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같은 성격과 '디테일' 중시하는 한진가(家)의 경영 스타일
LA행 비행때 조 회장이 와인부터 음악까지 신경쓰는 것 보고 배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땅콩 리턴’ 사건으로 언론에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하와이 원정출산 논란으로 언론의 포화를 맞은 바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언론은 조 부사장을 ‘주목할 만한 재벌 3세 여성 경영인’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974년생인 조 부사장은
서울예고에서 하프를 전공했다. 그는 학창시절 하프연주자가 꿈이라고 했으나, 고등학교 3학년때 전공을 바꿔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에
진학했다. 2006년 인터뷰에서 조 부사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여사가 디자인한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주변에서 그런 그를 두고 조양호 회장 세 자녀 가운데 가장 영민하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한 조
부사장은 1999년 대한항공 호텔 면세사업본부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그 당시만 해도 재벌가 여성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은
드문 일이라 그 때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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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부사장이 2006년 대한항공 상무보로 재직하던 시절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찍은 사진./무디리포트 캡쳐
조 부사장은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그는 입사 3년만인 2002년 기내 판매팀
팀장(차장급)을 달았다. 3년 후인 2005년 12월 상무보로 두 단계 승진했고, 그로부터 2년 만인 2007년에는 ‘보’를
떼고 상무가 됐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조 부사장이 이번 ‘땅콩사태’를 빚게 된 배경으로 그의 불 같은 성격과
함께 ‘디테일’을 중시하는 한진가(家)의 경영 스타일에 있다고 했다. 조 부사장은 2006년 미국의 한 잡지 인터뷰에서 “LA에서
서울까지 비행에서 아버지와 동행할 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아버지가 승무원들에게 와인서빙부터 배경음악까지 세심하게 지적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면서 “나 역시 디테일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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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부사장이 칼호텔 관련 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사진.
조 부사장은 성격과 외모가 어머니를 많이 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여사는 고(故) 이재철 전
중앙대 총장의 장녀로 서울대 미대를 나왔다. 이재철 전 총장은 18대 교통부 차관과 인하대 총장을 거쳤으며,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여사가 결혼할 당시 한진그룹과 교통부 고위공무원 자녀의 혼사로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조 부사장의 경영인으로서
자질 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상무로 승진한 2007년부터다. 조 부사장은 상무로 승진한 2007년부터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을 주도했는데, 그 당시 회사 안팎에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고 업무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추진력을 바탕으로 조 부사장은 2년 후인 2009년 4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이사로 선임됐을 때 언론은 조 부사장(당시 상무)에 대해 “180cm가 넘는 키에 성격은 불 같은
여장부 스타일”이라고 했다.(본인은 키가 175cm라고 밝힘) 어떤 언론은 다혈질인 그의 성격을 주변인의 말을 빌어 “성격이
활달하고, 소박한 편”이라고 순화시켰다.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본격적인 재벌 3세 여성 경영인 시대가 열렸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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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왼쪽)과 조현아 부사장이 서울 중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사진./로스엔젤레스 타임스
로스앤젤리스타임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로스앤젤레스에 짓는 뉴윌스그랜드 호텔이 미서부 최고층(77층) 빌딩이 된 것도 조
부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초기 설계에서 이 호텔은 2개 동에 오피스 위주로 구성됐으나, 조 부사장이 오피스를 줄이고 1개층으로
높게 짓는 방향을 제안했다고 한다. 현재 이 사업은 조 회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 회장은 조 부사장을 늘
대동해 의견을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은 야심이 대단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동생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부사장)가 올 초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조원태 상무가 아들이라는 것 외에는 경영권 승계에 조현아
상무보다 앞선다고 자신할 만한 것은 아직 없다”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조 부사장은 호텔신라의 이부진, 제일모직의 이서현과
함께 주목할 만한 여성 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 부사장은 상무로 승진한 지 5년만인 올해 초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부사장은 경기초등학교와 서울예고를 나왔으며,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에서 학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GEMBA)를 받았다. 조앙호 회장 집안은 남가주대학(USC)과 인연이
깊다. 조양호 회장 본인은 1997년부터 남가주대학(USC) 재단이사를 맡고 있으며, 2006년 개관한 USC 한국학연구소에
한진그룹 명의로 10만 달러를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대표이사(부사장)도
여기서 석사를 받았다. 조 회장의 삼녀인 조현민 전무는 이 대학에서 학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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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조현아 부사장이 상무로 재직하던 시절. 외국 잡지 기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 부사장의 서울예고 동문으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사장이 있고, 코넬대 동문으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등이 있다. 조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경기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의사와 결혼했으며, 결혼 3년만인 지난해 회사에서 전근 발령을 받는 형식으로 미국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출산해 원정출산 논란을 일으켰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