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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 성분을 이온결합*으로 연결하여, 토양의 자연조건에서 분해가 잘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하였다.
* 이온결합 : 화학 결합의 한 형태로, 하전 된 이온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에 기반을 둔 결합
** 생분해성 고분자 : 토양·해수·하천 등 자연 조건에서 또는 생체 내에서 화학적·생물학적 분해 과정을 통해 일정 기간 내에
이산화탄소·물·무기염류 등 천연 부산물로 완전 전환이 가능한 고분자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이분열 교수, 이평천 교수(아주대학교, 제1저자 이현주, 조우연 석ㆍ박사통합과정) 연구팀이
인산(H3PO4)을 촉매로 하여, 기존보다 생분해도가 높은 신규 생분해성 고분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됨에 따라, 국내ㆍ외적으로 많은 연구소와 기업들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개발 및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60℃)에서만 생분해가 되고
토양의 자연조건에서는 생분해 속도가 매우 느려, 실질적으로 자연 토양에서는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간주한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분자 제조과정에서 분자량이 큰 고분자를 합성해야 하는데, 기존 방법으로는 분자량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생분해 속도가 느려지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를 대체하기 위해, 일반적인 자연
환경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인산을 촉매로 사용하여 생분해성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면 고분자 생성 시 인산이 고분자 사슬*에 편입되는 현상을
관찰하였고, 이후 금속염을 투입하여 생성된 고분자 사슬을 이온결합으로 연결해 주면, 생분해성이 약 9배 가량 향상된
고분자를 얻을 수 있었다.
* 고분자 사슬 : 고분자 제조 원료 물질 단량체가 수백 개 내지 수만 개 공유결합에 의하여 연결되어 형성된 사슬 모양의
거대분자
나아가 물성 측면에서도,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고분자와 기존 고분자 모두 인장강도 측정* 기기의 연신율 한계점에서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었으며, 기계적 특성이 유사하였다.
* 인장강도 측정 : 재료를 당겨봄으로써 그 재료가 얼마나 강하며 얼마나 잘 늘어나는지 알아보는 시험
이분열 교수는 “이온결합에 사용된 인산기 금속염이 비료 성분으로 토양에 방출되었을 때 작물의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전하며, “이를 활용하여 기존 농업용 멀칭필름*과 코팅 비료를 대체하여 환경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덧붙였다.
* 멀칭필름 : 농작물을 재배할 때 경지 토양의 표면을 덮어주는 비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ㆍ의료기술개발사업 등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8월 8일 온라인 게재되었으며, 보충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주요 내용 설명
<작성 : 아주대학교 이분열 교수, 이평천 교수>
논문명
Rapid Biodegradable Ionic Aggregates of Polyesters Constructed with Fertilizer Ingredients
저널명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키워드
Biodegradable polyester, Ionic aggregate, Fertilizer ingredient, Biodegradability
DOI
10.1021/jacs.2c05258
저 자
이분열 교수(교신저자/아주대학교), 이평천 교수(교신저자/아주대학교), 이현주 박사과정생(제1저자/아주대학교), 조우연 박사과정생(공동
제1저자/아주대학교), 이홍철 석사(공동 저자/아주대학교), 서영현 박사과정생(공동 저자/아주대학교), 백준원 박사(공동 저자/아주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됨에 따라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소와 기업들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개발 및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일반적으로 PLA와 PBAT가 시중에서 대표적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PLA는 일반적인 자연환경인 상온에서의 표층 토양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섭씨 60도 이상의 퇴비에서만 생분해된다. PBAT는 PLA보다 조금 더 나은 생분해성을 보이나, 이 또한 생분해를 위해선 특수한 품질(등급)이 요구된다. 따라서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PLA와 PBAT는 실질적으로 자연 토양에서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간주한다. 또한 상업화를 위해서 분자량이 큰 고분자가 필요한데, 기존 방법으로 생분해성 고분자를 제조하면 분자량이 커질수록 분해 속도가 더욱 느려지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 일반적인 자연조건에서도 생분해성이 뛰어난 고분자의 연구 개발이 진행되었으나, 해당 고분자들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 대비 물성이 좋지 않아 적용 가능성에 한계가 명확하고 생산 단가가 비교적 높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 따라서 개발한 생분해성 고분자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를 대체하기 위해선 기존과 유사한 물성을 지니면서도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비교적 빠르게 분해되어야 하고, 생산 단가가 기존 플라스틱 대비 높지 않아야 한다.
2. 연구내용
○ 기존 PBAT 합성 방법은 통상적으로 Ti(OBu)4 촉매를 사용하여 에스터 교환 반응을 진행한다. 통상적으로 에스터 교환 반응을 통하여서는 분자량이 최대 5만까지만 커져서 다이아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을 추가하여 고분자끼리 연결해 주어 분자량을 10만 이상까지 키워 상업화해왔다. 하지만 분자량이 커질수록 생분해 속도는 더 느려지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 본 연구팀은 기존 PBAT와 물성이 유사하고 생분해도가 뛰어난 신규 PBAT(비료 성분을 포함한 폴리에스터의 이온 응집체) 개발에 성공하였다.
○ 본 연구팀은 Ti(OBu)4 촉매 대신 인산을 사용하여 에스터 교환 반응을 진행했고, 고분자가 생성됨을 점도와 GPC로 확인
하였다. 이때 인산은 촉매이자 고분자에 incorporation 되는 역할로, 사슬의 말단이 포스페이트기로 연결됨을 NMR로 확인
하였다.
○ 생성된 고분자에 Zn(2-ethylhexanoate)2를 처리해주면, 사슬 말단의 포스페이트기와 Zn(2-ethylhexanoate)2가 빠르게
반응한다. 2-Ethylhexanoic acid를 제거해주며 반응을 이끌어가고, 포스페이트기와 금속이온 간 이온결합이 생성되어 사슬과 사슬이 연결되며 기존 PBAT에서 다이아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이 했던 chain extender 역할을 대체할 수 있었다. 기존 PBAT는 공유결합으로 사슬이 연결되어 분자량이 커질수록 생분해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지만, 신규 PBAT는 이온결합으로 사슬이
연결되어 기존 PBAT보다 생분해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일반 토양에서 200일 동안 생분해성을 확인한 결과, 이온결합으로 이루어진 신규 PBAT는 기존 PBAT 대비 약 9.2 배 빠른 분해 속도를 보였다.
○ 물성 측면에서는 신규 PBAT와 기존 PBAT 두 고분자 모두 인장강도 측정 기기의 연신율 한계점 (760%)에서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었으며, 기계적 특성이 유사하였다. 또한 회전형 레오미터 기기를 사용해 160도에서의 레오로지 특성을 비교해본 결과, 신규 PBAT가 기존 PBAT 대비 약 2배 이상 높은 용융 점도를 가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신규 PBAT는 기존 PBAT 대비 유사하거나 높은 물성을 보이면서 생분해도 또한 뛰어나 생분해성 고분자 시장의 파급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온결합에 사용된 인산의 포스페이트기와 금속은 비료 성분(P, K, Ca, Mg, Fe, Mo, Mn, Cu, Zn, Ni)이다. 비료 성분을
포함한 PBAT가 생분해되면서 천천히 비료 성분을 토양으로 방출하여, 작물의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기존 농업용 멀칭 필름과 코팅 비료를 대체하여, 환경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림1) 생분해성 폴리에스터의 기존 합성 방법(왼쪽)과 본 연구팀에서 제시한 신규 방법(오른쪽)
- 왼쪽은 PBAT의 기존 합성 방법의 모식도이다. Ti(OR)4 촉매로 에스터 교환 반응 후, 다이아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을 첨가하여 사슬을
공유결합으로 연결하여 합성한다.
- 오른쪽은 본 연구에서 제안한 합성 방법의 모식도이다. 인산으로 에스터 교환 반응을 진행한 후, 금속염을 첨가하여 사슬을 이온결합으로
연결하여 합성한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아주대학교 이분열 교수
(그림2) 자연 토양에서 시간에 따른 신규 PBAT와 기존 PBAT의 누적 CO2 발생량 비교 그래프
pH=6.8±0.2, 50-55%의 함수량을 가진 자연 토양을 이용해 25℃, 암실 조건의 항온기에서 150-mL/min의 유속으로 공기를 공급하여 신규,
기존 PBAT의 생분해성을 확인하였다. 생분해 약 200일 후, 누적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통해 계산한 생분해도를 비교하였을 때 기존 PBAT 대비
신규 PBAT가 약 9.2배 더 높았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아주대학교 이평천 교수
(그림3) 금속이온에 따른 신규 PBAT와 기존 PBAT의 물성 비교 그래프
비료성분 금속이온을 포함하고 있는 신규 PBAT와 기존 PBAT의 물성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인장강도 비교 그래프로, 기존 PBAT와 유사한
강도를 가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아주대학교 이분열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아주대학교 이분열 교수, 이평천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최근 PLA 및 PBAT와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PLA와
PBAT는 실질적으로 자연 토양에서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촉매 개발을 통해, 자연 토양에서도
생분해되는 고분자를 합성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었으나, 해당 고분자들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 대비 물성이 좋지
않아 적용 가능성에 한계가 명확하고 생산 단가가 비교적 높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개발한 생분해성 고분자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를 대체하기 위해선 기존과 유사한 물성을 지니면서도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비교적 빠르게 분해되어야 하고, 생산 단가가 기존 플라스틱 대비 높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생분해성 고분자를 합성해보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기존 폴리에스터 축합 중합은 에스터 교환 반응에 통상적으로 Ti 촉매를 주로 사용하는데, Ti 촉매로 인해 황색 변이 및
고분자 보관 시 분자량 저하 등 여러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 초기 목표는 이러한 문제점이 없는 촉매를 개발하고자 했다. 연구 개발 도중, 촉매의 여부에 따른 중합 결과를 비교해보고자 Ti 촉매 없이 중합을 진행하였다.
축합 중합의 첫 번째 단계인 에스터화 반응의 속도를 높이고자 산촉매로 인산을 첨가하여 중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Ti 촉매 없이 인산만으로 에스터교환반응 또한 진행되어 고분자가 합성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생성된 고분자를 NMR 및
GPC 분석을 통해, 고분자 사슬 말단에 포스페이트기가 형성되었음을 확인하였고, 이 포스페이트기를 활용해 금속이온과
이온결합으로 고분자 사슬들을 연결해 주면 기존 물성이 구현되며 생분해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을 기대하였다.
또한 개발한 PBAT가 농업용 멀칭필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금속이온을 비료 성분들로 사용하여 고분자를 합성하였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 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1,4-부탄다이올과 숙신산으로 PBS를 합성하는 것은 비교적 수월했다. 하지만 PBS보다 PBAT가 상업적으로 많이 쓰이므로, PBAT 또한 인산과 이온결합으로 구현하는 것이 큰 과제였다. 다른 단량체들과 달리 테레프탈산은 용해도가 낮아 PBAT 합성의 구현이 어려웠다. 다이메틸테레프탈레이트는 테레프탈산보다 용해도가 비교적 높아 보통 다이메틸테레프탈레이트를 사용하지만, 부산물로 메탄올이 생성되는 등 공장에서 구현하기엔 장애 요소가 되는 부분들이 많아 테레프탈산으로 구현하고자 노력
했다. 여러 문헌을 찾아보며 실험실에서 구현 가능한 조건을 연구했다. 문헌에서 제시한 조건으로는 테레프탈산이 완전히
용해되지 않아, 시험적으로 1,4-부탄다이올을 매우 과량으로 사용하여 합성을 진행해보았고, 이 과정에서 테레프탈산이 용해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1,4-부탄다이올의 양을 줄여나가며 조건을 최적화시킴으로써 PBAT를 성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었다. 테레프탈산이 용해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PBAT 합성의 구현 가능성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PBAT에서는 Ti 촉매로 에스터교환반응 진행 후, 다이아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을 첨가하여 사슬을 공유결합으로 연결
한다. 이 연구에서는 인산을 에스터 교환 반응에 활용한 후, 금속염을 처리하여 포스페이트와 금속이온 간 이온결합으로
사슬을 연결한 점이 기존 연구와 다른 점이다. 공유결합으로 사슬이 연결되어 분자량을 키우면 결국 생분해 속도가 더 느려
지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이온결합으로 사슬이 연결된 PBAT는 기존 PBAT 대비 물성 저하 없이 약 9.2 배 빠른 생분해
속도를 보였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온결합에 사용된 인산의 포스페이트기와 금속이온은 비료 성분(P, K, Ca, Mg, Fe, Mo, Mn, Cu, Zn, Ni)이다. 비료 성분을
포함한 PBAT가 생분해되면서 천천히 비료 성분을 토양으로 방출하여, 작물의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기존 농업용 멀칭 필름과 코팅 비료를 대체하여 환경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실용화를 위해서 공장 규모로 구현이 가능해야 한다. 고성능 장비 도입 과정을 통해 현재 실험의 보완점을 파악해 추가 연구가 요구될 것으로 생각한다.
출처: [BRIC Bio통신원] 토양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개발 (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458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