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제법 쌀쌀하다.
인근에 살고 있는 고향친구들은 자기 일 해가면서 고향에 가서 농사도 짓고 이런다.
나는 뭔가?
고향에 작지만 농토도 있고 집도 있고 한 데, 농토는 동네 형에게 맡기고 어뚱한 데 신경쓰고 있으니~~
나두 나름 뭘 해야 할 거 같은 생각이다.
해서 창고 뚝씩이나 돌아보고 시골집가서 흉물스럽게 버티고 있는 지하실 개수작업을 하기로 했다.
작년에 씨받아 논 하수오를 금요일에 물에 담갔다.
방에서 씨방의 씨를 분리하는 데 난리다.
사방으로 털은 날리고 ~~
콧구멍에도 들어가고~~~~~
"에~취~~~~~"
물에 담가도 일부는 씨앗이 분리돼서 아래로 가라앉고 솜털에 갖혀있는 씨앗은 아래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막대기로 휘휘 저어보지만 솜털로 꽉차 떠있는 씨앗이 내려올 수가 없다.
토요일에 산소가서 빵꾸난 분무기를 차에 실었다.
사무실로 가져와서 뭘로 때워야되겠다.
약물이 흘러 등을 적시곤 했었다.
벌써 상사난이 많이 자랐다.
작약도 불그스름한 싹을 뽑아올리고 있다.
고모님 산소 옆에 산수유꽃도 한창이다.
올해 열매 익으면 간섭해봐야겠다.
'이 것이 남자들 한테 참 좋은 데~~~~~~~'
시골집에 부록크 100장 시킨 거 받았다.
차에서 내리고 다시 마당으로 리어카에 실어서 옮겨 쌓았다.
어하다 보니 날이 어두어진다.
부록크가 생각보다 무겁다.
덕분에 땀씩이나 뺐다.
일요일, 일찌감치 아침 먹고 고향 창고로 향했다.
여기 뚝에 이것 저것 심어놓구 간섭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홍매실이 다음 주 내로 만개할 기세다~~~~
봄에는 그래도 열심히 간섭을 하다가 여름 되면 뜸하고 가을되면 잊어버리는 게 창고 뚝이지 싶다.
'이 넘의 풀들은 왜 이렇게 성한 지~~~~'
제초제 안쓰고 간수 하려니 쉽지가 않다.
고향에 어른들은 제초제를 써서 말끔하게 간수를 하는 데 나만 이러니 풀속에 뭣이 자라는 지 알 수가 없다.
요즘, 사금채취카페를 온라인에서 본 거 같다.
다리 밑에 젊은 이가 가슴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열심히 모래를 진공펌프로 빨아들여 그릇에 놓고 일어보구 있다.
어디서 정보를 알았는 지 여기가 금광으로 유명했던 지역인 줄 알고 왔는 가 보다.
접골목도 얼마 있으면 꽃이 필 기세다.
몽우리가 부풀어 터지고 있다.
개울 건너편에는 농로 포장공사가 한창이다.
뚝에 두릅나무도 겉으로는 멀쩡하다.
헌 데 동네 노인네가 불을 놨었는 지 나무 밑이 시커멓다.
순이 제대로 올라오려는 지 모르것다.
전 주에 심은 꾸지뽕나무가 금방이라도 싹을 틔워낼 듯 줄기에 생기가 돈다.
호박심을 구덩이와 나무들 밑을 파고 동네 형님네 거름탕에서 두엄을 실어다 넣구 흙으로 덥었다.
시골집에 도착해서 하수오 씨앗부터 심엇다.
솜털 속에 숨어있는 건 솜털째 드문드문 놓고 흙으로 묻었다.
씨앗만 분리 된 것은 흩뿌림을 하고 밭에서 흙을 가져다 덥었다.
그리고 비닐은 씌웠다.
,
오늘, 지하실 개수를 하려고 하는 것이 본론이다.
막일에 술이 빠질 수 없다.
가게에서 받아온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슬슬 시동을 건다.
원래 지하실은 우물이었다.
형이 축산과 출신으로 고향에서 젖소를 길렀었다.
70년대에는 냉장시설이 변변치 못하여 우물을 파고 우유통을 줄로 묶어서 우물에 담갔다.
차가운 우물물로 신선도를 유지했던 것이다.
밑에는 원통형 이었던 우물이 좀 더 넓이를 넓혀서 사각으로 돌을 쌓아 만들었다.
이 걸 사각진 곳을 복개를 하고 다시 지면하고 일치하는 부분을 다시 복개를 했다.
한 평남짓한 지하공간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지상부 윗쪽은 물을 가둬 아버지 살아계실 때 비단잉어 등을 키우면서 즐기셨었다.
그러던 것을 내가 중간에 땅을 파고 계단을 설치해서 지하실로 개수를 하다가 어떤 이유에서 인지 마무리를 못하고 중간에 멈춰던 것이다.
아직도 그 연유를 모르겠다.
다른 건 모두 기억속에 있는 데 이 기억만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부모님 병환으로 경황이 없을 때 일인 거 같다.
그동안 흙도 허물어져 내리고 세입자들은 온갖쓰레기를 쳐박아 놓았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왔었다.
한쪽벽은 온전하게 남아있고 한쪽벽을 쌓았다.
계단은 온전하게 흙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이 좁은 곳은 넹가(세멘트벽돌)로 쌓고 나머지는 부로크로 쌓았다.
솜씨없는 내가 쌓으니 엉성하다.
연못 난간 높이에 맞춰서 부록크를 쌓고 이 번에는 지하실에 있는 흙을 위로 퍼날랐다.
아마 4톤트럭 한 차는 나왔 지 싶다.
20리터 프라스틱통에 담아서 가파른 계단을 통해 연신 밖으로 옮겼다.
이 거 누가 시키면 못한다고 난리 칠 일이다.
'이 많은 걸 인력으로 하라고 ~~
차라리 사람을 잡지~~~~'
이랬을 거 같다.
허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힘들고 땀나고 해도 모두 퍼다 밖으로 낼 수 있었다.
요즘들어 제일 많은 노동을 한 거 같다.
밖으로 낸 흙을 대충 정리하고 연장을 챙겼다.
벌써 하루 해가 지려 한다.
온몸은 나른하고 ~~~~~~~~~
이제 미장을 하고 철골로 문틀과 지붕의 골격을 만들고 ,위에는 스레트를 이용해 지붕과 벽의 나머지를 마감해야겠다.
미장은 자신이 없으니 미장공을 하루 써야겠다.
한 2주 정도 쉬는 날 고생하면 마무리가 되지 싶다.
연못 위에도 파이프를 이용해 골조를 세워서 다래덩굴을 올려야겠다.
그리고 그 그늘아래 벤취도 맹글고~~~~~~~~
다래가 주렁주렁 매달린 그늘아래서 향긋한 차 한 잔을 나누는 내 모습을 그려보며~~~~~~
첫댓글 수고하셨읍니다 고생 많으셨네요 잘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