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명절과 24 절기(節氣) ◈
이제 몇일 있으면 민족의 대명절 추석(秋夕)이지요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함께 우리민족의 4대 명절이라 하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흔히들 명절과 절기를 혼돈하고 있는데 명절과 절기는 엄연히 다르다 하네요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절기로 나누어서 계절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고
명절은 음력날짜를 기준으로 매년 지키는 잔칫날 이지요
그래서 명절을 아름다울 가(佳)자를 써서 가절(佳節)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해'보다는 '달'을 중시해 왔어요
자고 일어나면 세상을 밝혀주는 태양은 당연히 떠오르는 존재로 여겼지만
캄캄한 밤이되면 맹수들과 타부족들이 침입해 오는것은 공포의 대상이었지요
그런데 이 캄캄한 어둠을 밝게 비춰주는 달이 있어 이들의 침입을 막았으며
특히 만월(滿月)이 되어 캄캄한 어둠을 대낮처럼 밝혀주는 달은 더없이 고마운 존재였지요
그래서 일년중 가장큰 만월을 이루는 8월15일은 뜻깊은 날이었으며 해마다 이 날이 오면
이를 기리기 위하여 제를지내고 축제를 벌이며 먹고 마시며 춤을 추었지요
그러다보니 세월이 흘러 씨름 줄다리기 강강수월레 등의 놀이가 자연스레 형성 되었구요
흔히 추석명절을 중추절(仲秋節)·가배(嘉俳)·가위·한가위 라고도 부르지요
중추절(仲秋節)이라 하는 것은 가을을 초추·중추·종추 3달로 나누었을때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었으므로 붙은 이름이라 하네요
또한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보면 왕이 신라 조정을 6부로 나누었는데
왕녀 2인이 각 부의 여자들을 통솔하여 무리를 만들고 7월 16일부터 매일 일찍 모여서
길쌈, 적마(積麻)를 늦도록 삼았지요
드디어 8월 15일날 그 결과를 발표하고 패한 쪽에서는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승자를 축하하고
가무를 하며 각종 놀이를 하였는데 이것을 가배(嘉俳)라 하였다 하네요
이때 부른 노래가 슬프고 아름다워 회소곡(會蘇曲)이라고 하였지요
그럼 24절기는 무엇일까요?
인간이 24절기를 만든이유는 농사를 짓기 위하여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를 미리 알기 위함이지요
24절기는 절(節)과 중(中)으로 분류되는데 입춘 등 홀수번째 절기는 절(節)이며
우수 등 짝수번째 절기는 중(中)이라 하지요
사계절은 입춘·입하·입추·입동 등 4립(四立)의 날에서 시작된다 하는군요
하늘에서 태양이 1년동안 지나가는 경로를 황도(the Ecliptic)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지구의 공전운동으로 인해 태양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하루에 1도(°)씩
하늘에서 이동하여 생기는 궤도라고 하는군요
따라서 실제로는 태양이 아니라 지구가 하늘에서 움직이는 길이 황도이지요
음력은 달의 운동에 근거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달의 변화는 잘 나타내 주지만
태양의 움직임은 잘 나타내 주지 않아요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운동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음력 날짜와 계절의 변화는 잘 일치하지 않지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음력에서는 계절의 변화 즉 태양의 운동을
표시하여 주는 24절기(또는 24기)를 도입하여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따라서 음력은 태양의 움직임을 24절기로 표시하여 주기 때문에 태음태양력 이지요
우리가 흔히 음력이라 말하는 것은 원래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의 준말인데
여기서 '음(陰)'은 '달'을 뜻하고 '양(陽)'은 태양을 뜻한다고 하는군요
즉 달(태음)과 태양의 운동을 모두 고려하여 주는 역법이란 뜻이지요
24절기는 태양의 운동에 근거한 것으로 춘분점(春分點 :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부터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 간격으로 나누어 24점을 정하였을때 태양이 각 점을 지나는시기를 말하는데
좀더 정확히 말하면 하늘에서 태양의 위치가 황도가 0˚ 일때 춘분, 15˚ 일때 청명, ....., 300˚ 일때
대한이 되는거지요
그래서(24 × 15 = 360˚)가 되어 한바퀴를 돌게 되는 거래요
24절기의 이름은 중국 주(周)나라 때 화북지방의 기상상태에 맞춰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하게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거의 비슷해 이를 활용하여
농사일을 하는데는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절기는 이처럼 음력을 쓰는 농경사회에서 필요에 따라 양력과 관계없이 만들었지만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탓에 결과적으로 양력의 날짜와 일치하게 되는거지요
실제로 달력을 놓고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사이와 19∼23일사이에 오지요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이어서 태양을 15도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래요
결과적으로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이라 해야 맞는다 하네요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절기를 쟀을까요?
'농경사회에서는 태양과 별의 움직임을 재는 천문학이 아주 중요해
조선 세종때에는 혼천의, 간의 등으로 태양의 움직임을 관찰하였고
이를 증보문헌비고나 칠정산내ㆍ외편에 기록했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달력은 삼국시대(三國時代)에 백제(百濟)가 중국의 송(宋)나라에서 들여온
원가력(元嘉曆)을 사용했던 기록이 있으며
그 후 조선 세종때에 일종의 태음력인 칠정산 내편(七政算內篇)과 외편(外篇)의 역법을 만들었는데
칠정(七政)이란 역목(曆目)·태양(太陽)·태음(太陰)·중성(中星)·교식(交食)·오성(五星)·사여성(四餘星)의
7개 천문을 일컫는다 하네요
실제의 달력을 사용한 것은 조선조 효종(孝宗) 4년(1653년)에 청(淸)나라에서 수입된
서양천문학에 영향받은 시헌력(時憲曆)을 채용한 때이고
현재 사용되는 태양력(太陽曆:양력)은 고종(高宗)32년(1895년)이 처음이라 하는군요
또한
24절기는 아니지만 다른 세시 풍속으로 설날(음력 1월 1일), 대보름(음력 1월 15일)
한식(寒食, 동지로부터 15*7=105일째 날, 대개 청명 근처), 삼짇날(음력 3월 3일)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 유두(流頭, 음력 6월 15일), 칠석(七夕, 음력 7월 7일)
백중(百中, 음력 7월 15일), 추석(秋夕, 음력 8월 15일), 중양(重陽, 음력 9월 9일)
등이 있지요
옛날에는
추석에 추석빔을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여러 가지 햇과일·토란국 등 음식들을 장만하여
추수를 감사하는 차례를 조상님께 지냈지요
또한 맛있는 음식을 이웃과 다정하게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구요
아무리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도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냈으므로
"1년 열두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도 생겨났다 하네요
이번추석에도 이웃과함께 즐겁고 유익한 명절 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