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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2017 !
잘 가거라 2017년이여 !
It is a dawn voice I can not meet again.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새벽 목소리여
Thank you for staying with me last year.
지난 해 나와 함께 있어 주어서 고맙다
Anywhere in the universe
우주의 어느 곳에 있더라도
Remember the garden below Bukhan Mountain !
북한산 아래 이 정원을 기억해 다오 !
(농월)nongwool
경원선 철도는 언젠간 연결되겠지만 정원일기는 끝나는 12월 !
올해의 마지막달 12월의 정원일기를 정리하면서 잔잔한 감회(感懷)가 든다.
2017년 1월 1일부터 필자의 집 앞 정원을 매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변화되는 모습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조(觀照)하여 왔다.
이제 2017년을 영원히 보내면서 박준원(朴準源)의 한시(漢詩)
“꽃을 보는 마음”을 떠올리면서 1년간 정원을 본 마음을 되새겨 본다.
꽃을 보는 마음
世人看花色(세인간화색)-세상 사람들은 꽃을 볼 때에 그 색깔을 보지만
吾獨看花氣(오독간화기)-나만은 홀로 꽃의 기운을 본다오
此氣滿天地(차기만천지)-이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면
吾亦一花卉(오역일화훼)-나 또한 한 떨기 꽃이 되리니
박준원(朴準源)
매일 매일 한국과 중국의 역사속 유명 시인들의 한시(漢詩)를 소개한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이 되어 메마른 내 정서에 단비(甘雨)를 적시는 기회가 되었고
이로 인해 한시(漢詩)를 많이 읽는 기회가 되었는데 금세 365일이 끝났다.
정원일기를 끝내면서 느끼는 것은 어려서부터 지금 이 나이까지,
지난 세월 아득한 것 같았던 내 일생이 정유년(丁酉年) 1년처럼 훅 지나가버렸다.
정말로 !
草露人生(초로인생)-해가 뜨면 없어지는 풀잎에 맺힌 이슬 같은 인생이요
一場春夢(일장춘몽)-봄날의 달콤한 낮잠같이 꿈같은 일생이다.
욕심 같아서는 12월로 끝나지 말고 13월 14월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윤회(輪迴)하는 자연은 피고지고 오고가지만
사람이 만든 달력은 13월이 이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역설적(逆說的)으로 사람 스스로가 영원히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 아닐까
이미 약 470년전 조선 중종때 천하명기 황진이(黃眞伊)는 지나간 세월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인생의 무상(無常)한 한탄의 노래를 하였다.
山也古山也(산야고산야)-산은 옛 산이로되
水也古水不(수야고수불)-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晝夜流古水無(주야류고수무)-밤낮으로 흐르니 옛물이 있을소냐
人如水去不來(인여수거불래)-사람도 물과 같아서 가고 아니 오는구나.
오묘한 자연의 무대(舞臺)에서
피고 지는 꽃과 나뭇잎들
떠가는 구름
구비치는 강물과 계곡을 흐르는 물살
바람 불고 비오고
이슬 서리 내리고 눈 날리면서
한해가 지나가고 또 새해가 온다.
사람도 자연 무대가운데 한 역할의 배역일 뿐
한해의 마지막 12월의 막이 내리면
막(幕)뒤에서는 다시 새로운 공연을 위한 배역(配役)과 새 연출이 시작된다.
매달 매년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한 번도 같은 것이 반복되는 재연(再演encore)이 없다.
리플레이(Replay)가 없다.
욜로(YOLO) 인생
You Only Live Once !
단 한번 뿐인 인생 !
재생(再生Replay)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인생이든 소중한 것이다.
대통령 하다가,
재벌총수 하다가,
이 추운 겨울에 감방 생활하는 것
이것 짧은 인생에서 낭비다.
권력. 돈. 명예. 신앙 이런 것들 전혀 소중한 것이 아니다.
욜로(YOLO) 인생 그 자체가 귀한 것이다.
숨 쉬고 있는 이 자체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천하를 다 갖는 것 보다
세끼 밥 먹고
한 벌 옷 입고
잠잘 수 있는 한 평 땅이 더 소중하고 충분하다.
숨쉬는 것이 귀한 것
人生舞臺只有一(인생무대지유일)-인생무대 출연은 단 한번뿐
練習再演代替不(연습재연대체불)-연습도 재연도 대신할 수 없다
權金自高別不是(권금자고별부시)-권력 돈 명예 잘난 체 하는 것 부질없는 일
只今呼吸瞬貴也(지금호흡순귀야)-지금 숨 쉬고 있는 순간이 귀한 것이다
농월(弄月)
내일 아침(2018년) 새벽에 조용히 묵상하면서
새해의 1년을 10년같이 아끼고 소중히 쓸 생각을 다시 해 본다.
농월
↑12월 1일 기온 영하 7.3도 올들어 가장 기온이 낮은 아침이다 하기야 추울때도 되었다
추포가(秋浦歌)
白髮三千丈(백발삼천장)-흰 머리카락 삼 천 장이니
緣愁似箇長(연수사개장)-근심으로 이 같이 길어졌네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밝은 거울에 비친 저 하얀 서리를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어디에서 얻었는지 모르겠구나.
이백(李白)
↑12월 2일 기온 영하 4.2
추을 때 부모님을 잘 모셔야
人們孔子問孝道(인문공자문효도)-사람들이 공자에게 효도에 관해 물었다
何多爲奉孝子嗎(하다위봉효자마)-부모님께 얼마나 봉양을 하면 효자라 하는가?
孔子問話回答了(공자문화회답료)-공자가 묻는 말에 대답하기를
你子妻誠半是孝(니자처성반시효)-네 처자식에게 하는 정성의 반만 하면 효자라 할 수 있다
父母奉事時樣不(부모봉사시양부)-부모를 모시는 일은 때와 모양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食好的事想孝道(식호적사상효도)-먹는 것만 좋게 하는 것을 효도라고 생각하지만
飮食之事愛玩食(음식지사애완식)-먹이는 것은 애완동물에게도 먹인다
心慰行爲孝道也(심위행위효도야)-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부모를 봉양하는 효이다.
寒日衣房溫視察(한일의방온시찰)-추운날씨에는 옷과 방이 따뜻한가 보살펴 드리고
隨時問候懈怠不(수시문후해태불)-수시로 안부 묻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父母年老孤獨心(부모년로고독심)-부모는 나이 들면 자연히 외로운 마음이 들게 된다
我邊離子先他伴(아변리자선타반)-내곁을 떠난 자식들 먼저 간 반려자를 생각하면서
是父母心細觀察(시부모심세관찰)-자식은 이런 부모의 마음을 세심하게 보살피면
如自父母老去知(여자부모로거지)-스스로도 부모처럼 늙어 감을 알게 될 것이다.
父母經靑過事知(부모경청과사지)-부모는 젊은 경험이 있어 지난 일을 알고 있지만
子不老驗不知老(자부로험부지로)-자식은 늙어 보지 않아서 늙음의 슬픔을 모른다
父母侍奉我存倫(부모시봉아존륜)-부모를 잘 모시는 것은 나를 존재하게 한 천륜이다
至極孝誠必然道(지극효성필연도)-지극한 효성은 인간의 필연적인 도리이다
농월(弄月)
↑12월 3일 기온 3.5도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비
冬雨多暖(동우다난)-겨울비는 매우 따뜻하고,
夏雨必凉(하우필량)-여름 비는 반드시 서늘 하다 했다.
何也(하야)-왜그러냐고 자문한다.
冬氣多寒(동기다한)-겨울 기후는 매우 춥기 때문에
陽氣自上躋(동기다한)-따뜻한 기운이 스스로 위로 올라가
故人得其暖(고인득기난)-때문에 사람들은 그 따뜻함을 얻고
而上蒸成雪矣(이상증성설의)-위로 증발하면 눈이 되느니라
서경잡기(西京雜記)
↑12월 4일 기온 2.8도 가는 비가 내렸다
마음이 근본이다
心爲法本(심위법본)-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心尊心使(심존심사)-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中心念惡(중심념악)-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卽言卽行(즉언즉행)-행동하면
罪苦自追(죄고자추)-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車轢於轍(거력어철)-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법구경(法句經)
↑12월 5일 기온 영하 7.4도 올겨울 들어서 제일 낮은 기온이다 그제 인천 앞에 낙시배
충돌사고로 13명이 죽고 7명이 살았다. 뭐라고 논평을 할 수 없지만 마음이 착잡하다
대통령은 전부 국가의 책임라고 하는데 그말도 이해 할 수가 없다
묵념도 이해가 안된다
겨울 농어의 좋은 맛만 즐긴다
江上往來人(강상왕래인)-강가에 오가는 사람들
盡愛鱸魚美(진애로어미)-농어의 좋은 맛만 즐긴다
君看一葉舟(군간일엽주)-그대는 아는가 조각배 한척
出沒風濤裏(출몰풍도리)-풍랑속에 목숨 걸고 나감을
범중엄(范中淹)
↑12월 6일 기온 영아 3.6도 저녁에 함박눈이 내렸다
눈오는 밤에 홀로 앉아(雪夜獨坐)
破屋凄風入(파옥처풍입)-부서진 집에 세찬 바람 스며드는데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빈 뜰에는 하얀 눈이 쌓여만 가네.
愁心與燈火(수심여등화)-시름에 찬 마음과 저 등잔불
此夜共成灰(차야공성회)-이 밤을 함께 새워 재가 되누나.
김수항(金壽恒)
↑12월 7일 기온 0.3도
겨울밤 (冬夜)
雪意虛明遠雁橫(설의허명원안횡)-눈 빛 환한 먼 하늘에 기러기 떼 비껴 날고
梅花初落夢逾淸(매화초락몽유청)-처음 떨어진 매화 송이에 꿈이 더욱 맑다
北風意夜茅簷外(북풍의야모첨외)-북풍은 밤 세워 초막 처마 끝을 맴 돌고
數樹寒篁作雨聲(수수한황작우성)-찬 대나무 몇 그루가 빗소리를 내누나
박죽서(朴竹西)
↑12월 8일 기온 영하 5도
八年十二月(팔년십이월)-원화 팔 년 섣달 초 닷새 날
五日雪紛紛(오일설분분)-백설이 분분히 내려 쌓였고
竹柏皆凍死(죽백개동사)-대나,축나무 모두 동사했고
況彼無衣民(황피무의민)-옷 없는 농민들 오죽했으랴!
廻觀村閭間(회관촌여간)-마을의 농가들을 돌아보며는
十室八九貧(십실팔구빈)-열 집에 팔 구는 모두 가난해
北風利如劍(북풍이여검)-북풍이 칼날같이 날카롭게 불어도
布絮不蔽身(포서불폐신)-몸을 가릴 솜옷조차 없으며
唯燒蒿棘火(유소호극화)-다만 가시 덤불을 주워 불 때고
愁坐夜待晨(수좌야대신)-걱정스레 앉아서 긴밤 지새노라
乃知大寒歲(내지대한세)-비로서 알겠노라 혹심한 추위를
農者猶苦辛(농자유고신)-농민들의 고생이 얼마나 더한가
顧我當此日(고아당차일)-나를 돌이켜 보면 추운 때에도
草堂深掩門(초당심엄문)-초당 깊이 문 닫고 들어 앉아서
褐裘覆絁被(갈구복시피)-털옷이나 갑옷에 비단 이불 덮고
坐臥有餘溫(좌와유여온)-앉으나 누으나 마냥 포근하도다
幸免饑凍苦(행면기동고)-굶주림과 추위의 고생에서 벗어나
又無壠畝動(우무농무동)-또한 밭에서 농사도 짓지 않으니
念彼深可媿(염피심가괴)-고생하는 농민들에게 심히 부끄럽고
自問是何人(자문시하인)-스스로 나는 어떤 잔가 물어 보노라
백락천(白樂天)
↑12월 9일 기온 영하 4도
눈위에 발자국
街路燈光跳舞飛(가로등광도무비)-가로등 불빛에 춤추는 듯 날리는
白雪和我及寂寞(백설화아급적막)-흰눈과 나 그리고 적막
前無人跡太古景(전무인적태고경)-앞에는 인적없는 태고의 풍경
轉身後看兩足跡(전신후간량족적)-뒤돌아 보면 두줄 발자국
농월(弄月)
↑12월 10일 기온 영하 3도 눈이 많이 내리다
昨夜半夜何事有(작야반야하사유)-어젯밤 한밤중에 무슨일이 있었는가
山野家家白布蓋(산야가가백포개)-산과들 집집마다 하얀천을 덮고 있네
玉皇上帝去世耶(옥황상제거세야)-옥황상제가 돌아가셨나
伏羲神農他界耶(복희신농타계야)-복희신농이 돌아가셨나
樹樹喪服屈低頭(수수상복굴저두)-나무마다 흰상복 입고 머리를 숙이고
路步人也屈腰謹(로보인야굴요근)-길을 걷는 사람들도 허리굽혀 근신하네
後時聽聞訪太陽(후시청문방태양)-나중에 소문듣고 햇님께서 찾아올 때
檐崖樹枝悲淚落(첨애수지비루락)-처마끝과 나무에서 슬픈 눈물 흘리리
농월(弄月)
↑12월 11일 기온 영하 6도
臘雪孤村積未消(납설고촌적미소)-외딴 마을 섣달 눈이 쌓인 채 안녹으니,
柴門誰肯爲相敲(시문수긍위상고)-그 누가 사립문을 즐거이 두드리랴.
夜來忽有淸香動(야래홀유청향동)-밤이 되어 홀연히 맑은 향이 전해 오니,
知放寒梅第幾梢(지방한매제기초)-매화꽃이 가지 끝에 피었음을 알겠노라.
왕휘지(王徽之)
↑12월 12일 기온 영하 12도
얼어붙은 한강을 건너며
沙頭逆旅正蕭條(사두역려정소조)-모래 언덕 여인숙 정말 을씨년스럽기에
幾傍虛簷望斗杓(기방허첨망두표)-빈 처마에 들러붙어 북두성 자루만 쳐다봤네
半夜疾風吹破屋(반야질풍취파옥)-한밤중 질풍이 불어와 지붕을 날릴 듯하더니
江流水凍成橋(강류수동성교)-강물이 외길로 얼어붙어 다리처럼 되었어라
須臾便見人心小(수유변견인심소)-짧은 시간에 알겠노니 사람이 얼마나 소심한지
尋丈休誇馬足驕(심장휴과마족교)-얇은 얼음 위에서 힘센 말 자랑은 그만둘 일
過了畏途還自笑(과료외도환자소)-건너온 뒤 후유 하며 혼자 쓴웃음 짓나니
不如歸去老漁樵(부여귀거노어초)-고향에 돌아가 민초로 늙는 것이 더 낫겠네
이곡(李穀)
↑12월 13일 기온 영하 11도
초가 고드름(草家氷柱)
江村漁家數茅屋(강촌어가수모옥)-강마을 어촌에 초가집들 처마 밑에는
籬下森森滿銀竹(리하삼삼만은죽)-하얀 죽순(竹筍) 같은 고드름이 가지런 하네
歸來此地足乘興(귀래차지족승흥)-복잡한 세속 떠나 여기 오면 흥이 나서
吟詩擧酒無休息(음시거주무휴식)-시 읊으랴 술잔 들랴 쉴 새가 없도다
월산대군(月山大君)
↑12월 14일 기온 영하 11도
겨울바람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찬바람은 서북에서 불어오고
客子思故鄕(객자사고향)-나그네는 고향을 생각한다.
悄然共長夜(초연공장야)-초연히 잠 못 드는 긴 밤을
燈火搖我牀(등화요아상)-등불만이 내 책상에 흔들린다.
古道已云遠(고도이운원)-옛날의 도는 이미 멀리 떠났고
但見淨雲翔(단견정운상)-다만 보이는 것은 뜬 구름 뿐
悲哉庭下松(비재정하송)-슬프다 뜰 밑의 소나무여
歲晩逾蒼蒼(세만유창창)-세밑이 되자 더욱 푸르구나.
願言篤交誼(원언독교의)-바라건대 사귀는 정 돈독히 하고
善保金玉相(선보김옥상)-귀하신 몸을 잘 보전하세요.
이색(李穡)
↑12월 15일 기온 영하 7도
日暮蒼山遠(일모창산원)-해가 저무니푸른 산이 멀리 보이고
天寒白屋貧(천한백옥빈)-날씨가 차가우니 초가집이 쓸쓸해
小園鶯歌歇(소원앵가헐)-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가 그치고
長門蝶舞多(장문접무다)-커다란 문엔 나비들의 춤만 많구나
유장경(劉長卿)
↑12월 16일 기온 영하 6도
친구에게 차(茶)를 보내며
嶺山巖罅細泉榮(령산암하세천영)-송악산 바위틈에 가늘게 흐르는 샘물
知自松根結處生(지자송근결처생)-알겠구나. 소나무 뿌리 엉긴 곳에서 솟아남을
紗帽籠頭淸晝永(사모롱두청주영)-사모를 눌러 쓰고 앉은 한낮이 길 것 같으면
好從石銚聽風聲(호종석요청풍성)-돌솥의 솔바람 소리 즐겨 들어보세나
이숭인(李崇仁)
↑12월 17일 기온 영하 10도
入夜風鳴枯樹枝(입야풍명고수지)-밤드니 마른나무 가지에 바람이 울고
窮冬一雪亦堪奇(궁동일설역감기)-추운 겨울 눈 내리니 천도가 또한 놀랍네.
寒侵老子獨先覺(한침노자독선각)-늙은이는 추움이 침노함을 먼저 느끼지만
睡熟小兒都不知(수숙소아도부지)-깊이 잠든 아이는 눈 온 줄을 모르네.
滿地江山花爛熳(만지강산화란만)-세상천지에 눈꽃이 가득 피었는데
九天宮闕玉參差(구천궁궐옥삼차)-하늘나라 궁궐에서 옥가루가 여기저기 내리네.
梁園授簡非吾事(양원수간비오사)-양원에서 주고받던 시야 우리와 상관없으니
欲得諸公白戰詩(욕득제공백전시)-그대들과 더불어 금체시를 지어 보세.
계곡집 권31(谿谷集 卷31)
↑12월 18일 기온 영하 6도 열흘째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다
겨울 느낌
驢步間關向水邨(려보간관향수촌)-나귀에 몸을 실어 강촌으로 거니노니
樓臺隱映近黃昏(루대은영근황혼)-누대가 은은하게 황혼 따라 비쳐오네.
天將大雪移全境(천장대설이전경)-하늘엔 큰 눈 내려 온 세상 변할 텐데
月放淸光作一痕(월방청광작일흔)-달님은 맑게 빛나 흔적 하나 남겼구나.
可動煖煙生白屋(가동난연생백옥)-가난한 초가라도 한 줌 온기야 품겠지만
何曾寒氣到朱門(하증한기도주문)-부잣집 문턱엔 추위가 깃든 적 있던가.
梅花不負山人約(매화불부산인약)-그래도 매화는 은자와 약조 잊지 않고
數點分明傍酒樽(수점분명방주준)-몇 송이 피어올라 술동이 곁 지키누나.
이순신(李舜臣)
↑12월 19일 기온 영하 4도
마음속을 쓰다
處獨居閑絶往還(처독거한절왕환)-외롭고 한가하게 살아가니 왕래가 끊어지고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밝은 달을 부르니 외롭고 쓸쓸히 비추는데
煩君莫問生涯事(번군막문생애사)-번거롭게 그대는 평생의 일을 묻지 말게나
數頃煙波數疊山(수경연파수첩산)-몇 이랑 자욱한 물안개와 몇 겹 산 뿐이네
김굉필(金宏弼)
↑12월 20일 기온 영하 9도 기상대에서는 시베리아 Z 기류에 의해
예는과 다른 한파가 계속 된다고 한다. 그래도 요즘은 방한복이 좋아서
특히 올해는 롱패드가 유행이라 추운줄을 모르고 지낸다.
의복으로서는 참 좋은 세상이다.
겨울 새벽길(冬曉路)
静冬曉路獨散步(정동효로독산보)-고요한 겨울 새벽길을 혼자 걷는다
街燈早起鳥聲聽(가등조기조성청)-가로등 불빛과 부지런한 새소리만 들릴 뿐
路上遇者無一人(노상우자무일인)-길에는 만나는 사람 하나 없고
昨前降雪只園蓋(작전강설지원개)-어그제 내린 눈이 정원을 덮고 있을 뿐
死了冥知有俗說(사료명지유속설)-죽어봐야 저승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去年骨折有經驗(거년골절유경험)-작년에 넘어져 발목 골절상 경험이
雪氷滑路爲恐怖(설빙활로위공포)-눈이 얼어붙은 빙판길이 무서워
模倣龜步慢慢步(모방구보만만보)-거북이 걸음처럼 엉금엉금 걷는다
泰山看底蔑視濤(태산간저멸시도)-태산을 얕잡고 파도를 우습게보며
豪爽笑聲哪年輕(호상소성나년경)-호탕하게 웃던 그 젊음은 어디 갔는가!
氷板上滑流歲前(빙판상활류세전)-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간 세월 앞에
沈默對話行冬曉(침묵대화행동효)-침묵과 대화하며 걷는 겨울 새벽길 !
농월(弄月)
↑12월 21일 기온 영하 5도
눈꽃(雪花)
黎明起上開窓門(려명기상개창문)-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보니
庭園白雪滿滿積(정원백설만만적)-정원에 하얀 눈이 수북이 쌓였네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달도 희고 눈도 희고 천지가 새하얀데
貧脫瘦枝雪花滿(빈탈수지설화만)-헐벗은 앙상한 가지에 눈꽃이 만발하네
驚鵲振翅飛雪花(경작진시비설화)-놀란 까치 날갯짓에 하얀 눈꽃 날리니
街燈照瓣雪尤白(가등조판설우백)-가로등에 비친 꽃잎 눈빛(雪色)보다 더 희네 !
近來白誕深冬天(근래백탄심동천)-가까이 오는 하얀 성탄 겨울은 깊어지고
温雪被子不知醒(온설피자부지성)-따뜻한 눈 이불 속에 마을 잠은 깰 줄 모르네!
농월(弄月)
↑12월 22일 기온 0도
동지(冬至)
曲折生路東濤恰(곡절생로동도흡)-우여곡절 인생길은 동해 물결 흡사하여
强風大浪何時靜(강풍대랑하시정)-높은 파도 거센 바람 어느 때나 잠잠할까
無常歲月鷄鳴盡(무상세월계명진)-덧없는 세월은 어느새 닭울음 끝나 가고
昨日夏至今冬至(작일하지금동지)-어그제가 하지인데 벌써 오늘 동지이네
冬至來環當然理(동지래환당연리)-동지옴은 순환절서의 당연한 이치지만
無影流時增褶病(무영류시증습병)-그림자 없이 가는 시간 느는 것은 주름과 병
內助在時豆粥熬(내조재시두죽오)-아내가 있을 때는 동지팥죽 끓였는데
不喜至粥思念嗎(불희지죽사념마)-즐기지 않는 동지팥죽 왜 이렇게 그리울까?
生聚起散似雲霧(생취기산사운무)-인생은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 안개 같은 것
沒陰陽存如皮豆(몰음양존여피두)-음(陰)이 없는 양(陽)의 존재는 팥껍질과 같구나
作詩至收反凄然(작시지수반처연)-시(詩)를 지어 동지(冬至)를 챙기니 오히려 쓸쓸하고
晝長來春活時短(주장래춘활시단)-낮길어져 봄이 온다 하지만 살날은 짧아지는 걸
농월(弄月)
↑12월 23일 기온 영상 4도 며칠동안 춥던 날씨가 오늘은 매우 푸근하다
지금이 한창 추울 때다 춥다춥다해도 내년 1월 중순이면 봄이야기가 나온다
눈 업은 늙은 소나무(雪背老松)
萬苦乏背加寒雪(만고핍배가한설)-온갖 고통 지친 등짝에 찬 눈까지 업고 섰는
一棵老松庭園立(일과노송정원립)-한 그루 늙은 소나무 정원에 서 있네
夏有颱風枝折軀(하유태풍지절구)-여름에는 태풍으로 가지 꺾인 불구되고
冬天寒雪皮凍裂(동천한설피동렬)-겨울에는 북풍한설로 살갗이 얼어 터졌다
風霜不怒露未笑(풍상불노로미소)-어려운 고생도 화안내고 이슬에도 웃음보이지 않는
心深辣酷曲老松(심심랄혹곡노송)-속 깊고 모질게 서있는 등굽은 늙은 소나무
歲寒然後知松柏(세한연후지송백)-찬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의 푸름을 안다는
孔子所言林中君(공자소언림중군)-공자의 말처럼 초목 중의 군자로다.
悲或快時始終貌(비혹쾌시시종모)-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冬也如夏無比綠(동야여하무비록)-겨울에도 여름처럼 푸르디 푸르구나.
睡醒子愁彎脊骨(수성자수만척골)-자나 깨나 자식 걱정으로 굽어진 그 모습
父母腰骨皺紋顔(부모요골추문안)-부모님의 허리요 주름진 얼굴이다
↑12월 24일 기온 영상 4도 아침부터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비(冬雨)
冬雨多暖(동우다난)- 겨울비는 매우 따뜻하고,
夏雨必凉(하우필량)-여름비는 반드시 서늘하다 했다.
何也(하야)-왜 그러냐고 자문한다.
冬氣多寒(동기다한)-겨울 기후는 매우 춥기 때문에
陽氣自上躋(양기자상제)-따뜻한 기운이 스스로 위로 올라가
故人得其暖(고인득기난)-때문에 사람들은 그 따뜻함을 얻고
而上蒸成雪矣(이상증성설의)-위로 증발하면 눈이 되느니라
夏氣多暖(하기다난)-여름 기온은 따뜻해서
陰氣自下昇(음기자하승)-음기가 스스로 밑으로 내려와
故人得其凉(고인득기량)-사람들은 그 서늘함을 얻고
而上蒸成雨矣(이상증성우의)-위로 증발하여 비를 이루니라
서경잡기(西京雜記)
↑12월 25일 기온 영하 5도
예수님 탄생
耶穌貧木手子出(야소빈목수자출)-예수님은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險界出生地槽子(험계출생지조자)-험난한 세상에 태어난 장소는 말 여물통
臨世先行治病事(림세선행치병사)-세상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병을 치료한 일
奸淫娼女不處罰(간음창녀부처벌)-간음한 창녀를 벌주지 않은 인간 평등사상
子息代死唯父母(자식대사유부모)-세상에서 자식대신 죽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인데
人犯代受十字死(인범대수십자사)-인간이 지은 죄를 대신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힌 분
基督目的耶穌本(기독목적야소본)-기독교신앙의 목적은 예수님을 본받아서
謙遜生後歸上帝(겸손생후귀상제)-겸손하게 살다가 하나님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다
五餠二魚湖邊阜(오병이어호변부)-예수님이 오병이어 설교한 갈리리 호수 언덕
耶穌立處五千位(야소립처오천위)-예수님이 서신곳은 오천명과 같은 높이 위치였다
牧師位置耶尤高(목사위치야우고)-지금 목사의 설교단은 예수님 서신 곳 보다 훨씬 높다
信徒位置更高位(신도위치경고위)-신도 자리보다 훨씬 높은 곳에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葉茂果無如樹木(엽무과무여수목)-잎이 너무 무성하여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처럼
說如外華無耶穌(설여외화무야소)-말과 화려한 겉 치장 속에 예수님은 보이지 않는다!
농월(弄月)
↑12월 26일 기온 영하 3도
김수환 추기경님
生時死後常在邊(생시사후상재변)-계실때나 떠난 후에도 항상 옆에 있듯이
父叔兄如温名字(부숙형여온명자)-아버지 아저씨 형님 같은 따뜻한 이름
自稱我呆但說了(자칭아태단설료)-스스로 나는 바보라고 말했지만
星光黑夜尤燦爛(성광흑야우찬란)-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 찬란해진다
父母陶商號甕器(부모도상호옹기)-부모가 옹기장수 했기에 호를 옹기라 하여
自光不願朴素謙(자광불원박소겸)-자신이 드러남을 꺼려하신 소박과 겸손함
義柔不强光生涯(의유불강광생애)-의(義)에 부드럽고 불의(不義)에 강하셨던 빛나는 삶
無慾寧心清净象(무욕녕심청정상)-욕심이 없고 마음 편안한 깨끗한 표상(表象)
臨終直前遺一言(림종직전유일언)-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남긴 한마디
感謝唯爱全部也(감사유애전부야)-“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였다.
名貌永遠在我邊(명모영원재아변)-그 이름 그 모습 영원히 우리 곁에 계시어
幸福人生願師表(행복인생원사표)-행복한 인생의 사표(師表)가 되어 주옵소서!
농월(弄月)
↑12월 27일 기온 영아 10도 깊은 취위다 춥다춥다 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다
요즘에는 롱패드로 이불처럼 몸을 감싸고 다니고 버스 전철에 난방이 잘되어 있으니
영하 10도라도 크게 추위를 느끼지 못한다
송년 감회
冬季三角鳥不飛(동계삼각조부비)-겨울 북한산은 새들마저 날지 않고
山下村落沈靜寂(산하촌락침정적)-산 아랫마을 에는 정적에 잠기었네
没人寒曉獨散步(몰인한효독산보)-인적 없는 추운 새벽길 혼자 걸으니
擦去一年快逃走(찰거일년쾌도주)-스치듯 지나간 일 년 너무 빨리 달아났네!
농월(弄月)
↑12월 28일 기온 아침 영하 5도
꽃을 보는 마음
世人看花色(세인간화색)-세상 사람들은 꽃을 볼때에 그 색깔을 보지만
吾獨看花氣(오독간화기)-나만은 홀로 꽃의 기운을 본다오
此氣滿天地(차기만천지)-이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면
吾亦一花卉(오역일화훼)-나 또한 한 떨기 꽃이되리니
박준원(朴準源)
↑12월 29일 기온 1도 흐림
숨쉬는 것이 귀한 것
人生舞臺只有一(인생무대지유일)-인생무대 출연은 단 한번뿐
練習再演代替不(연습재연대체불)-연습도 재연도 대신할 수 없다
權金自高別不是(권김자고별부시)-권력 돈 명예 잘난 체 하는 것 부질없는 일
只今呼吸瞬貴也(지금호흡순귀야)-지금 숨 쉬고 있는 순간이 귀한 것이다
농월(弄月)
↑12월 30일 기온 영하 2도
떠남과 남음(離餘)
君何處旅裝(군하처여장)-그대(정유년)는 어디인지 떠날 준비를 하고
我呆窓依立(아태창의립)-나는 멍하니 창문에 기대어 섰다
離餘此處分(리여차처분)-떠남과 남음은 여기서 나누어지니
佇立看天空(저립간천공)-우두커니 서서 공연히 하늘만 바라본다!
농월(弄月)
↑12월 31일 기온 영하 1도 새벽에 눈이 조금 내렸다.
오늘이 지나면 2017년은 영원히 만날 수 없기때문에 아침 6시에 정원을 걸었다.
눈이 얼어 길이 약간 미끄럽기는 하지만 마지막 송별(Last farewel)의 발걸음이
무겁다.
Goodbye, 2017 !
잘 가거라 2017년이여 !
It is a dawn voice I can not meet again.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새벽 목소리여
Thank you for staying with me last year.
지난 해 나와 함께 있어 주어서 고맙다
Anywhere in the universe
우주의 어느 곳에 있더라도
Remember the garden below Bukhan Mountain !
북한산 아래 이 정원을 기억해 다오 !
(농월)nong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