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진의 On the Road - 가거도 ②가거도초등학교
가거도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전망이 있다. 대리마을에선 대리항과 회룡산을 비롯한 자연 방파제를 보고 항리마을에선 섬등반도와 독실산을 본다. 여행자들은 이 풍경 때문에 가거도에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치 좋은 곳으로 올라가 보자. ◆가거도초등학교와 중학교 대리마을 골목을 걷다 보면 커다란 화살표를 만난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 큰 글씨, ‘초등학교’라는 ‘궁서체’ 표기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1982년 이후 전국에서 폐교된 초등학교가 3600여 곳인데 여전히 건재한 가거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마을의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화살표를 따라 올라가면 마을 꼭대기에 가거도초등학교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가거도초등학교 신안흑산중학교가거도분교장’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한 공간을 쓰고, 유치원까지 있다. 1949년에 개교했으니 이곳 어른들은 모두가 동문이요 동창이다. 2리의 향리분교와 3리의 대풍분교는 98년, 95년에 각각 폐교해 이제 가거도의 유일한 학교로 남았다. 학교 운동장은 월드베스트급 풍광을 자랑한다. 아침에는 은빛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바람 불 때 흰 물결을 만드는 파도, 저녁에는 노을지는 석양, 배들의 출항 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대리마을 가장 위에 위치해 마을이 다 내려다보이는 건 물론이요 가거도항과 녹섬, 회룡산으로 이어지는 전망이 기가 막히다. 그러니까 바다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산이 회룡산이고 산봉우리가 선녀봉이다. 이곳은 서남해 용왕의 아들이 수도하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이를 본의 아니게 방해한 이가 선녀들이다. 용왕의 아들은 선녀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수도하는 것은 잊고 매일 놀러 다니기 바빴다. 이 사실을 안 용왕은 화가 치밀어 아들을 용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선녀들은 이를 불쌍히 여겨 눈물을 흘리다가 하늘로 올라갔다. 선녀봉에는 항상 물이 마르지 않는데 이를 선녀의 눈물이라 하고, 그들이 춤추고 놀던 곳을 가무작지(歌舞作地)라 한다. 학교 뒤편은 후박나무 숲이다. 가거도 전체에는 후박나무가 무성하다. 위장병과 천식에 좋고, 목재는 가구와 선박재로 사용되며, 수피를 염료로도 쓴다. 예전에는 이 후박나무 껍질을 약재로 팔아 전국 생산량의 70%를 공급하기도 했다. 상당한 수입을 올려주던 가거도 특산물이었지만 요즘에는 중국산 재료와의 가격경쟁에 밀려 내다 팔지는 않는다. 다만 아름다운 숲과 경치를 제공할 뿐이다. ◆소흑산도국민학교항리분교 항리마을에도 학교가 있었다. 소흑산도국민학교항리분교였지만 지금은 폐교됐다. 이곳 역시 전망이 훌륭하다. 가거도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섬등반도를 조망하는 위치다. 그리고 이곳은 캠퍼들의 비박장소로 활용되곤 했다. 얼마 전까지 있었던 학교 건물은 다소 흉물스럽기는 해도 비바람을 막기에 딱 좋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말끔히 철거돼 이승복 동상과 독서하는 소녀 동상만 남아 여기가 학교였음을 증명한다. 마치 오래된 절터에서 하나 남은 석탑을 보는 느낌이다. 곧 이 자리에 물고기박물관이 들어선다고 하니 이 동상도 존치를 장담하기 어렵다. 어쨌든 이곳이 놓치지 말아야 할 전망대임은 분명하다. ◆김부연하늘고원과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은 원래 채석장이었다. 이곳에서 1979년부터 30년간 돌을 채취했다. 인구 500명이 사는 섬에 무슨 돌이 그리 많이 필요했을까. 풍랑 때문이다. 2011년 8월 태풍 무이파가 왔을 때는 방파제의 테트라포드가 가거항 광장까지 날아와 떨어졌을 정도다. 하나의 무게가 64톤이라는데 그런 어마어마한 무게를 날린 바람이다. 때문에 인간의 방파제는 수없이 깨지고 부서지기를 반복해 왔고 가거항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이처럼 돌은 대부분 방파제와 가거도항에 쓰였다. 지금 김부연하늘공원은 채석장의 기능을 멈췄지만 전망 좋은 산책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원의 이름, 김부연이란 인물은 누구일까. 가거도 출신 순국 열사다. 그는 목포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서울 서라벌예고 재학중 4.19혁명에 동참했다가 19세에 순국했다. 국립 4.19민주묘지에 안장됐지만 그를 기리기 위해 이 공원에 이름을 남겼다. 가거도의 자랑스러운 인물로 출장소 앞에는 흉상이 있다. 이제 산책길에 올라본다. 김부연하늘공원은 가거도 등반코스 중 1코스의 시작점에 있다. 가거도항에서 오른쪽으로 공원 안내판이 있고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제일 먼저 장군봉이 눈에 들어온다. 장군봉은 아래쪽에 작은 굴이 하나 있어서 굴섬이라고도 부르는데, 가거도항의 대표 풍경 중 하나다. 길은 펜스가 설치되고 바닥이 정리돼 있어 험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은근한 경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언덕을 오르는 느낌은 있다. 지그재그로 난 길을 걷다가 멈춰서 바다 쪽을 보면 장군봉을 시작으로 몽돌해변이 펼쳐진다. 이곳은 가거도의 대표 해수욕장으로 이름은 동개해수욕장이다. 가거도는 낚시 포인트가 많은 반면 해수욕장은 귀하다. 모래가 아닌 작은 돌이 깔려있는 해변 끝에 바로 동개바위가 있다. 해안은 300m 정도의 날렵한 유선형이고 장군봉과 동개바위가 양 끝을 아늑하게 막아주는 예쁜 해변이다. 공원길은 채석장 특유의 황량함과 해송, 그리고 낮은 풀숲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가을에는 억새로 한층 분위기를 더하고 시간을 잘 맞춰 올라가면 쾌속선이 드나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남해 바다의 풍경이다.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하니 전망대에 올라 한라산 백록담이 보이기를 소원해 볼 수도 있겠다. 마을 쪽으로 몸을 돌리면 가거도 초등학교를 포함해서 대리마을, 가거도항, 회룡산이 눈 안에 들어온다. 그대로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건너편에 보이는 회룡산까지 오를 수 있고 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대리마을 골목을 구경하며 가거도항으로 내려오게 된다. [여행 정보] 목포여객선에서 오전 8시10분 쾌속선 승선 - 12시20분 도착 운임: 6만1300원 남해고속훼리와 동양고속훼리 두 회사가 짝수일과 홀수일로 나눠 운항한다. 남해고속훼리: 061-244-9915 /http://www.namhaegosok.co.kr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 http://www.ihongdo.co.kr 가거도 문의: 061-275-9300 신안문화관광 문의: 061-271-1004 / http://tour.shinan.go.kr 가거도 초등학교 주소: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266 전화: 061-246-3490 홈페이지: http://gageodo.es.jne.kr 주요 시설 연락처 목포선박운항관리실(풍랑 정보, 쾌속선 운행 여부 체크) 061-240-6031 목포여객선터미널 1666-0910 신안군가거도출장소 061-240-8620 [트레킹과 유람선투어] 땅재전망대를 경유하는 트레킹 김부연하늘공원에서 조금 더 오르면 만나는 곳이 땅재(몽돌)전망대다. 이곳에서 동개해변과 대리마을, 가거도항이 내려다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진도와 제주도까지 보인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을 택하면 독실산 정상에 오르고 해뜰목을 지나 능선조망대, 샛개재쪽으로 길을 잡으면 회룡산에 오를 수 있다. 유람선투어 유람선을 타고 가거도 8경을 관람한다. 1경은 독실산, 2경은 회룡산과 장군바위, 3경은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4경은 섬등반도 절벽과 망부석, 5경은 구절곡, 6경은 망향바위, 7경은 남문 해상터널, 8경은 구굴도와 칼바위다. 파도나 안개에 따라 운영여부가 결정되고 손님이 모이지 않는 겨울철에도 확인이 필요하다. 대리마을 식당이나 숙소에 문의하면 유람선투어를 할 수 있고 1인당 경비는 1만5000원이다. ● 숙박과 음식 대부분 숙박 시설은 1층에 식당, 2층에 민박을 겸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거도 육상 관광(이동), 낚시, 스킨스쿠버 등 모든 여행 정보를 문의하고 예약할 수 있다. 아침식사는 숙박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사먹어야 한다. 객실: 4만원~ 백반: 8000원 / 자연산회: 싯가 / 매운탕: 싯가 중앙장: 010-9882-5467 동해장: 010-4610-5056 까꿍이네 민박 010-3606-2362 창신장 010-2044-5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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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