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고성에는 화암사라는 절이 있다.
설악산 시령에서 가까이 있어 속초에 가는 길이면 마음만 먹으면 찾기 쉽지만,
산길로 한참을 가야 만날 수 있다.
눈이라도 내리게 되면 가기 어렵지만
그래도 금강산 줄기에 붙어있기에
화암사의 일주문에는 "금강산 화암사"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보는 바와 같이 쌀바위는 화암사가 있는 계곡의 맞은 편에 우뚝 솟아있다.
그 형태를 보면 마치 큰 쌀알이 엄청나게 뻥튀기 된 듯한 모습이 포개져 있다.
첩첩산중에 이러한 큰 바위가 있으니 그 바위에서 뿜어내는 힘이 있어,
그 힘과 부처님의 힘이 합해졌는지, 이곳에 화암사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곳 화암사에는 쌀바위와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전설은 크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쌀바위의 맨 꼭대기에는 바위에 작은 못이 있고
그 못에는 언제나 물이 고여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가뭄이 들어 고통을 겪을 때면,
이곳에 고여있는 물을 주변에 뿌리면 비가 왔다고 하는 전설이 있고.
또 하나의 전설은,
첩첩산중인 이곳에 스님들은 시주하러 마을로 오고 가기도 힘들어서
불도를 닦는데 어려움이 컷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하던 스님의 꿈속에 백발 노인이 나타나서 하는 말이
"숫바위 주변에 작은 구멍이 있으니
그곳을 찾아서 지팡이를 넣고 세번 돌리라고 하면서,
그러면 2사람 분의 쌀이 나올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을 깬 스님은
꿈속의 노인이 알려준 대로 수바위 주변을 살펴보니
노인의 말대로 구멍이 있어, 이를 발견하고 지팡이를 넣고 3번을 돌렸다.
그랬더니 꿈속의 노인 말대로 딱 2사람이 하루동안 먹을 만큼의 쌀이 나와서,
그 후로는 쌀걱정 없이 열심이 불도를 닦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한 객승이 와서 묵게되자, 쌀이 부족하게 되었다.
그러자 객승은 "3번 돌려서 2인분이 나온다면
6번을 돌리면 4인분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앞장서 수바위의 쌀나오는 구멍에 지팡이를 넣고 6번을 힘차게 돌렸다.
그랬더니 쌀나오는 구멍에서 쌀은 나오지 않고 빨간 피가 나오더니,
이후로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욕심부리지 말고 부지런히 불도를 닦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한 사람이 욕심을 부려 아무것도 안되고 망쳐버렸다는 것...
사람사는 세상에 누구나 욕심이란 것은 탈을 내기 마련이다.
부처님의 불법을 공부하는 것도 결코 욕심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한 전설같은 이야기..
강원도 금강산 초입에 있는 쌀바위 화암사에서 다시 한 번 느껴본다.
화암사는 禾巖寺이니 저 바위가 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절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