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첫 대선 TV 토론에서 재앙 수준의 토론 성적을 드러냄으로써 대선 캠프가 위기 모드에 들어갔다. 벌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우는 작지만 의미있는 지지율 추이 변화를 알리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실망한 민주당원들과 다른 평론가들이 후보의 직무 적합성에 의문을 품는 것에 대해 이중잣대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불평을 터뜨린다고 야후 뉴스가 5일(현지시간) 지적해 눈길을 끈다.
MSNBC의 뉴스 진행자 레이철 매도는 이번주 “공화당원들이 누구를 후보로 골랐는지 감안하면, 민주당원들이 스스로 선택한 후보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매도는 최근에 뉴욕 법원으로부터 사업 기록들을 가짜로 만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을 비롯, 트럼프의 법적 리스크를 모두 나열했다.
📣토론을 토론하기
토론이 막을 내리고 몇 시간 뒤 바이든 캠페인 메모는 바이든이 승리했다며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기괴하고 앙심 가득한 행동들을 보면 볼수록 2020년 대선에서 그에게 왜 반대 표를 던졌는지를 기억해냈다”고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을 비롯한 바이든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은 그의 토론 성과로부터 트럼프의 토론 성과로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 펠로시는 "누군가가 완벽한 거짓말을 하고 여러분은 그들의 거짓을 불식해야 한다면 어떻게 정당한 토론이라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야후 뉴스를 비롯해 많은 매체들이 각 후보가 토론에서 말한 내용을 팩트 체크하는 동안, 바이든이 더듬거리고 혼란스러워하는 태도가 얘깃거리가 됐다. 여러 선도적인 논설들은 즉각 바이든이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칠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조국에 공헌하려면 바이든 대통령은 레이스를 떠나야 한다”고 적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논설위원회는 정반대 주장을 펴기 위해 같은 프레임을 사용했다. “조국에 공헌하려면 도널드 트럼프는 레이스를 떠나야 한다”고 맞받았다. 신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성적은 재앙이었다. 그의 지리멸렬한 반응들과 혼란스러운 겉모습은 그를 대선 레이스에서 떨궈야 한다는 요구를 촉발시켰다"면서도 “땀에 젖은 손에서 놓친 것은 도널드 트럼프가 늘 하던 거짓말 폭탄과 과장, 편협함, 무지, 공포 전파였다. 그의 토론 성적은 다시 한번 그가 민주주의에 위험이며 대통령 직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직무 적합성 의문
민주당이 바이든의 후보 직을 계속 지지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분열은 미국 일간지 논설 면을 넘어서 계속 확대되고 있다. 토론 이후 실행돼 이번주 공개된 여론조사들은 민주당원 대다수가 바이든이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분위기가 바이든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보다 바이든에게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퓨 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등록 유권자의 65%가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신체 적합성이 있다고 전혀 또는 거의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트럼프는 40%가 같은 답을 했다.
↪️바이든 캠프는 나아가려고 한다
지난주 5000만명 이상이 시청한 TV 토론을 망친 바이든 캠프는 초기에는 털어 버리려 시도했지만 이렇게 하기가 어려움이 입증됐다.
바이든 대선 모금 이메일은 토론 다음 주말에 지지자들에게 “우리 지지자들이 공항 계류장에서 토론일 밤 새벽 2시에 '큐피드 셔플'(라인댄스 대표 춤)을 하는 놀라운 영상을 봤느냐"고 묻고는 "그래, 안 봤어, 아마 못 봤을 수도 있지, 미디어들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지나치게 헐떡이고 드라마를 만들기 바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지지자들과의 동영상 통화를 통해 바이든 캠프의 부매니저 퀜틴 펄크스는 계속해서 공격 노선을 택해 “미디어는 이것을 지나치게 부풀리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우리는 이 캠페인에 대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미지 컨트롤
바이든 캠페인에 미친 손해는 미디어의 서술을 넘어 계속되는 것이 명백하다. 몇몇 민주당 고위직들은 당의 공식 후보 재지명을 수락하기 전까지 몇 주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그에게 대선 레이스에서 스스로 물러나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4일 방송된 밀워키 라디오 연설에서 바이든의 태세는 적어도 약간은 수세적으로 비쳤다.
“간밤이 좋지 않았다”고 입을 연 바이든은 “그리고 엄밀히 팩트를 따졌을 때 내가 망쳤다. 내가 실수했다”고 고백했다.
현재 바이든 스스로 알고 있듯이 그의 임무는 곱절이 됐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집무 적합성을 안심시키는 한편 그가 여전히 오는 11월 물리치고 싶어하는 남자(트럼프)와의 레이스를 벌이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바이든은 인그램에 "그리고 여러분도 알듯이 우리는 이번 선거를 이길 것이다.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2020년에 했던 것처럼 우리는 그를 다시 한 번 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