니다. 그때 이후로 다시 5년이 지났습니다.
아빠는 혼자 신발공장에서 받은 월급으로는 한국의 네 식구가 살아가기 어려워 정부보조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희정이는 데리고 올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다행히 법이 바뀌어 외국인인 엄마도 정부보조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역시 필리핀에 있는 희정이의 생활비까지 보태줄 형편은 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필리핀의 외할머니와 이웃에 있는 엄마의 큰 이모가 희정이를 잘 보살펴주고 있지만 희정이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내년 3월이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희정이는 이제는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싶어 합니다. 희정이의 오랜 바람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정미경·부산 동구 범일4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33-1303. ·지난 3일자 김향순씨 이야기 58명의 후원자 212만5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0월 20일자 한정옥씨 이야기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사연이 소개된 후 모인 후원금 165만원은 정옥씨에게 전달됐습니다. 후원금은 모두 영구임대주택 입주를 위한 보증금으로 활용됐습니다. 아마 내년 1월쯤에는 영구임대주택에 입주를 할 수 있겠다고 합니다. 후원금으로 임대주택의 보증금이 약간 모자라는 것을 알게 된 한 독지가가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면서 직접 수십만원의 성금을 전달해주기도 했습니다. 또 많은 다른 시민들도 격려의 전화를 해줬습니다. 한정옥씨는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영구임대주택 입주 이후 몸을 추슬러 4살 난 딸 아영이를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