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구]
[앵커]
이처럼 최근 대구지역 건설현장 곳곳에서 노조원 고용을 촉구하는 집회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거대 노동조합 두 곳에서 일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건데, 기존 일감을 빼앗는 방식이어서 노동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두 달 넘게 지게차를 운전하던 민주노총 소속 A 씨.
지난달 갑자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해고 노동자/음성변조 : "황당하죠. 3년 동안 계획을 잡고 일을 시작했는데, 하루아침에 나가는 입장이다 보니... 돈을 벌어야 먹고 사니까."]
한국노총이 자기 노조원을 고용하라며 한 달 가까이 집회를 벌인 끝에 빚어진 일입니다.
한국노총 소속 레미콘을 현장에 투입하지 않겠다며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시공사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찾아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만약 민주노총을 쓰면 '우리는 (레미콘) 납품을 안 하겠다.' 현장 일이 안된다는 이야기죠. 현장이 올 스톱이죠."]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이 먼저 일자리를 뺏어가 되찾아 왔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한국노총 건설기계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부터 우리 한국노총 기계를 안 썼다면 모르지만, 이 기계만큼은 원점으로 돌려놓으십시오.' 했었는데 업체에서 약속을 못 지키니까(집회를 열었다.)"]
현재 대구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집회를 벌이고 있는 건설현장은 백여 곳,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노동조합이 오히려 다른 노동자의 일감을 뺏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혜미 입력 2021. 02. 25. 08:52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