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736 --- 텃밭과 뜨락에서 오는 그리움의 향기
텃밭은 집의 울타리 안에 있거나 집 가까이 있는 밭이고, 뜨락은 한 걸음 더 가까운 뜰로서 집안에 있는 평평한 빈터로 주로 화초나 나무 등을 가꾸는 곳을 말한다. 요즘 같은 아파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단독주택이나 농촌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농촌에서 살아본 사람은 특히 유년의 삶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어 언제든 정겹고 무한한 그리움의 대상이면서 아름다운 향기가 묻어날 수밖에 없지 싶다. 먹을 것 입을 것이 없어도 여러 형제자매가 복작거리면서 서로 아끼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마음이 남달라 가족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구김살이 없는 순수가 담긴 웃음만은 소담스러웠다. 비록 허름한 초가집이라도 삶의 터전에 중심지로 손색이 없었다. 뒤란으로 돌아가면 장독대가 있고 감나무 한 그루쯤 서 있으며 울 밑에 봉숭아꽃 따서 손톱에 물을 들이고 지붕에는 보름달 같은 큼직한 박이 나뒹굴며 담장에 호박이 무더운 여름 햇살을 빨아먹고 누렇게 익어가며 팍 퍼진 엉덩이며 우물가 앵두나무도 놓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좀 넉넉하면 사랑채가 있고 헛간도 있고 외양간에 사랑을 듬뿍 받는 소가 큰 눈을 끔뻑거렸고 이따금 돼지가 목쉰 괴성을 내지르며 먹이를 재촉하고 심심한 멍멍이는 닭을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기도 하였다. 제비가 처마에 집 짓고 먹이를 물고 들락거렸다 텃밭에는 상추 쑥갓 아욱은 물론 강낭콩이 여물고 옥수수가 익어가며 오이며 가지가 주렁주렁 달렸다. 매미가 여름 한낮을 독차지하고 울어댔다. 마을 어귀에 느티나무는 수문장 겸 마을의 수호신으로 무더위에 사람을 불러모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집안이나 동네뿐만 아니라 면내의 대소사를 빠뜨리지 않고 생일이며 제삿날까지 챙겼다. 그런 향수 같은 마음이 텃밭이나 뜨락이라는 말에서 자연스럽게 붙어 다녔다. 한마디로 고향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말로 귀가 번뜩였다. 덧붙여 칼국수, 보리밥, 막걸리, 고구마, 감자, 무 배추, 호박, 상추 같은 말도 귀에 익어 다정다감하면서 그리움이 되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