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무덤, 코무덤을 보고 난 후,
슬프고 가엾고 끔찍하고....그런 마음들이 온 몸을 가득 채워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도착한 곳은 이팝나무 축제를 한다는 와니우라.....작은 항구입니다.
이곳 와니우라에는 3000그루가 넘는 이팝나무가 있다는데,
이 이팝나무 사실은 한국에서 건너왔을 거라 추정합니다.
어떻게 건너왔을까요? 저리도 예쁘고 청초한 이팝나무는....
멀리 산꼭대기에 보이는 것은 한국전망대...
온 산을 하얗게 물들였을 이팝나무는 이제 거의 진 상태입니다.
한가로운 어촌 마을...
사람이 통 보이지 않습니다.
하긴 인구 3만명 중 북섬에 사는 사람은 고작 1만명 정도라니까...
산에 사는 멧돼지 수가 쓰시마 인구보다 훨씬 많다니까....
어딜 가나 꽃꽃꽃, 꽃 천지입니다.
이 사람들, 꽃밭도 정갈하게 만들어 정갈하게 꽃을 키우네요.
어촌협동조합....
시간이 흘러 빛바랜 건물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맨 오른쪽 분은 이곳에 사시는 분인듯...ㅋㅋ
히타카쓰 항에 도착하여 고이사님 가게에서 먹은 점심,
돈짱...(해석하자면 돼지고기가 최고야!)
근데 제 입맛에는 그다지...ㅠㅠ 준비해주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이 돈짱은 재일교포가 개발한 음식이랍니다.
이 항구에서 오후 4시 30분발 배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이곳저곳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일러 우호의 언덕...러일전쟁에 이긴 일본...
83척의 러시아 함대가 쳐들어왔으나 단 세 척만 돌아갔답니다.
일본해전 100주년을 기념하여 2005년에 건립한 조각상입니다.
부상당한 러시아 해군 병사들을 우물가로 안내하고 밤에는 민가에 나누어 숙박시키는 등
아군 적군 상관 없이 극진히 간호해 보살폈기 때문에 고마움에 세운 것...
글씨 틀린 것 보이시죠?
상륙지를 상륵지로....
그래서 구멍을 살짝 파고 볼펜으로 꾹꾹 눌러 상륙지로 써놓긴 했는데...
싸인펜이 있었다면 완벽하게 고쳐놓고 오는 건데 아쉽네요.
동백터널...
지금은 꽃이 져서 그렇지만, 겨울에 오면 장관이겠어요.
오래된 동백나무들....
동백나무 아래 천남성...
이곳 동백터널 속에 러시아 군인들이 숨어 있었다는데...
똑똑 떨어지는 동백꽃과 그 나무 아래 수많은 천남성(천남성은 사약을 만드는 원료)에서 목숨을 부지했다니...참 아이러니한 일이네요.
김수종 작가와 후배 수연씨...
거친 바닷바람에 완전히 누운 나무들....
쓰시마는 역사적으로도, 자연적으로도 참 귀한 섬입니다.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이 설치는 것처럼,
이 쓰시마에 한국인 관광객이 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든지 그 본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게 가장 좋은 것이니까요.
가을에 오면 한 번 더 오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횡단보도 앞에 있는 귀여운 표시...
이쪽 저쪽 잘 보고 건너라는 뜻이겠지요?
이번 여행을 마치려는데, 그 마지막 날에....
한 아이가 갑자기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아이는 어느 날, 짠! 하고 모습을 나타내겠지요?
그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조선통신사의 길에 대해 많은 걸 아는 기회가 된 이번 여행...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요.
이제 더 알기 위해, 더 많이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사요나라, 쓰시마...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아래 사진들은 이번 여행의 주최자인 고이사님이 찍으신 단체사진입니다.
여행객의 대부분은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첫댓글 오모오모 손 잡은 거 딱 걸렸어요! ㅎㅎ
1764 책 쓸 때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샘 덕분에 쓰시마 잘 봤습니다.
1764. 다시 한번 읽어보았는데 정말 좋네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풀어쓴 역사 동화...정말 멋진 산초 쌤^^
에구 자꾸 부끄럽게시리... 감사합니다~
한번 다녀오세요. 샘은 더 각별한 느낌이 날 듯하여. 난 백제 시대 이야기 한번 써보고 싶어요^^
멋진 여행이 좋은 이야기로 탄생하길 기대하겠습니다^^
쓰고자 하는 욕심은 있는데 잘 풀어낼지 걱정이 앞섭니다.ㅋ
언제나 여행다운 여행을 하세요. 멋집니다.
작가들끼리 한번 가면 참 좋을 듯...
선생님 따라 어디든 가 보고 싶어요~
가을 쓰시마도 괜찮고, 겨울 쓰시마도 괜찮고....이번에는 연휴 때문에 시간이 맞아서 간신히 갈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