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을 생각하며
윤민희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비몽사몽인 상태로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초등교육에 몸담은 40년의 아침을 나는 그렇게 시작했다.
함박꽃 같은 웃음 속에서 행복했고, 손에 닿을 수 없는 울음소리에 가슴 아프던 날들도 많았다.
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이면 해가 지는 것처럼 모든 일상을 자연적인 현상처럼 받아들였다.
삐거덕거리는 날도 있었지만 그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내 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길을 멈추거나 다른 길로 바꾸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다.
모든 것이 정해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융화되면서 흘러갔다.
그렇게 앞만 보고 걸어온 길이 종착점에 이르렀다.
이런 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발밑에 그어진 선을 보니 긴 세월 큰 사고없이 무난히 건너온 지난날들이 아찔하게 느껴진다.
가만히 돌아보니 제자들, 동료 교사들, 가족, 언니들, 새소리, 나무들 그리고 하늘의 구름을 포함하여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정년퇴임이라는 완주를 돕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처음부터 걸어 온 모든 길목에 감사함이 쌓인다.
감사한 마음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이제는 익숙한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힘들고 지친 날에는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그 길에서 하차하려니 시원함보다 허전하고 두려움이 앞선다.
새 장 속에 있는 새가 문을 열어주어도 나가지 못하고 망설였다고 하는데, 지금 내가 새의 심정으로 문밖을 기웃거리고 있다.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길을 상상하면서 곰곰이 엿보고 있지만 여전히 낯설다.
누군가는 자유의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다니라고 하고, 누군가는 아직은 교문을 벗어나지 말라고 한다.
이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인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보자.
지금까지는 상상도 못 했던 평일에 늦잠을 자고,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고, 백화점을 둘러보고 무엇보다 날씨 좋은 계절에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평소에 하고 싶어도 시간이 부족하고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못 했던 것들을 꼽아본다.
가다 보면 시행착오도 겪겠지만 막힌 길이면 돌아가고, 잘못된 길이면 다시 시작하면서 천천히 가다 보면 새로운 친구도 만날 것이고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도 있으리라.
아직 실행하지 못해서 길게 나열된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짚어 본다.
새로운 길에 대한 설레임과 긴장감이 즐겁고 신나는 웃음을 찾아 밑그림을 그린다.
나의 인생 제2막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첫댓글 일상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보람으로 남겨진 일들을 축하드립니다.
인생의 2막은 짜투리가 아니라
본막입니다.
건강에 잘 관리 하시며
하고자 하시길 바랍니다.
건강을 제일 먼저 챙기면서
인생 2막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문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새싹들과 함께 해
행복한 날이 더 많았을거에요
건강하게 완주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실지
큰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시간~~아마도 놀고, 놀고
그래도 잘 놀겠습니다.
우리 함께 잘 놀아요.
진정, 자유인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생각보다 많이 긴장이 됩니다.
먼저 하신 퇴직 생활 잘 하시는 것 같은데
저에게 귀띔도 해 주시고 그러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