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잘레마 [Grazalema] -스페인 [Spain]
시에라 데 그라잘레마는 안달루시아의 남서쪽 끝단에 있는 곳이며 스페인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 속한다. 그 결과 수많은 석회암 봉우리와 노두(露頭)는 다양한 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곳이 없었다면 그들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황무지에서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 지역에는 척추동물 220종, 나비 75종과 관다발 식물 1,400종이 살고 있다. 이 중에는 그라잘레마의 고유종도 있는데 적갈색 양귀비인 스페인양귀비가 유명하다. 1977년 당시 스페인 최초의 생물권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그라잘레마 국립공원은 스페인전나무(엘핀사파르)의 서식지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나무 숲은 시에라 델 피나르 산맥의 습한 북사면에 420헥타르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데 스페인의 전체 전나무 숲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 독특한 침엽수는 마지막 빙하기부터 서식하기 시작했는데, 전진하는 빙상에 의해 남쪽으로 밀려났다가 빙하가 후퇴하면서 그대로 고립되고 말았다. 이 나무 중에는 줄기의 지름이 1미터에 달하며 수령이 500년이 넘는 것도 있다. 그라잘레마는 아름다운 회색 석회암 절벽과 마른 협곡, 동굴과 계곡으로 유명한데 그중 압권은 400미터 높이의 가파른 바위 절벽인 라베르데이다. 이 지역은 그리폰독수리가 300쌍 이상 서식하는데 이 정도면 유럽은 아니지만 스페인에서는 가장 대규모 군서지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