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 업체 원티드랩이 오늘(11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공모주 일반 청약에 5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만큼 '따상(공모가의 두배로 시초가 형성된 후 상한가)'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티드랩은 이날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원티드랩의 공모가는 3만5000원이다. 원티드랩이 공모가의 두 배인 7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30%)까지 오르면 9만1000원이다.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1646억원에서 4279억원으로 뛰어오른다.
원티드랩은 지난달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503대 1를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를 희망 밴드(2만8000~3만5000원) 최상단으로 확정했다.
공모가는 2023년 당기순이익 기준 예상 EPS(주당순이익) 1502원, 연 할인율 20.0%를 적용했다. PER(주가수익비율) 23.3배로 동종업체 대비 큰 폭으로 할인된 수준이다. 사람인에이치알, 일본의 퍼솔홀딩스(PERSOL HOLDINGS), 비넥스트 유메신(BENEXT YUMESHIN), 잭 리크루먼트(JAC RECRUITMENT)의 올해 1분기 기준 최근 4개 분기 실적을 적용한 평균 PER은 30.4배다.
원티드랩은 지난 2~3일 진행한 일반청약 마감 결과 청약 경쟁률은 1731.23대1, 증거금 5조5291억680만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에 들어온 청약증거금(5조358억원)을 추월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원티드랩의 공모 금액은 크래프톤의 1%도 안 되는 256억원이다.
원티드랩은 2015년 4월 설립된 AI(인공지능) 기반 채용 플랫폼 개발사다. 지인 추천 기반의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를 운영한다. 원티드는 현재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 서비스 중이며 20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기업 고객은 페이스북, 이베이, 엔씨소프트, 카카오, 네이버, 비바리퍼블리카 등이다.
최근 AI 채용 플랫폼을 이용해 직무관련 교육, 경력개발 서비스인 커리어 플랫폼, 기업 고객용 HR 솔루션,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비스별 매출 비중은 채용 매칭 플랫폼 91.9%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매칭 플랫폼(5.2%) 커리어 플랫폼(4.4%) 기타(0.5%) 순이다. 프리랜서 플랫폼의 경우 지난해 출시 이후 월 37%씩 성장 중이다.
지난해말 기준 원티드랩의 매출액은 146억9600만원이며 당기순이익은 92억6700만원, 자본금은 23억5100만원이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가 지분 16.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황리건 개발총괄 이사, 김세훈 신사업총괄 이사 등 창업 멤버들이 20% 안팎의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원티드랩이 독보적인 AI 매칭 엔진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매칭 M/S(시장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원티드랩은 단순히 기업의 채용 사이트로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서 사이트에서 채용 과정 및 최종 결과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AI 매칭툴은 일반 지원 방법보다 4배 가량 서류합격률이 높으며 최종 합격률을 높이는 DB 구축을 통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만들면서 SW 개발자와 디자이너 중심 커뮤니티에서 선호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합격자 수와 매칭 수수료의 상승으로 인해 2017년부터 연평균 125%의 높은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수시채용 비중이 커지고 있고 직장인의 이직횟수가 증가하고 있어 AI 채용 플랫폼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며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궤도에 오른 채용 사업을 기반으로 긱스, 커리어, HR솔루션 강화 및 3년 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며 "신사업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변동비를 넘어서는 공헌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판단하며 영업레버리지를 통한 가파른 수익성 성장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