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
(Le Rouge et Le Noir 1954년)
스탕달 원작의 프랑스 고전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적과 흑
(Le Rouge et Le Noir)
1954년 프랑스 영화
원작: 스탕달
감독: 클로드 오탱 라라
출연: 제라르 필립, 다니엘 다류,
안토넬라 루알디, 장 마르티넬리,
장 머큐르, 앙드레 브루노
'적과 흑'은
스탕달의 장편소설로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신분상승을 꿈꾸는 평민의 아들
줄리앙 소렐이
부유한 귀부인,
그리고 자신이 모시는
귀족의 딸과 사랑에 빠지면서
신분상승을 시도하지만
결국 비정할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쓰이는
이야기 소재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최인호의 소설 '불새'같은
이야기가 유사한 부류입니다.
남녀의 역할을 뒤바꾼
'사의 찬미'나
윤정희, 신성일 주연의
'강명화'같은 작품도
그런 유형인데
두 편의 작품이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외국의 예로는
대표적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대표작인
'젊은이의 양지'같은 것이
유사한 이야기입니다.
스탕달의 적과 흑이
19세기 초엽에 쓰여진 것이므로
이런 신분의 차이에 의한 좌절하는
사랑 이야기의 원조랄 수 있겠습니다.
가난한 평민의 아들 줄리앙 소렐,
그는 잘 생기고 똑똑한 청년으로
그런 출신으로는
운좋게 좋은 교육을 받아서
귀족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집의 여주인인 레날부인을
처음에는 귀족에 대한 복수심처럼
유혹하지만 점차 깊은 사랑에
빠져듭니다.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줄리앙은 그곳을 떠나
신학교에 들어가는데
사제가 될 수도 있었던 그는
라몰 후작이라는
귀족의 비서로 일하게 됩니다.
라몰 후작의 딸인 마틸드는
줄리앙에게 반하여
그에게 접근하고
두 사람은 깊은 관계가 됩니다.
거침없고 당당한 성격의 마틸드는
줄리앙과의 관계를
아버지에게 떳떳이 선포하고
두 사람은 부부가 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레날부인의 편지에 의해서
줄리앙의 과거가 알려지는데...
줄리앙의 레날부인에 대한
첫 유혹이 나오는 장면
남편이 있는 앞에서
과감히 손을 잡고 레날 부인은
그 손을 뿌리치지 않는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연상의 귀부인
레날 부인과 사랑에
빠지는 가정교사 줄리앙
이 영화의 주제는
오프닝에 바로 나옵니다.
사형선고를 앞둔 줄리앙이
최후변론에서
뱉어내는 이야기가
바로 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내가 살인미수죄를 저지른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당신들이 나를 처벌하려는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라
천박한 가문에서 태어난 내가
감히 당신들의 세계에
기어오르려고 했다는 점 때문이다.
나에 대한 사형선고는
나처럼 태어나서 공부해서
출세해 보려는 모든 젊은이에 대한
처벌인 셈이다"
줄리앙의 두 여자,
한 사람은 연상의 나이의
아이 둘을 키우는 귀부인,
또 한 사람은 귀족의 어린 딸.
어떻게 보면 처음의 사랑은
불륜적 관계이고,
나중의 사랑은 젊은 남녀의
진실한 사랑일 수 있지만
이야기의 설정은
줄리앙과 레날 부인의 사랑을
죽음을 불사하는 진정한
사랑으로 완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줄리앙에 대한 설정은
신분상승을 위해서 무조건 기회를
노리는 속물로 그린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사리분별을 하는
청년으로 보여주고 있고,
이런 유형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육체적 탐닉과
출세를 위하여
여자를 이용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진실한 사랑도
담겨 있는 인물입니다.
계급사회가 투철한 유럽에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해 보려는
청년의 야망적인 비운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줄리앙과 레날부인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줄리앙은
신학교로 도피하려고 하고
레날 부인은 이별의 눈물을 흘린다.
주교 앞에서 무릎을 꿇는 왕의 모습을 보고
사제의 직분의 가치에 대해서 감탄하는 줄리앙
줄리앙은 주교의 추천으로
후작의 집에서 일하게 되는데
그 집의 딸 마틸드는
줄리앙에게 호감을 느낀다.
3시간 여에 달하는 긴 영화는
전반부는 줄리앙과
레날부인의 이야기,
중반부는 줄리앙이
신학교에서 적응하면서
주교의 인정을 받고
귀족의 집에 비서로
들어가는 이야기,
후반부는 줄리앙과
마틸드간에 벌어지는
애정행각으로 나누어져서
진행되며 세분화된
여러 파트가 이어질 때마다
스탕달의 글이 소개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영화속에서
파트가 새로 시작할 때
넘겨지는 책의 장면은
실제 스탕달의 책일 것입니다.
37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알랑 들롱'이전의
먼저 등장한 프랑스의 미남 배우인
제라르 필립이
신분상승의 욕망과
사랑을 실현하려는
청년 줄리앙 소렐역을
어울리게 소화하고 있고,
레날 부인역으로는
30~40년대 왕성한 활동을 한
프랑스의 여배우로
우리나라에는 다섯손가락,
마담 드, 윤무, 알렉산더 대왕 등으로
알려진 다니엘 다류가 연기합니다.
113분으로 편집한
버전이 주로 배급되었는데
국내에 출시된 것은
184분짜리 확장버전입니다.
축소버전에서는
어느 부분을 드러냈는지
궁금합니다.
제목에서의 '적과 흑' 이라는 색깔.
군복의 붉은 색과
가장 권위적 신분인 '사제'의 검은색이
묘하게 대비되는 느낌입니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군인'으로서 출세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리면서
결국 넘을 수 없는 귀족에의 벽을
보여줍니다.
군인과 사제,
출생신분과 관계없이
노력하여 인정받을 수 있었던
당시의 두 직업이었습니다.
유명문학 작품을 영화화한
장편 대작으로
18세기 프랑스를 무대로 한
통속적 러브스토리로
다른 대륙의 이야기임에도
그다지 낯설지 않은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고전입니다.
줄리앙을 유혹하는 마틸드
결국 마틸드의 침실에 잠입하여
사랑을 나누는 줄리앙
이런식으로 자막처리되는 DVD.
일본에서 방영된 버전을
그대로 카피하여 출시한 DVD입니다.
P.S. 1:
극중 줄리앙이
자신처럼 젊은 주교앞에
왕이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사제직에 대한 동경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의 가톨릭 사제의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P.S. 2:
문근영의 흥행 실패작인
'사랑따윈 필요없어'에서
호스트로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김주혁의 예명이 '줄리앙'인데
그 영화 역시도
신분상승을 꿈꾸는 남자가
부유한 여자에게 접근하는
내용이라서 유사성이 있습니다.
뭐 거기서 줄리앙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은 우연일까요?
이 소설에서 따온 것일까요?
P.S. 3:
아까운 나이로 요절한
제라르 필립은
몽고메리 클리프트나
제임스 딘처럼 언제나
'청년'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배우입니다.
그가 좀 더 오래 살아서
알랑 들롱과
장 폴 벨몽도 시대에서
연기를 했다면
프랑스 영화계에 좀 더 많은
기여를 했을 것 같은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P.S. 4:
또 한 번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우리나라 '정품 DVD'에 대한 문제.
국내에 출시된 DVD는
일본 자막이 그대로 입혀진 채로 나온
'일본 방영본 카피물'입니다.
화면 아래에
일본 자막이 크게 입혀져 있으니
우리나라 자막은 화면 위에 띄우는
희안한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즉 영화에서 위는 우리나라 자막,
아래는 일본어 자막이
함께 뜹니다.
보기가 깨 불편하죠.
이런 방식은 '녹색광선'이라는
DVD에서도 똑같이 사용됩니다.
일종의 '도둑카피 출시'라고 할 수 있죠.
그럼에도 DVD 케이스 뒷면 하단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본 제품은 W.T.O 협적에 의하여
국제법, 제작국가법, 국내법,
저작권법에 적법한
기준에 준하여 보호를 받은
합법적인 제 2 창작물로
등록된 작품입니다.'
물론 50년이 더 지난 영화라서
저작권법과는 무관하겠지만
일본에서 방영한 것을
그대로 카피해서 출시한 것이
뻔히 보이는데
무슨 그런 거창한 국제법 운운하는
글귀가 있는지...
물론 그렇게라도 출시가 되어서
이런 프랑스 고전을 보여주는
것에 감지덕지해야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출시가 안 되는 것보다야 낫죠.
이런 버전이다 보니
화질도 DVD화질이 아니라
비디오 화질로 그다지 좋지는 않은
편입니다.
옮겨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