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시장에 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새 정부의 화두인 중소기업 육성정책으로 올해 코스닥시장이 크게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악재로 주식시장이 급락하게 되면 반대매매로 물량폭탄이 쏟아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 내 신용융자 잔고는 14거래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 기간 신용융자 잔고도 1조7120억원에서 1조7870억원대로 700억원 넘게 불어났다.
더욱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1009개 종목 중 신용융자 잔고비율이 시가총액의 5%를 상회하는 곳은 총 97개로 전체의 10%에 육박한다.
신용융자 잔고란 개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담보 없이 90일간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처럼 신용융자는 결국 투자자들이 증권사에게 갚아야 할 기한부 부채지만, 주식시장이 급락해 해당 주식이 최소담보유지비율로 아래로 떨어지게 되면 반대매매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가령, 종자돈이 1000만원인 투자자는 신용융자를 통해 담보금의 100%인 2000만원어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가치가 최소담보유지비율인 14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이로 인해 신용매물은 증시 급락시 하락폭을 더욱 크게 확대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카메라 모듈 전문업체 캠시스는 현재 신용잔고 비율이 10.55%에 달해 코스닥시장 내 신용잔고 비율이 가장 높다. 아이컴포넌트, 중앙백신, 코이즈, 다날, 플렉스컴, 뉴프렉스 등도 신용잔고비율이 9%를 넘었으며 웰크론한텍, 좋은사람들, 진양제약, 크로바하이텍, 카스, 인프라웨어, 씨티씨바이오등도 8%를 상회하고 있다.
이같은 신용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들은 대부분 연초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특이한 점은 일부 종목은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앙백신은 지난 14일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당일 전체 거래의 3%에 달했다. 크로바하이텍도 지난 8일 이후 공매도금액이 10만원대에서 수억원대로 급증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일부 종목은 주가 상승을 예견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과 하락에 '베팅'(공매도)하려는 투자자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다만 현재 불안한 증시가 밀리게 된다면 증거금 부족 등으로 신용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