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좀 가라앉으면 가자고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면 가자고
방학중 학생들 다 다녀가면 가자고
미루고 미루다
어느새 전시마감이 코앞이다
화들짝 놀라 차에 기름 가득 채우고 출발!
비는 살짝 뿌리지만 날씨까지 선택할 여유는 없었다
-예매시간에 맞춰 도착했다고 엄청 좋아하는 여인-
11시 시간예매를 해 놨는데
상습정체구간에선 오늘따라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서초IC로 나오기까지 늦을까 엄청 조마조마했다
이번 피카소 작품 전시회는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의 방 몇개를 통째로 떠메고 온듯한 전시회다
파리도 관광객이 없으니 이렇게 대여수임료를 받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사진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사진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피카소가 큐비즘의 대표적인 화가가 되었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런 그림을 그렸겠는가
구상화를 완벽히 할 줄 알아야 추상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바스키야 같은 화가도 있지만
"나는 12살 때 이미 라파엘로만큼 그렸다"
자만심이 넘치고 아주 건방진 말 같지만
사실 피카소의 유년기 그림을 보면
이게 9살 10살짜리가 그린것 맞아? 하고 놀라게 된다
-사진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이 그림은 피카소가 14살 때 여동생의 영성체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크기가 166 * 118 이라고 하니엄청 큰 캔버스에 꼬맹이가 매달리듯이 그렸을 것 같은 상상이 간다
미사복이나 미사포의 주름을 이렇게나 세밀하게 표현하다니
바로셀로나에 가야 볼 수 있는 그림인데 실물 영접은 이제 2나에게 불가능한 일일듯 하다
14살 소년이 이렇게 그리고 있었으니
건방져 보이는 말에도 수궁이 간다
충분히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어요 하면서
게르니카와 함께 피카소의 현실참여 작품중 하나인 한국에서의 학살
사실 이 작품을 두고는 말이 많지만
한국전쟁을 언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꼭 한번 보고 싶었던 그림이다
유명한 예술가들을 입당시켜 홍보로 활용했던 시대에
공산당에 가입한 피카소.
미국의 민간인 학살을 널리 알리려는 공산당의 주문으로 그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학살자들은 누구인지 애매하게 그렸고
학살당하는 사람들의 공포를 극대화 하면서도
천진하게 돌맹이를 가지고 놀고있는 소년의 무심한 모습은
피카소의 심중에 있는 하나의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전시장을 다 둘러보고 마지막 출구까지 왔을 때
뭔가 아쉬움이 남아
피카소의 여인들이 있는 방으로 다시 되돌아 갔다
피카소의 사랑을 받고 버림받았던 수많은 여인들의 모습을
천천히 돌아보고 나왔다
피카소의 사랑에 웃고 울었던 여인들
피카소에게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었고
그녀들에게 사랑은 영원한 것이었을 게다
남녀간의 온도차가 분명한 사랑이라는 감정의 오묘함
"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
"내가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잖아 "
유명 CF와 유명 드라마 속의 대사가 떠오른다
여기서 난
존 윌리엄 고드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피카소와 내가 함께 살만큼 이 세상이 크지 않다"
라는 말을 남기고
시대에 뒤 떨어지게 아직도 고전주위 풍 그림을 그리고 있냐는 비난에
괴로워했을 한 화가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한 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면서도
신 미술사조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 하나로
인정받지 못했던 피카소와 같은 시대에 살게된 비운의 화가
고연시리 피카소 만나면서 언젠가 읽었던 책속의 그의 생애가 생각났다
전시를 보고나면 꼭 관람후기를 나눠야죠?
테라로사 커피는 언제나 옳다
주문할 때 인터넷 오류가 나
수기로 작성해가며 주문받느라 엄청 시간이 걸렸다
아날로그의 감성이 새롭게 느껴지기 까지 하니
우리생활에 인터넷이 끊기면 얼마나 많은 혼란이 올까 겁이 난다
피카소 작품을 보려면
인터파크에서 시간예약을 미리하고 가야 웨이팅시간이 짧아진다
내가 전시를 너무 막바지에 가서
이런 팁도 별로 효력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