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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詩 문학회’ 동인탐방
2008년 8월 무더위도 아랑곳 않는 고성동 ‘문화공간 윤’에 ‘수상가옥’이 들어섰다. 이는 박윤배 시인이 지도하시는 ‘대구詩창작원’의 모태였다
모든 번잡함을 내려놓고 말없이 돌아서는 나를 발견하는 일, 곧 시를 쓰는 일이야 말로 제대로 삶을 사는 게 아니겠는가? 이런 화두를 품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수상가옥’에 편승 한 수강생들의 모임에서 비롯되었다.
막연한 시 쓰기 (기초반)에서 시작해 (심화반)을 거친 ‘수상가옥’의 회원뿐만 아니라 박윤배 선생님의 외지 강의에서 형성된 (킹덤반), (대경대반), 고령 (능골반) 그리고 인터넷 온라인에서 수업하는 (원거리반) 등등을 아울러 ‘형상詩 문학회’가 만들어졌다.
고작 일곱 해에 접어든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현재 13기에 걸쳐 마흔 명 가량의 회원이 모였다. 시를 잘 쓰고 싶고, 시인이 되기를 갈망해 창작원에서 고된 습작을 하고 있는 회원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주부와 직장인 그리고 퇴임 후 여가에 몰입한 분도 있다. 지금은 그 회원의 절반이상이 각종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유수 문예지에 등단을 해 시인이 되었고, 개인 시집을 발간하는 등의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듯 단 시간에 이루어 낸 ‘형상詩 문학회’의 위상은 괄목할만하다고 주위에서 인정한 것은 물론, 회원들 스스로도 그 결과에 놀라워하는 바이다. 그런 ‘형상詩 문학회’의 발전상을 연보 순으로 알아보기로 한다
2011년 7기 회원들이 배출되기까지 습작은 물론 문학행사에 참여해 소소한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조년선생 추모 백일장(대상 권분자),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 (대상 김주명), 계명대학교 교내 문학상 (이용우) 및 계간 ‘문장’ 신인상 (이재하, 김영숙, 이희선, 이복희)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현대시연구회 합평회’를 통해 형상詩 창작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2년 1월에 ‘수상가옥’이 ‘대구詩창작원’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더 나은 변모를 하게 되었다
이조년선생 추모 백일장 (차상 심수자), 구상예술제 (대상 김시권), (장원 이복희), 계간 ‘문장’ 신인상 (여명춘, 김영관, 김시권) 및 ‘대구문학’ 신인상 (남위호) 수상 등이다
2013년 1월에는 추대고문 이태수 시인을 모시고 ‘형상시창작발전소’ 창립총회를 가졌다. ‘월간문학’ 신인상 (권분자), ‘시와 시학’ 신춘문예 당선 (주설자), 이조년선생 추모 백일장 (차상 김건희), (장려상 이복희, 김문숙), 이상화 백일장 (입선 고국희, 박용연), (참방 김애경), 계간 ‘문장’ 신인상 (김종태, 곽태조)을 수상했다.
같은 해 8월에 ‘형상詩 문학회’ 동인지 1집 “보석가게를 오픈하다”가 창간되었다
수년간 갈고 닦은 시의 설익음과 혹은 농익음이 벤 서른여덟 명 회원들의 작품이 세상에 선을 뵈었다. 형상詩 1집의 총평에서 우영규 시인은 ‘보석가게에 진열된 언어는 단순한 창작행위를 벗어나 삶을 관조하는 성숙된 의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환상적이나 신화적 요소를 넘어 훨씬 더 원거리에 존재하는 궁극적인 언어를 토해내고 있다’고 칭찬하셨다.
연이어 낙동강문학제 (우수상 이복희), 고모령 효 예술제 (대상 최미애), (최우수 김건화), (우수 김애경), (장려상 한상희), (특선 심수자), (입선 김건희),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대상 한만희), 구미 예술공모전 (대상 이복희), 계간 ‘문장’ 신인상 (박용연)을 수상하여 한 해 동안 풍성한 결실을 맺기도 했다.
또 ‘형상시인선’ 1집 (박윤배 시집 ‘애인’)에 이어 2집 (이복희 시집 ‘음각’), 3집 (권분자 시집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을 출판하고 기념회를 가졌다.
2014년 1월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심수자) 쾌거를 선두로 계간 ‘문장’ 신인상 (신기업, 김대원), 이조년선생 추모 백일장 (차하 김건희), (장려상 김문숙, 홍준표), 대구은행 여성백일장 (장원 김애경), (차하 김건희), 지훈예술제 (장원 석주희), 상화문학제 (대상 김건희), (차하 김루비), (참방 석주희), (입선 고국희), (특별상 모현숙), ‘월간문학’ 신인상 (동시 최미애) 수상 등 업적을 이루었다.
한편 ‘형상詩 문학회’가 혹독히 습작만 해대는 곳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 매년 봄철에 갖는 행사 ‘문학기행’에서 이효석 문학관, 김삿갓 문학관을 다녀왔으며, 회원들 간 친목 도모를 위해 매월 셋째 주말에는 ‘시를 생각하며 걷는 문학산책’ 이라는 나들이 모임도 있다. 산행을 하거나 둘레 길을 걸으며 시심(詩心)을 다지기도, 한잔 차를 나누며 ‘형상詩’ 합평회를 통해 회원들 서로 간의 작품을 분석해보기도 하고, 또 ‘자작시 낭송회’를 갖기도 한다.
같은 해 8월 ‘형상詩 문학회’ 동인지 2집 “허공을 얻다 -유리가 유리를 버려서”가 발간되었다. 서른 한명 회원의 작품이 또 다시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즐거워했다. 그 바탕에는 시를 사랑한 나머지 늦게나마 시인이 되어 노래하고 싶다는 꿈들이 녹아 있었다.
생명문학공모전 (차하 모현숙), ‘아세아문학’ 신인상 (오상직), 동서문학상 (입선 김건화, 김건희, 박춘남, 이점옥), 시흥 문학상 (대상 한휼), 월간 ‘조선문학’ 신인상 (모현숙), 계간 ‘문장’ 신인상 (김정아, 박춘남) 수상 등이다. 이번 해에도 ‘형상시인선’ 4집 (심수자 시집 ‘술뿔’), 5집 (김주명 시집 ‘인도네시아’)의 탄생을 축하하는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상 연보에 의한 ‘형상詩 문학회’의 발전적 변모를 나열하면서 수상자 회원의 이름만 거론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J.S 밀의 표현론에 의하면 시는 외로운 감정의 양식을 지녔으며 불가피한 독백의 측면에서 노래하는 것이라 했다. 시를 향한 일념으로 고독한 지면(紙面)위에 독백의 수(手)신호를 날리고 있는 ‘대구詩창작원’에 결코 불이 꺼지는 날은 없다. 시공부를 통해 시인을 꿈꾸는 수강생들은 끊임없이 들어올 것이므로 ‘형상詩 문학회’는 영구하고 늘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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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부조浮彫
김 주 명
스무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집에다
두어 평 테라스를 더 놓았다
부레옥잠 저수지를 경계로
마호가니와 키도 가끔 재고
별 따라 길나선 동방박사도 쉽게 찾아오게끔
늘 등을 밝힌 어느 밤,
무수한 나방들이 몰려와 제 생을 떨어뜨리고 만다
마치 페루 해변의 바닷새처럼
호주 해안을 들썩거린 고래 떼처럼
축 처진 동공이나 절도 있는 군무는 없었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 힘을 다해 펄럭이다 이내 툭툭!
두어 번 더 뒤척이는 게 끝이다
다음은 닭들의 몫
미명을 알리는 울음도 잊은 채 널브러진
생을 주워 담고서는
다른 주검을 찾아 후드득
남국의 새벽 별자리만 남겨둔 채 날아가 버렸다
나는 간섭하지 않았다
헝클어진 별자리들 따라다니며
지우고 또 지우기
아침 햇살
순서대로 들어와 털썩
마주 앉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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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명金主明
1968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으며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하였다. 대구 詩창작원을 수료, 2010 평사리문학대상(환승입니다)을 수상하였다. 2012년 인도네시아 롬복섬으로 이주하여 ‘롬복 한국문화원’을 열고, 해외 문화교류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한인문인협회회원, 형상시문학 동인이다.
시집『인도네시아』책나무출판사, 산문집 : 『Lombok이야기』베스트출판사 2013
E- mail : wnaud01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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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 독백
심 수 자
바람 불어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어제의 혹독한 믿음이
쏟아지는 가을볕에 어지럽다는
오늘의 물푸레나무에게
어떤 위로의 말 건넬까, 궁금했다
초록의 오기를 닮아
앞치마 몇 번 툴툴 털기도 했지만
여전히 닿을 수 없는 너와의 간격은
기다림의 습관에 젖어
몸만 퉁퉁 불어나게 했다
그리움이 수면위에 일렁거려도 쉿!
그건 너만 아는 비밀이야
물속에서도 여전한 갈증은
또다시 붉은 통증 피워보라는 암시
움직이지 않는 바위인 너, 옆에 있지만
모른 척 하는 건지, 모르는 건지
나도 몰라라 두 손을 든다
무심히 바위 깔고 앉는 나는
아직도 어지러운 물푸레 그림자
쪼르르 달려온 열목어
마주친 눈빛은 이미 나를 알고 있다는 듯
뻐끔뻐끔 뿜어내는 물방울
비밀은 그렇게 발설되고 있었다
물빛 푸르게 번지지 않았어도
백천계곡 열목어 떼는
바위, 부둥켜안은 온기의 연유로
가만히 다녀간 물푸레나무를
꾸역꾸역 기억 상자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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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충남부여 출생
대구시창작원 수료
2014년 불교신춘문예 <바람의 사슬> 당선
형상시 문학회 회원
시집: 술뿔<책나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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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권 분 자
질마재 걸어온 고인돌
허벅지 딴딴하다
오래도록 길을 걸었나보다
삼천년은 족히 걸었으니
살갗은 바람에 푸석해졌어도
안으로 숨긴 힘줄은 푸르다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다 안다는 눈치다
함부로 입 떼지는 않았지만
매일 밤 올려놓고 달래주어야 할
떠돌이별에게
시린 무릎 쯤 내어주는 일이야
무슨 통증, 무슨 아까움 있으랴
바람이 내려놓고 가는
질마재의 시간이
이끼의 등을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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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월간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청송문인협회, 형상시문학회 회원
저서: 시집「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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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도 가을
신기업
낙동강 바람 얼기설기 엮던
비닐하우스들
떠나보낸 자리가 하중도다
운문 댐 물길 따라
금호강 물길 따라
착시 환청 구취들이 한군데 모여 이루어진 섬
늘 눈 밖에 난 사연들도 사랑이라며
누군가 이곳에
코스모스 이불을 널어 두었다
어제는 깊이를 이야기하며
오늘은 넓음을 이야기하며
흘러온 물은 하중도에 이르러
잠자리 꼬리를 가을볕으로 더 붉게 태우는데
하중도에 든 겸손의 구름은
한동안 머물다
낙동강 타고 바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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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문장>으로 등단
형상시문학회 회원
현 대구북구청 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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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의 나팔
박용연
일명 엔젤 트럼펫
화분 속에 앉아있다
얕은 뿌리로는
어린잎 먹여 살리지 못해
여름 한철 누렇게 시들더니
서리꽃 피는 가지 끝
어린 새끼들 대롱대롱 매달았다
이웃의 엔젤들은 여름 한철
꽃 무성 했다는데
가느다란 뼈 가지로 끙끙 살아온
지난날의 힘겹던 아버지의 아랫목은
류마티스로 무너진 무릎
거꾸로 매달려
천상까지 소리를 전하려는
저 어린것들의 나팔 소리에는
아버지 무릎 다 낫는 날
손잡고 소풍한번 가는 것
늘 꼴찌여도
꾸지람 없는 하늘을
나팔로 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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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연
대구시창작원 수료
2013년 문장 신인상 수상
문장작가회회원, 대구시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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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숙白熟의 계절
한 휼
백숙白熟이 땡기는 계절
토종닭 한 마리를 잡기로 했다
날쌘 놈이라 맨손으로 잡기가 만만치 않았다
쫓고 쫓기면서, 생면부지였던 우리는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다
비린내를 죽이기 위해서는…
지붕 위에서 누군가 외쳤다
닭의 목을 비틀어 피를 뽑아야한다
새벽이 오기는커녕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뜨거운 물에 집어넣으면서
오늘아침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생각했다
나는 그때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닭은 모이를 먹은 뒤
태양을 향해 날개를 푸드득거리고 있었다
둘 다 포만감에 젖어있었다
아침은 우리에게 공평했지만
백숙은 맹물에 푹 삶거나 찌는 요리법
아궁이에 장작을 더 넣어야만 한다
젓가락이 푹 들어갈 때까지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늘 태연하거나 바쁜 척 했고
뒷북처럼, 마을 뒷산 바위 뒤에 숨어
백양나무 이파리를 흔들고 있었다
닭이 사라진 뒤 옻나무처럼 불쑥
지독한 가려움증으로 저녁을 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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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휼
*프로필
- 대구출생
- 평사리 문학대상 대상
- 시흥문학상 대상
- 형상시 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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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무게
김종태
아흔 셋
노모의 눈매는 여전히 예리했던 것
아픈 내 허리를 알아차렸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 몇 가지
그릇에 담아 두었다가
무거울까봐
비닐봉지에 따로따로 옮겨 담는
떨리는 손
엄마는 그릇의 무게를 뺐지만
내 가슴엔
천금의 무게를 얹어 놓은 것
주공 아파트 구층 베란다에서
조심해 가라며 흔드는 손짓에
가벼울 줄로만 알았던
내 몸은
하늘보다 더 무거운 부채負債를 지고 말았지
한동안 발걸음 묶어 두게한
칭량할 수 없는 사랑의 무게에도
팔남매 꽃 이마에는
떨리는 엄마의 손이
언제나 얹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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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계간 문장으로 등단. 열린수필, 문장작가회, 형상시문학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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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
곽태조
한 마리 더 얹어 줄게 사이소
이건 참말로 생물이라예
좌판이 즐비한 어물전 앞
호객소리에 장바닥은 익어간다
생선도 시위 하는가 누워있다
바다로 아니면 부엌으로 보내다오
몸을 세우려 해도 구부러지는 할머니
일어서면서 토하는 소리
아이구 허리야
손이 시키는 대로
칼이 따라가는 것 같지만
어찌보면 손이 칼을 따라간다
명태가 일정하게 포로 찍히고
마르는가 싶던 오징어도 꿈틀거리는 다리 끝
파장이 되어 전을 거두는데
떨이 외치는 아줌마 가냘픈 소리에
이때 등장한 얼굴 깨끗한 아줌마
이것 얼마지요 말없이 가져간다
메스컴 더럽히는 가짜 선량들 힘선 목줄보다
같이 살자는 생선가게 소곤거림에
맺힌 가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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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조 약력
수필춘주(수필), 문장(시, 수필 등단)
달구벌 수필, 대구수필가협회, 문장 작가회
대구문인협회, 형상시 문학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교장, 교육장 역임
<사진 문장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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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소나타
오 상 직
돌돌거리는 물소리가
다 잠들어도 혼자 남았다
마애불 불룩한 젖가슴 씻긴 비가
어디로 또 흘러가나 보다
푸른 잎 주춤거리는
상강에 이르러 가지는 하얀 꽃을 널었다
노송의 빗질에
이마가 맑아진 둥근 달
장능골 능선 몇 개 더 넘어야
안동 노총각이 부는 대금소리에
가 닿을 수 있을지
아래로 흐르는 물은
무에 그리 원죄가 깊다고
남산의 발등을 자꾸 씻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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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경북의성 출생
<아시아 문예> 2014년 가을호, 신인상으로 데뷔
현 형상詩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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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정 귀숙
성경책을 얹어둔 식탁이
파르르 떨린다
자세히 보니 식탁이 책을 읽은 것이다
재잘재잘 전깃줄에 얹은
어린 새의 그림자가
땅위에서 낑낑거리는
나팔꽃의 덩굴손을 잡아 준다
잠시 후 새는 날아가겠지만
내 팔은 아파왔다
교회 종탑의 지붕 끝
한 번도 새가 앉은 걸
나는 왜 본적이 없지?
죄인 어서 오라는 소리에
파르르 떨린다
여전히 흰구름은
유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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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정귀숙
서울문학 시로 등단(2010). 서울문학 회원 고령문학 감사
형상문학회 이사. 경북여성백일장 참방(1998).
계명문화대학 졸업. 대구사이버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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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형상시...쭉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