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거리, 배려심없는 거리
‘분수대에서 사대부고사거리까지 양쪽길 ‘배려심 제로’가 더욱 이 도로를 ‘못생긴 거리’로
전주의 거리가 변하고 있다. 도시환경이 잘 정비되어 차도와 보도 구분은 물론,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도 넓어졌다. 최근 노면이 울퉁불퉁해서 통행자들이 늘 불편을 호소하던 ‘분수대에서 사대부고사거리까지 양쪽길’도 최근 일부 보도 블럭 정비사업을 마쳤다.
그러나 몇 주 동안 블록을 들어올리고 노면을 평평하게 다지고 블록을 다시 깔았는데도 역시 통행자들은 이 거리를 ‘걷고 싶은 거리’ ‘깨끗한 거리’로 인정하지 않는다. 성의없이 깔아진 블럭과 블록은 틈이 벌어져서 울퉁불퉁 채 못 메꿔진 틈새들도 군데군데. 들쑥날쑥한 노면 이외에도 ‘협소한 인도와 주차공간’은 이 거리의 고질병이다.
오래된 상가가 즐비하게 늘어선 이 구간은 건물뒤편으로 주차공간이 거의 확보되지 못한 형편이다. 따라서 상가 앞으로 인도를 주차공간과 나눠서 쓰다 보니 인도가 비좁다. 물론 대다수 도로 통행자들은 구 도로 여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인도와 공유하고 있는 주차공간이 말썽이다. 가로로 주차선이 그어져 있는데도 거의 모든 차들은 예외없이 대각선으로 주차한다. 운전자에게 가로방향 주차선은 여러 번 전·후진을 거쳐야 주차공간에 차를 넣을 수 있어 성가신 편. 그래서 대부분 운전자들은 가로방향 주차선을 무시하고 ‘들고 나기 쉬운’ 대각선 주차를 선호한다.
하지만 인도폭이 좁다보니 대각선 주차로 90퍼센트 이상 침범하여 주차를 하는 바람에 보행자들은 차를 겨우 피해 걸어 다닌다. 설상가상 자전거 통행자들은 행여 주차된 자동차와 접촉사고라도 날까 내려서 지나가야하는 일이 다반사다. 자동차로 매일 출퇴근하는 곽태규(39세, 태평동)씨는 “어떤 운전자는 심지어 보행자 길을 다 막아버려서 보행자와 자동차 통행자들은 차도로 돌아서 갈 때도 있어요. 또 이 도로 상가들도 상가앞 길을 자신들의 소유인양 자신들의 상품으로 전시해버립니다 ”라며 배려심 없는 운전자와 상가주인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모든 도로가 넓고 잘 정비되어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특히 이 도로 이용 운전자와 일부 몰지각한 상가주인들의 ‘배려심 제로’가 더욱 이 도로를 ‘못생긴 거리’로 각인시키고 있다.
이 도로 부근 아파트에 사는 김동석(가명, 55세)씨는 “ 전주시가 차라리 주차선을 현실에 맞게 대각선 방향으로 그어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운전자는 운전자대로 합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어 좋고 보행자는 보행자대로 그나마 확보한 인도 길을 쾌적하게 걸어 다닐 수 있지 않겠습니까.” 라며 평소 생각을 소신있게 전하였다.
한편 전주시도 주먹구구식으로 민원에 대처하지 말고 체계적이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 구간 정비에 나서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