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4년만에 다시 황석을 찾아간다.
지난 번에는 거연정에서 시작하여 황석과 거망산을 거쳐 용추계곡으로 내려왔지만 이번에는 유동마을에서 시작하여 황석을 지나 정자벌입구로 하산 계획을 세웠다.
8월 말이긴 하지만 아직 무더위가 식지 않고 여전히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한여름이라 산행 거리를 짧게 잡은 것.
유동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 온 길을 도로 잠시 내려가면 황석산 등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표지판 앞에서 우측으로...
포장도로를 제법 올라가는데 길가에는 야생화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며 반겨주고...
꽃 이름은 '수까치깨'.
새팥.
나팔꽃.
사위질빵.
쥐손이풀.
닭의장풀.
박주가리.
봉선화(봉숭아)꽃.
포장도로가 끝나고 산길로 접어들고...
잠시 평탄한 등로가 나타나지만,
곧이어 경사는 꽤 급해지기 시작한다.
물방울 하나 보이지 않는 마른 계곡을 건너면 경사는 더욱 심해지고, 더불어 등에 흐르는 땀은 점차 옷자락을 적시는데...
그늘 속을 올라가는데도 바깥 기온은 벌써 30도를 넘으니 무덥기 짝이 없는 가운데 때마침 쉼터가 나타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곳에도 곳곳에 고목들이 쓰러져 있었다.
망월대까지 줄곧 급경사를 올라야 하니 오늘도 땀으로 목욕을 해야 할까보다.
지능선에 올라 잠시 진행하니 또 다시 급경사의 오름길이 이어지고...
잠시 완만해지는 가 했더니,
다시 급경사.
거의 2시간 만에 조망이 트이며 함양군 안의면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그 뒤로는 좌측부터 오도산, 11시 방향 감악산, 월여산, 그리고 1시 방향 황매산이 이어지고...
오도산 좌측으로는 비계산과 우두산도 보이고...
망월대에 올라섰다.
뒷쪽으로 황석산 정상과 남봉이 보인다.
금원산과 기백산도...
좌측 황석산 남봉, 중앙 정상.
살짝 당겨본 정상.
오늘도 맑은 날씨에 조망은 아주 좋다. 한 가지 무더위만 빼고는 더할 나위가 없는데...
황석 북봉.
황석산성에 올라섰다. 동북문지가 있던 곳이다.
지난 번에는 반대 방향에서 올라왔다.
황석산성.
사적 제322호인 함양 황석산성은 안의면과 서하면의 경계에 위치한 황석산에 있는 삼국시대 산성으로 황석산 정상에서 좌우로 뻗은 능선을 따라 전북 장수와 진안으로 가는 길목에 축성되어 있다. 형식은 계곡을 감싸듯이 쌓은 포곡식 산성인데, 당시 상황으로 보아 신라가 백제와 대결하기 위해 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부터 조선 전기까지 고쳐 쌓았고 정유재란(1597)때는 이곳 황석산성에서 함양군수 조종도와 안의현감 곽준 등이 왜적과 격전을 벌여 500여 명이 순국한 곳이기도 하다. 성벽의 전체 길이는 2,750m, 높이는 3m 정도이고 산성의 면적은 444,609㎡인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산성의 둘레가 29,240척(약 8.9km)이며, 성 안에는 창고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성문은 동, 서, 남, 동북 쪽의 4곳에 있으며, 산성 안의 계곡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건물터가 확인되었다.
황석 남봉.
제법 까다로운 곳이지만 지난 번에 올라보았기에 더운 날씨에 무리를 할 필요가 없어 생략하고 바로 정상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성벽에서 올려다본 정상.
예전에는 거의 50m에 가까운 로프를 타고 꽤 심한 경사를 오르던 곳이었는데 계단이 놓여져 쉽게 올라갈 수가 있다.
정상을 오르면서 바라본 북봉.
남봉.
대봉산과 백운산.
남봉 뒤로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는 웅석봉도...
정상에 올랐다.
황석산(1,192m)은 함양군에서 북동쪽으로 15km 떨어져 있으며, 월봉산(1,279m), 기백산(1,331m), 괘관산(1,252m) 등과 더불어 영남·호남 지방을 가르는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한다. 이곳에서 남강(南江)의 상류인 남계천의 일부가 발원한다. 바위산으로서, 기백산을 북쪽으로 마주보고 있으며 덕유산에서도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정상 일대는 2개의 커다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봉은 북봉보다 더 뾰족하여 피라미드 형태를 이룬다.
북봉 뒤로 거망산, 그리고 멀리 남덕유산과 삿갓봉, 덕유산, 우측으로 기백산, 금원산 등이 뚜렷하다.
대봉산, 백운산.
웅석봉과 천왕봉으로 부터 우측으로 이어지는 지리능선. 반야봉도 보이고...
정상에서 내려와 거망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산성을 따라 잠시 진행하면 거북바위가 나타나고...
지나온 황석산 정상.
거북바위.
거북바위 위에 올라서 보았다.
반대 방향에서 본 모습.
북봉 입구에 도착하여 바로 넘어 가려 했으나 친구가 겁을 먹고 위험하니 돌아가자고 해서 우회하기로 했다. 지난 번에도 못 올랐었는데 이번에도 못 오르게 되었으니 언제 가 볼 수 있을까.
아마도 기회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우회길도 오르락 내리락...
우회하는 가운데 북봉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사실 북봉을 직접 오르내리는 것은 급경사의 암릉이 대부분이라 상당히 위험하다. 걸려있는 로프도 낡은 데다 그나마 도중에 끊어진 곳도 있어 출입을 못하도록 막아 놓았기도 하고...
짚신나물.
참취.
오늘도 친구가 많이 힘들어 한다. 앞서서 끌어가지만 뒤따라 오는 모습이 꽤 힘든 것 같다.
불당골갈림길에 도착했다. 오늘은 거망산까지 가지 않고 여기서 불당골로 하산한다.
한낮이 되니 기온은 어느새 35도를 훌쩍 넘어서고, 땀으로 목욕을 하는 가운데 옷 역시 흠뻑 젖어 물이 떨어질 정도...
하산길 초입부터 심한 경사가 이어지고 산죽길도 지나간다.
기암도 곳곳에 보이고.
산죽은 꽃을 피우고 나면 이렇게 생을 마친다고 하네.
너무 더워 계곡에서 잠시 세수를 하고...
물봉선.
청량사.
날머리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기백산 방향.
정자벌입구에 있는 계곡 다리 밑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마치고,
다리를 건너며 산행을 끝낸다.
도상거리 10.4km, 6시간 소요.
오늘도 땀에 흠뻑 젖은 산행이 되었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이상기후의 영향을 아주 톡톡히 실감하게 해 주는 것 같다.
8월 말인데 아직도 35도를 훌쩍 넘어서는 것을 보면 언제 더위가 물러갈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으니...
지척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추어탕과 더불어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하산주를 겸하니 정말 즐겁지 아니한가!
첫댓글 산행 일기는 늘 잘 보고있네만, 산대장님의 건강을 항상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