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속삭이기는 경상도 말씨가 ... | g1
작성자 : 김영순 (손님) (2001-06-17 오후 12:49 조회수 : 1)
일반적인 우리의 생각으론 경상도 말씨가 우직하고 시끄러운 걸로 알고있는데 내가 어른 되어 부산 땅에 가보니 의외로 말씨가 무척 차분해 보였다 지하철을 탔을 때 핸드폰받는데 소곤소곤 얼마나 조용하게 들리던지 서울의 지옥철안에서 서로의 자기 전화받겟다고 소리지르는 것과는 상반되는 광경이었다 어떤 모임에 참석했을때도 그곳은 거의 남자 분들이 모인 곳이었지만 모든 분들의 말씨가 부드러웠다 시끄러운 사투리를 꼽으라면 당연 경상도이거늘 비디오나 영화에서 늘상 보아온 그런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난 경상도 억양으로 표준말을 쓰는 그 어감이 너무 좋다 제비꽃이나 하늘 하이디 가을지기가 그러했다 왈츠의 약간 터프한 말씨는 사진 속의 부드러운 미소와 좀 다른 분위기이지만 정말 왈츠의 허리는 부러질 것 같았다 하늘 이와 왈츠의 허리둘레를 재어보던가 아님 오라버님이 한번 안아서 들어보시더라도 누가 더 무게가 나갈지 가늠이 어려울 것 같다 난 이렇게 상냥한 말씨의 여인네들만 만난 게 아니다 내가 그리도 그리워하던 태종대를 안내해주신 남자 분이 있었는데 그분 말씨 역시 상냥함 자체였다 영도다리를 지나 멋진 길로 드라이브해야 한다며 길 찾기를 거퍼 하면서도 구수한 입담을 그치지 않았고 흰 거품 맴돌며 파도가 부서지는 태종대에선 뛰어내릴지도 모르는 태양을 보호해야만 하는 기사도정신도 각별했다 그분이 자기 아내와 나누는 대화도 얼마나 다정해 보였던지 아무튼 사랑을 속삭이는 말씨론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으뜸일거란 생각을 했다. 여고시절 태종대에 반하여 부산사람들이 너무 부러웠었다 헌데 왜 부산으로 시집갈 생각을 못혔었는지 난 참 바보여~~~~ 태종대에서 아스라히 내려다보이는 푸른 파도는 쉴새없이 부서지며 내 혼을 빼앗고 있었다 태종대 주변으로 펼쳐진 산책로도 장관이었다 도로변에서 거슬러 내려가 바닷가로 이어지는 그런 아름다운 경관에서 산책을 할 수 있는 부산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빼어난 자연경관에서 살기에 여유로 움도 넘치고 인정 또한 풍부하나 보다 오륙도 만해도 그렇다 우리말에 서너개 대여섯개 그런 말들은 어쩐지 인심이 좋게만 느껴지는데 오륙 도를 칭하여 오도라 하기는 육도에게 미안코 그래서 아에 인심 좋게 오륙 도라 이름 지은 게 아닐지.. 시끄럽고 복잡한 서울서 내려간 때문인지 네온에 싸여 흥청거리는 남포동 거리까지도 조용하고 점잖아만 보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갈치시장을 들리지 못하여 부산사람들의 조용한 모습만 마음에 담고 왔다. 젊은 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