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는 24일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진도 팽목항에서 ‘2016년 성탄 성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사회사목국과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가 24일 저녁 7시30분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천주교 임시 성당에서 봉헌한 ‘성탄 성야 미사’에는 교구 사제 8명과 수도자, 신자 등 모두 100여명이 참례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자축하고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회장인 최기원 신부는 ‘말씀 나눔’ 형식의 강론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 모두에게 아기 예수님으로 오신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씨앗으로 우리 모두를 감싸 안아주신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며 “그리고 그 씨앗을 키워내는 것은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최 신부는 이어, “팽목항에서 성탄 성야미사를 봉헌하면서 우리는 하느님의 손길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 비록 작고 낮은 모습으로 오시지만 그것은 바로 이 세상 모두를 감싸 안은 하느님의 섭리였음을 고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결코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이, 우리는 이 미사를 통해 ‘진리의 사람’이 되고, ‘빛의 사람’이 되고, ‘소금의 사람’이 되길 다시한번 다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최 신부는 특히, “거짓이 참을 이길 수 없고, 빛을 이길 수도 없지만 그 참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그 빛을 더욱 밝히기 위해서는 그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결코 덤으로 우리에게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 자리에서 보다 더 큰, 그리고 굴종되지 않은 희망을 확인하고 세월호가 정말 드높이 들어 올려 질 때까지 함께하자”고 당부했습니다.
광주대교구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직후,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될 때까지 가족들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팽목항에 임시 성당을 마련하고 지금까지 미수습자 가족들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날 미사에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함께하며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될 때까지 국민과 언론이 끝까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서울에서 팽목항에 처음 왔다는 한 신자는 “팽목항에 오기로 결심한 뒤 상당히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생각했다”며 “팽목항에 와서 눈물을 많이 흘렸고, 과연 하느님이 어디에 계신지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고 말해 참례자들을 숙연케 했습니다.
미사중에는 광주대교구 사회사목국과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직원들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가 열려 오랜 슬픔에 잠겨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마음으로부터 위로했습니다.
한편 미사를 마친 뒤 참례자들은 팽목항에 마련된 ‘세월호 팽목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습니다.
지난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내년 1월9일이면 천일을 맞게 되며, 아직까지 배 안에는 조은화양과 허다윤양, 남현철군, 박영인군, 고창석님, 양승진님, 권재근님 그리고 아들 혁규군, 이영숙님 등 9명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