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4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김유정]

오늘도 강론을 녹음하였습니다.

1마카 4,36-37.52-59; 루카 19,45-48

+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03위 순교성인들과 124위 복자들이 계신데, 오늘 기념하는 베트남 순교성인들은 117위입니다. 96위의 베트남인과 11위의 스페인 출신 선교사, 10위의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를 합쳐 117위이십니다.

안드레아 둥락 신부님은 1785년에 태어나셨고, 1839년 쉰넷의 나이에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셨습니다. 1833년, 베트남의 민망 황제가 종교를 금지하자 숨어서 사목 활동을 하시다가, 1835년 미사 후에 관원들에게 붙잡히셨습니다. 이때 교우들이 돈을 모아 관원들에게 주고 풀려나셨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붙잡히시게 되었고 역시 교우들이 돈을 주어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로 붙잡히게 되자, 둥락 신부님은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교우들에게 자신을 구하지 말라 하셨고 1839년 12월 하노이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셨습니다.

1독서에서 마타티아스가 죽자 그의 아들인 유다가 그 뒤를 이었는데요, 유다는 마카베오라고 불리었습니다. 마카베오는 “미 크모카 벨림 야훼”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인데요, 이것은 탈출기 15장 11절에 나오는 “신들 가운데 누가 당신과 같겠습니까, 야훼여”라는 성경 말씀입니다.

유다 마카베오와 그 형제들은 기원전 164년, 이방인들에 의해 더럽혀졌던 성전을 탈환하고 성전을 정화하고 새롭게 봉헌하는데요, 이를 기념하는 축제를 하누카라 부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성전을 정화하시는데요, 마카베오가 정화했던 성전이 다시 더럽혀졌다고 예수님은 보셨습니다. 그런데 이방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섬긴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에 의해 더럽혀졌습니다.

본래 성전에 잡아 바치는 동물들은 올리브 산에 있는 시장에서 팔았지만, 대사제가 성전에서 동물들을 팔도록 허가해 주면서 성전은 거래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로마나 그리스 동전을 이스라엘 세켈로 바꾸어주는 환전상들이 있었는데, 이 수익의 일부는 대사제 집안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동물들에 의해 성전이 더럽혀진 것이 아니라, 가장 성스러워야 할 장소가, 기득권 세력이 이익을 취하는 장소가 되었기에 더럽혀졌습니다. 성전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눈에 예수님의 행동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행동을 계기로,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오늘 당신 목숨을 걸고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 말씀을 인용하시는데요, 하나는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는 이사야서(56,7)의 말씀입니다. 다른 하나는 “강도들의 소굴”이라는 예레미야서 7장 11절의 말씀입니다. 예레미야는 이어서 14절까지, 첫 번째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될 것이라고 예고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지금 보고 있는 이 두 번째 성전도 파괴될 것’(루카 21,5-6)이라고 예고하십니다. 결국 예수님도 예레미야처럼 백성들로부터 반대 받고 박해받는 고난의 길을 가시게 됩니다.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보여주신 행동이 신성 모독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너희가 신성 모독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성전은 어디일까요. 많은 분들이 ‘내 마음’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만’ 성전인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성전이고, 우리가 미사를 드리고 있는 이 공간도 성전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성전이고 우리 가족과 이웃도 내게 성전입니다. 내가 그분들을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 역시 성전입니다. 예수님 계신 곳이 성전인데, 예수님은 세상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교황님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

당신은 마리아의 모태에 잉태되시어

이 지구의 일부가 되셨으며

이 세상을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셨나이다.

당신은 오늘도 당신 부활의 영광 안에서

모든 피조물 안에 살아 계시나이다.”

‘나는 성전을 성전으로 대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겠습니다.

https://youtu.be/fERBh6AmvFQ?si=XJq2JPudrIb0s_NX

헨델, 유다스 마카베오스 중 "보라, 용사들이 이기고 돌아온다"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

[허나경]

https://youtu.be/bqxqh2-18XY?si=2-v88sEh8V6hGXhc 행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