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등관념?은 다른 나라에 비해 꽤 강한 수준 같다. 그 원인을 생각해보면
1. 격변의 평등효과
일단 조선이 망하기 전에 김홍집 내각에서 신분제를 공식 청산했다.
"아.. 이 양반아~!" 라는 용법에서 보듯이 그 뒤로 양반은 비하 개념이 되었다?
망국이후 식민지-분단-전쟁-산업화 같은 거대한 사회적 격변을 거치면서 신분제의 문화적 유산은 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즉 사회전체를 포맷하고 새로 까는 상황이 되었다)
2. 건국의 평등효과
계급투쟁의 과정이 생략된 채, 대한민국은 처음부터 보통선거와 의무교육 체제가 도입되면서 평등관념은 기본상식이 되었다.
2. 징병제의 평등효과
북한과의 전쟁이후 자연스럽게 국민개병주의가 정착하면서
<평등의식>의 거대한 기반이 마련되었다.
다시 말해 누구를 막론하고 군대 안갔다오면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오죽하면 이 문제가 정치지형도 변화 시켰다. 아마 군대 문제로 제일 많은 욕을 먹은 사람은 한나라당 이0창씨 아들이었을 듯)
3. 국토 규모의 평등효과
이른바 1일 생활권 안에 다 모여 있고, 9시뉴스에 나온 정보는
그 다음날 전국민이 다 아는 <규모>의 틀 안에 있기 때문에 정보공유가 쉽다.
4. 한글의 평등효과
쉬운 글자체계 때문에 문맹율이 거의 제로에 가깝고..
심지어 초딩들도 핸드폰 들고다니면서 네이버 질문에 자기가 답변을 단다.
사람들의 지식수준이 높아 약간 생소한 개념도 TV다큐멘터리에 한번 나오면 그 다음날 온국민이 다 공유하는 체제
5. 몰락의 평등효과
북한에서는 없었지만, 한국에서는 결말이 안 좋았던 대통령이 여럿 있었는데, 역설적으로 이런 전례들이 권력도 별거 아니라는 사회적 확신을 심어주었다.
특히 대통령 단임제의 효과가 컸다
6. 자본의 평등효과
예를들어 어떤 놈은 가마를 메고, 어떤 놈은 그 가마위에 올라타고 다니는 시대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생산력 발달로 .. 같은 도로위에서 누구는 티코를 타고 누구는 벤츠를 타는 수준의 격차라면.. 어차피 4바퀴로 가고 길막힐 때 개빡치는 것은 매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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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요인들로 한국적 평등관념이 상당히 뿌리를 내렸는데
문제는 이것이 경쟁을 촉발하는 양상을 띠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로써 한국인의 <경쟁적 평등주의> 가 시작된다.?
한국인의 경쟁적 평등주의는 내가 남들보다 못한게 뭐 있어?
혹은 일단 시작하면 남보다 잘해야 된다.는 경쟁의식을 낳았는데..
내가 볼 때는 여기서 부터 한국인의 장비 욕심이 시작된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뭔가를 하기로 결심하면,
일단 장비를 먼저 장만하는 버릇이 있다.
20년 넘게 자전거를 탄 어느 미국인이 한국에서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거의 모든 회원들이 프로 사이클 선수 수준의 장비를 착용하고 나와서..
나는 예전에 어느 산꼭대기에 등산을 갔다가..
거의 에베레스트 등반팀 수준의 장비를 메고 올라와서 라면 하나 끓여먹고 가는 사람도 봤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해외관광지에서 무거운 DSLR 카메라 들고 다니는 사람은 다 한국사람이라는 말이 있었다.
유럽은 지금도 수동기어를 달고 다니는 차량이 많은데.
한국사람들은 오토기어 차량이 나오자마자 전부다 신형으로 바꾸기 시작.
러닝머신을 빨래 건조대로 쓰는 경우도 한국이 유독 많다고 한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비싼 자전거를 사놓고,
도난당할까봐 10년 넘게 집에 걸어두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오히려 한국의 경제사회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같은 한글문화권에 속한 사람 중에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에 열 올리는 것도
<한국인의 장비욕심>과 깊은 관련이 있다.
ISBM 부터 SLBM, 초음속미사일까지 풀세트로 갖춰 놔야 직성이 풀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