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달라지고 있다.
12일 새벽(한국 시간) 벌어진 두바이 4개국 친선축구대회 UAE전은 분명 이전 한국 축구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공격루트 다변화 ▲배가된 득점력 ▲선취골을 내줘도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는 자신감 등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지 한달이 지난 지금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많다.
한국은 8일 모로코전 후반과 12일 UAE전서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프레싱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갔다.한 선수가 오랫동안 볼을 끄는 단점이 줄어들었고 빈 공간으로 달려가 패스를 받는 '볼 없을 때의 움직임'도 돋보였다.또 2대1,3대2 등 우세한 공격 숫자를 만드는 부분 전술 이해도도 높았다.
한국은 UAE전서 송종국-유상철-설기현-고종수가 릴레이포를 터트려 완승했다.좌우 공격형 미드필더와 섀도 스트라이커 등 공격라인 4명이 고루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오른발 아웃프런트 중거리슛(송종국),헤딩슛(유상철),오른발 인사이드킥(유상철),왼발 인사이드킥(고종수) 등 득점 형태도 다양했고 모두 논스톱으로 골을 기록했다.한템포 빠른 슈팅 타이밍,동료들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멋진 '작품'을 만든 것이다.
센터포워드 김도훈도 골 욕심을 버리고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며 동료들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해줬다.UAE전서 오른쪽을 돌파한 뒤 자로잰듯한 센터링 3개를 올려 4대1 대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 좌우 공격라인이 균형을 갖추게 된 점도 긍정적.홍콩 칼스버그컵에선 김태영-고종수의 왼쪽 라인이 심재원-박성배(서정원)의 오른쪽 라인에 비해 훨씬 공격 빈도가 높았다.그러나 UAE전에서 송종국이 오른쪽 날개로 기용되면서 공격 루트가 다양화됐다.히딩크 감독은 이날 센터백 홍명보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자 오른쪽 풀백 심재원의 오버래핑을 자제시켰다.대신 박지성,이영표가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갔다.
그리고 김도훈이 오른쪽으로 돌파하면 송종국(또는 설기현)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득점 찬스를 노리는 등 활발한 포지션 변화를 보여줬다.
한국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도 중요한 소득이다. 새대표팀은 매경기 득점을 올렸고 1,2골을 뺏겨도 언제든 역전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모로코전서 전반 단 한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후반에 상대를 압도하며 동점골을 뽑았고 UAE전서도 1골을 선취당한 뒤 적극 공세로 나서 완승을 거둔 장면은 무기력하게 끌려간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 스페인전(0대3패)과 아시안컵 사우디전(0대2패) 때와 비교해 엄청난 차이다.
아직까지 포백의 수비 조직력과 혼합형 수비(맨투맨과 존디펜스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빨리 바꾸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이 문제 역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