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김병현(23)이 통한의 역전만루홈런을 맞고 시즌 첫패를 기록했다.
김병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니트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왼손 대타 그레그 자운에 우월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⅔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1홈런 2사사구(볼넷, 몸에 맞는 볼). 42경기 연속 무패 행진도 멈췄다.
애리조나의 4-7패.
만루홈런을 맞는 순간 김병현은 쓰러질 듯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마치 올시즌 쌓아온 모든 것들을 단 한 번에 잃어버린 듯한 허탈한 모습이었다.
유력했던 올스타전 출전도 이번 휴스턴전 패배로 사실상 어렵게 됐다.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에 방어율도 처음으로 2점대를 넘어 2.58로 치솟았다.
김병현이 만루홈런을 맞은 것은 지난해 9월2일 샌디에이고전서 레이 랭포드 이후 처음이다.
끝내기 역전만루홈런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기록.
김병현은 팀이 4-3으로 한 점 앞선 9회말 주자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첫 타자 호세 비스카이노와의 승부 때는 1루에서 판정시비가 있었지만 다행히 아웃으로 선언됐다.
애리조나 3루수 크레이그 카운셀이 비스카이노의 땅볼을 잡다 떨어트린 후 1루에 늦게 송구한 것.
하지만 판정시비로 잠시 경기가 중단된 후 김병현의 피칭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레이그 비지오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랜스 버크먼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1사 1·2루가 됐다.
다음은 이틀 전 투런홈런을 맞았던 제프 배그웰.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배그웰을 유격수 땅볼로 잘 유도했지만 타구가 깊어 내야안타가 됐다.
만루상황. 김병현은 2사 만루에서 대릴 워드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기사회생하는가 했다.
마지막 타자 그레그 자운과의 승부 때도 볼카운트 2-0까지 유리하게 끌고갔다.
그러나 공 한 개가 문제였다.
김병현은 ‘칠 테면 치라’는 식으로 온힘을 모아 정면승부를 펼쳤고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몰린 93마일(150㎞)짜리 직구는 자운의 방망이 걸려 그대로 우측펜스를 넘어갔다.
■김병현 일문일답
휴스턴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으로 무너진 김병현은 경기 후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 했지만 충격이 큰 듯 매우 어색한 표정이었다.
특히 시즌 초부터 잘 나가던 김병현이 이날 만루홈런으로 허무하게 무너지자 미국 기자들의 인터뷰도 쇄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루홈런을 맞고 순간적으로 마운드에서 주저앉았다.
순간 무슨 생각이 났나.
▲순간적으로 아차했다.
그리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오니무사라는 오락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왕이 되는 마지막 단계에서 서른 번 이상이나 실패했다.
홈런을 맞는 순간 그 생각이 났다.
―만루홈런을 맞을 때 볼카운트가 유리했다.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다.
결과적인 해석이다.
만약 홈런을 친 선수가 삼진을 먹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최근 컨트롤이 조금 나쁜 듯한데.
▲요즘 투구폼을 약간 바꾸고 있다.
처음에 등판해 그것을 시험했는데 잘 안됐다.
그래서 두세 타자 상대 후 다시 원래폼으로 돌아왔다.
―폼을 어떤 식으로 바꾸고 있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기 힘들다.
이를테면 공을 던질 때 힘을 모으는 호흡을 바꾼다든지 또 팔의 각도를 조금씩 달리하든지 하는 것이다.
―그동안 잘 던졌고 올스타 출전도 유력했는데 이번 휴스턴전 실패로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올스타 출전은 신경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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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소식방
또 만루홈런…주저앉은 병현 (스포츠투데이)
유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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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2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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