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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情談 스크랩 검정색 그랜저( 무전여행 열네번째 )
산적 주정필 추천 0 조회 66 14.08.03 07: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검정색 그랜저

어떤 사람치고 편견 없는 사람 있을까?
아마 없을껄~

석가모니조차도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었으니깐
오라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던.

나 또한 검정색 그랜저를 모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 좀 있지.
베품에 인색하고 과시욕 많은 사람들이 주로 몬다고 생각했었거든.

그 비까번쩍한 차를 몰면서도 주차장 지척에 놔두고 좁은 도로변에 주차하던
모습을 평소 몇번 봐 왔던터라.
그래서 더욱 그런 편견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무전여행 때도 밝은 계열 차량들은 잘 태워주는데 검정색 차량은 타 본 적이 없거든.

근데 3년차 9일째 아침은 번쩍거리는 검정색 그랜저가 우릴 태워줬지.
8일째 잤던 제천에서 5시에 출발하여 충주로 가려고 히치하다가 1차 실패.
충주 가는 길목까지 한참을 더 걸어가 히치하다 얻어탄 차였는데,
점잖은 신사분께서 운전 하던 차였지.

가는 도중 어느 길목에선가 경관들이 검문 검색 했는데, 그분께서 차창 열고
뭐라고 하자 정중히 인사하며 무사통과시키더라구.
그걸 보며 꽤 고위직에 계신 분이 아닐까 생각했지.

암튼, 가는 내내 이런저런 대화 나누다 지나치는 풍경 속에 뭐 특이하게
보이는 게 없냐고 물으시더라구.
그러면서 지천에 심어져 있던 옥수수에 대해 설명해주시더라구.
모 대학 교수가 품종 개량했던 대학 찰옥수수에 대해.

그런저런 대화 끝에 내가 그분께 말씀 드렸지.
오늘부로 검정색 그랜저에 대한 내 편견을 없애겠노라고.
그동안 검정색 그랜저를 모는 사람은 인색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노라고.

그러자 그분께서, 뭔가 피치못할 일들이 있어서 잘 안 태워줬을 거라며 웃으시더라구.
그리곤 새로 단장되고 있던 충주역까지 일부러 태워다 주고 가셨지.

하여, 우린 무학시장에서 뒤늦은 조반으로 국밥 한그릇 사먹고 연주하다가
윤총각이 데리러 오는 바람에 그 차로 이동했지.

작년 무전여행 때 7번 국도를 타다가 빗속에 마주쳤던 배낭 여행족이던 윤총각.
같은 여행자라는 동지애가 작용해 서로 무척이나 반가워했던 젊은이.

그 총각이 자기 할머니댁에서 우릴 재워주기로 했었거든.
그래 그 젊은이가 무학시장까지 데리러 와 점심까지 사 주는 바람에
연잎 정식 풀코스 요리를 잘 얻어 먹었지.
연잎 차로도 유명한 '솟대 풍경' 음식점에서.

그리곤 그 총각차로 단월리 할머니댁으로 갔어.
이전된 건국대학교 캠퍼스가 있던 마을.
우린 윤총각의 호의로 오락가락 하는 비를 피해 샤워도, 빨래도, 낮잠도, 잘 수 있었지.

헌데 문제는 우리가 잤던 방이 마침 마땅한 빈방이 없던 관계로
통풍이 안되던 방이었단거야. 바람 한점 통하지 않았으니까.

얼마나 덥던지 새벽 일찍 도망쳐 나왔지.
초록 물결 이는 벼논 사잇길로.

무전 여행에서 가장 난감할 때가 이 비오는 날이거든.
연주도 할 수 없지, 히치 하이킹도 안되지, 갈 곳은 없지,
비 올 때 재워주는 사람이 제일 고마운데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곤 해.
기껏 비를 피한다고 피했는데 물벼락 맞는 격으로...

다음에...

2014.08.02. 아낙네

충주로 가기 위해 히치하이킹 중

 

 

반기문 UN 사무총장 생가가 있는 충주 무학시장

 

 

무학시장에서 허기가 져서 아침밥을 사먹었다.

가끔 이렇게 보충해주어야 한다.

 

작년 무전 여행때 삼척 조각 공원에서 잠깐 마주쳤던 도보여행하는 총각이 충주오게 되면

꼭 연락 해 달라 했다. 무학 시장에서 길거리 연주를 마치고 연락하니 차를 가지고 와서

이렇듯 융숭한 점심을 사주었다.

 

연잎 정식입니다.

고마워요.

 

글 - 아낙네

사진과 설명 -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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