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治가 政治를 이긴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재판

[장자방]

지난 15일 민주당 대표 이재명은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무거운 중형(重刑)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나오자 이재명은 현실 법정은 두 번 남았다면서 항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항소하더라도 1심 판결과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는 평가가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형사재판은 형사 단독재판과 합의재판으로 나누어진다. 형사 단독재판은 판사 개인의 이념과 성향에 따라 자의적인 법리 해석의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형사 합의재판은 3명의 판사가 합의를 통해 유,무죄 여부와 형량을 판단해야 하는 만큼 부장 판사가 독단적으로 결론을 낼 수 없다는 것이 형사 단독재판과 다르다는 점에서 형사합의 재판은 상당한 무게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재명의 1심 판결이 나오기 전, 민주당과 좌파세력은 정치적인 집회 시위와 판,검사 탄핵 운운하며 재판부를 겁박하며 무죄를 주장했고, 설령 유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벌금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사법부 예산을 증액시켜 주는 등 압박과 회유 양동작전으로 나왔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음이 판결로 나타났다. 재판부가 민주당의 정치적인 외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오직 법리에 따른 법률 심리만 했기 때문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내렸을 것이다. 이와 같은 판결이 내려지자 법률신문에서는 “정의의 여신은 왜 눈을 가렸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법조인들의 다양한 해석을 보도했다.

여러 법조인의 평가 중 눈여겨 볼만한 것은 여러 방송에 정치평론으로 출연하는 서정욱 변호사가 1심 판결문을 본 후 이재명이 중형을 선고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배경을 설명한 부분이다. 그는 이번 판결은 네 가지 관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고 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재명은 171석의 야당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라는 점, 야당 의석수를 모두 합한 192석의 절대적 의회 권력자라는 점, 이재명이 패소하면 434억 원의 대선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는 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라는 점, 사법부 예산을 비롯한 숙원사업 해결 등을 통해 선심을 베푼 점, 시위를 통한 사법부의 압박 등을 고려하면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이 있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치적 요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개인 이재명”으로 국한하여 오직 법률 해석으로만 판단했기에 가능한 판결이었다.

둘째, 백현동 옹벽 아파트 비리 의혹에 대한 이재명의 해명은 명백한 허위진술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백현동 아파트가 중형을 선고하는 데 치명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만약 백현동 아파트 비리 의혹이 단순한 개발 비리 의혹으로만 판단했다면 중형이 선고되지 않았겠지만, 재판부는 백현동 아파트 개발에 따른 50여명의 증인 진술, 동기, 원인, 맥락의 내면을 추적하다 배후에 김인섭이라는 이재명 측근의 범죄 행위가 백현동 개발 비리와 연결고리가 되었다는 것을 추적하여 이재명의 주장이 명백한 허위진술이라는 점을 간파한 것이 중형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셋째, 이재명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철저하게 부정했다. 정치적 세 과시를 통해 검찰의 수사를 정적 죽이기로 몰았고, 검찰의 수사를 창작 소설로 폄훼했으며, 재판정에 나와서도 자신의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하는 등 재판 태도가 매우 불량했다. 만약 이재명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순순히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면, 어쩌면 감경 요인으로 작용해 형량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재명은 그렇게 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넷째, 재판부가 김문기 면식에 대해선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이재명의 발언은 분명히 허위 발언이라며 유죄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성남시장 때는 몰랐고 그후 경기지사 때 알았다는 발언은 공표(여러 사람에게 널리 알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죄로 인정했다. 이렇게 판결을 내린 것은 2심에 가더라도 다툼의 요소를 미리 없애 감형을 하지 못하게 만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그 반면 백현동 옹벽 아파트 비리에 대해선 2021년 10월 18일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이재명이 제시한 자료 판넬은 중형 선고의 결정적이자 치명적인 증거가 되었다. 위에 열거한 이러한 요소들이 중형의 토대가 되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다음 주 25일이 되면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다.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재판은 형사합의 33부에서 열린다. 부장 판사는 운동권 출신 김동현 판사다. 그러나 김동현 부장 판사 독단적으로 판결할 수 없다. 배석판사 두 명이 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재판의 주심은 안건홍 판사가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증교사는 선거법보다 더 엄중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이재명에겐 그야말로 지옥문과 마주하게 된다.

이외에도 앞으로 대북 불법 송금, 대장동, 백현동 사건 등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화영과 김만배, 등의 변심에 따라 이재명은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쯤이면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판결문과 형량이 결정되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선거법보다 더 엄중한 형량이 결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선거법 재판은 法治가 政治를 이긴 재판이었다. 위증교사 혐의 재판도 법치가 정치를 이긴 재판이 되어 정의실현의 사법부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