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전래 설화(說話)
33. 전설 속 환상(幻想)의 섬 이어도(離於島/異魚島)<제주도>
산호초(珊瑚礁) / 별주부전(鼈主簿傳) / 바다의 신 용왕(龍王) / 하늘의 신 옥황상제(玉皇上帝)
이어도(離於島)는 한자(漢字)로 해석하면 ‘떨어진 섬’이라는 의미겠는데 바닷속에 천국과도 같은 곳이 있다는 상상의 나라를 말한다. 그리하여 어부나 해녀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곳에 가서 살 것이라는 상상이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항상 있었다고 한다.
제주도 민요 ‘이어도 사나~’가 있는데 죽은 남편이나 처(妻)가 이어도(離於島)에 살았으면 하는 염원(念願)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어도에 관하여 영화(1977년)가 제작되었고 드라마 ‘전설의 고향(1997년)’도 방영하여 큰 인기를 끌었는데 영화는 제주도가 분명한데도 한자로 ‘이어도(異魚島/다른 고기 섬)’라고 다른 한자(漢字)로 표기한 것은 조금 이상하다. 실제로 이어도(離於島)는 제주도 남쪽 마라도(馬羅島)에서 남서 방향 149km 떨어진 곳 해저(海底/바닷속)는 산호초(珊瑚礁)와 바위로 이루어진 암초(暗礁)가 있어 배들이 항해할 때 조심해야 하는데 이곳이 제주도 민요에 나오는 이어도(離於島)라 했으니 곧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섬’이라는 뜻이겠다.
실제로 이어도는 바다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암초(暗礁)로, 이곳은 우리나라 지역이 아니라 공해(公海)인데 우리나라에서 이곳 물속에 기둥을 세우고 2003년 해양과학기지(海洋科學基地)를 세워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난리를 치던 기억이 난다.
이곳은 해저(海底)에 산호초와 암초로 이루어진 곳이니 이어도(離於島)보다는 이어초(離於礁)가 맞겠다. 우리나라 옛날이야기에 의하면 하늘에는 천국(天國)이 있는데 옥황상제(玉皇上帝)가 다스리고, 바닷속은 용궁(龍宮)에서 용왕(龍王)이, 땅 위는 임금(王/皇帝)이 다스린다고 했다.
우리나라 판소리 ‘별주부 타령(兎鼈歌/토별가)’를 보면 용궁에 사는 자라(鼈-거북이와 비슷)가 용왕의 병을 고치려면 토끼의 간이 특효약이라는 말을 듣는다.
자라는 용왕의 지시로 토끼를 잡으러 뭍(육지)으로 나와서 토끼를 만나자 감언이설(甘言利說)로 꾀어 용궁으로 데리고 가는데 간을 꺼내려 배를 가르려고 하자 토끼는 머리를 굴려, 자신은 간(肝)을 꺼내 항상 바위틈에 숨겨놓는다고 거짓말로 둘러댄다. 그럼 빨리 가서 숨겨놓은 간(肝)을 가져오라고 하자 도로 자라 등에 업혀 육지로 나오는데 도착하자 뛰어내리는 즉시 ‘내 ♧빨아라’ 하고 자라(鼈)를 놀려대며 산으로 도망을 갔다는 내용이다.
34. 세조(世祖/수양대군)와 문수보살(文殊菩薩)<설화>
오대산 사고(史庫) / 산사음악회 / 송어 축제 / 문수보살 동자상
사기(史記)에 의하면 조선조(朝鮮朝) 세조(世祖)는 조카 단종을 폐하고 왕위를 찬탈(簒奪)하는데 꿈에 현덕왕후(문종의 비-단종의 어머니)가 나타나 세조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한다.
그 후로 세조는 얼굴은 물론, 온몸에 창병(瘡病:피부병)이 심하였다고 한다.
세조는 즉위한 지 9년이 되던 해, 이곳 강원도 오대산(五臺山) 상원사(당시는 上院庵)의 문수도량에 와서 지성(至誠)으로 백일기도를 드리고 계곡에 내려가 홀로 목욕을 하는데 한 동자승(童子僧)이 지나가기에 이리 오라고 불러서 등을 밀어달라고 한다.
동자승이 등을 미는데 시원하기 이를 데 없고, 창병(瘡病:피부병)으로 생긴 딱지가 훌훌 떨어져 나간다. 목욕이 끝나자 세조는 몸의 물기를 닦으며 동자승에게,
‘누구에게도 옥체(玉體-왕의 몸)에 손을 댔다는 말을 하지 말라.’(당시는 임금의 옥체에 손을 대면 사형)고 했다. 그러자 동승은 ‘예 그리하오리다. 대왕께서도 문수보살을 친견(親見)하였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하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세조는 크게 놀라서 화공(畫工)을 불러 몸을 씻어주었던 문수보살 동자화상(童子畵像)을 그리게 하여 상원암(上院庵)에 봉안하고 절에 크게 보시(布施)를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물론 그 이후로 세조(世祖)의 온몸 창병(瘡病)은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