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한국 네티즌본부'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만남이
'면담'으로
명명되는 것도 굴욕적이지만 이 정도면
'알현'이라고
해야 걸맞은 표현이었다.
언론 플레이용
'독대'
타령만 되풀이하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역시 언론 노출을
염두에 두고 위압적인
'훈시'
자세를 취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집권당 사령탑의 초라한 위상만 확인시켰다.
그럼에도
'3대
요구'의
본질적 해법인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정권과 국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여론의 간을 보는데 급급한
'간동훈'의
행태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을 방문,
10·16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용철 강화군수와 함께 당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0.22. 연합뉴스
한 대표는
22일
오후 3시쯤
강화군수 보궐선거 당선 감사 인사를 위해 인천 강화 풍물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제가
한 말씀 드리죠"라며
먼저 발언을 청했다.
이어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 당 이름을 참 좋아한다.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우리는
'국민의
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6시
15분쯤
윤 대통령과 '면담'을
맹탕으로 마치고 난 뒤
21시간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뜬금없이 당명을 끌어온 것도 어색하지만 미리 암기한 문장을
기계적으로 나열한 듯한 발언은 한 대표 화법이 대개 그렇듯 애매하게 변죽만 울리는 것이었다.
당연히 기자들이 면담 내용과 윤 대통령의 반응 등에 대해
소나기 질문을 던졌지만 한 대표는
"방금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또 다시 상투적인 방식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한 대표가
면담 당시 윤 대통령에게
▲'여사
라인'
등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사항 설명 및 해소 등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가 묵살당하고,
이날 오전 국회 토론회 참석 일정까지 갑자기 취소하자
정치권에선 한때
<한동훈
당대표 긴급기자회견 당대표직 사퇴>라는
내용의 소위 '지라시'가
급속히 돌기도 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그런 결기를 보일 리는 만무했다.
한 대표는 이날 강화 방문 일정을 태연하게 마친 뒤 사퇴가
아닌 '퇴근'을
했을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약
1시간
2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한 대표로부터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대통령실 내부 인맥을 쇄신해달라는 건의를 받자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22일
오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한 대표를
'두
번 죽이는'
백브리핑이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대외활동과 관련해
"이미
집사람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공식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여사 의혹 규명 협조 건의에 대해선
"이미
일부 의혹의 경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달라"며
"의혹들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혐의나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되는가.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한 대표에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장모 최은순 씨가
2021년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사실도 거론하며
"한
대표가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 있는가.
검찰총장 때도 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멀리하고 변호사를 써서
해결할 정도"라고
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통령 가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조속히 임명해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 관계에 대해서는
"대선
전에 명 씨가
(나를)
만나자마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으라는 조언을
했다"며
"이후
중간에 명 씨와 단절한 것도 사실이고,
집사람은 나와 달리 명 씨를 달래가는 노력을 기울였던 게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여당이 헌정 유린을 하는 특검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줘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3대
과제'를
비롯한 한 대표의 건의 사항들을 뭐 하나 제대로 수용하지 않고 사실상 모조리 퇴짜를 놓은 것이다.
그러자 한 대표는
"여론이
더 악화하면 우리 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특검법을 막기 힘들어진다"는
우려를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에서 특검법 통과를 끝까지 막아달라는 얘기다.
한술 더 떠
윤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는가.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며
"말도
안 되는 공격이 있으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공세엔 정치로 대응해줘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당정이
하나가 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오늘의 위기는 정치 상황의 위기로 당정 소통을 강화하자"고
당부했다.
한 대표가
여당을 이끌고
'용산
방탄'
역할에 좀 더 전투적으로 임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한 대표로서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다.
이 정도면 윤 대통령의 아집과 불통이 구제 불능 상태임을
뚜렷이 확인했겠지만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입만 바라보는 출입 기자들에게 뭔가 실질적 방안이 담긴 진전된 입장을 내놓기는커녕
'국민'
'민심'
운운하는 공허한 원론으로 도로 후퇴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에게
'개전의
정'이
조금도 없는 만큼 남은 길은 특검뿐이다.
부질없는 미련을 둘 다른 여지가 없다.
한 대표가 결단하고
'친한계'
의원이
8명만
동참하면 각종 의혹의 진상 규명을 통해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을 바로잡을 수 있다.
안 그래도 상당수 친한계 의원들은 이번에 대통령실이 여당
대표에게 의전상으로도 홀대하고 여러 가지로 망신을 줬다며
'이러다
홧김에 민주당 특검법안에 찬성 투표를 할지 모른다"고
부글거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4.10.22. 연합뉴스
그러나 한
대표는 특검법 통과에 힘을 보탤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특검법안은
민주당 마음대로 전횡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특검 도입시
'고발
사주'
사건을 비롯해 한 대표 본인도 엮일 사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미
'한동훈
특검법'도
발의돼 있다.
자칫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공멸할 수 있는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특검에 찬성할 경우 당내 친윤계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고
본인이 먼저 나락에 떨어질 수도 있다.
이날 저녁
친한계 의원
20여
명과 '번개
만찬'을
가졌지만 여기서도 특검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정면 대결하는 대신 적당히
반발하는 시늉만 하면서 민심에 호응하는 척
'립서비스'만
하는 기회주의적 처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요구'
자체가 특검을 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해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단죄를 원하는 다수 여론과는 거리가 멀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얼마 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대표의 속성을 간파한 듯한 충고이자 호소다.
"한동훈
대표가 재수 좋게 명태균 씨를 안 만난 것을 기회 삼아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 또한 궁색한 용기 부족입니다.
한 대표 자신이 도이치 수사를 뭉개 온 공범이니,
갑자기 목에 힘준다고 검사가 천사가 되겠습니까?
김 여사의 처신 자제를 논하고 측근의 입으로 검찰의 김 여사
기소까지 띄우지만,
결국 채 해병
3자
특검 때처럼 간보듯 변죽만 울리다 뒤집을 것이 뻔합니다.
이번에도 그러면
'간동훈'이
될 것입니다.
용산 독대에서
(전두환이
노태우에게 해줬듯)
6‧29선언처럼
만들어 달라고 절이라고 하며 지휘봉을 이어받고 싶겠지만,
야성과 돌파력이 없으니 윤 대통령 부부가 한 대표를 깔보는
내심이 바뀌겠습니까?
궁지에 몰린 권력을 이용해 적당히 명분만 챙기려는 정치는
명태균보다 치사하고 구질구질한 브로커 정치입니다.
한 대표의 찐용기와 행동을 기대합니다.
정치 브로커처럼 구질구질하게 엉터리 검찰에 보내 윤한 합동
물타기 작정하려 하지 말고,
특검으로 함께 돌파합시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