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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울드레서 (SoulDresser) 원문보기 글쓴이: ⓧ베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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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덮고 있는 쟈켓을 조금 벗겨보는 영신.
흐릿하게 한 남자의 싸우는 실루엣이 보이긔.
그러다 다시 치밀어 오르는 기침에 허리를 꺾는 영신.
정후, 공격해오는 사내를 쓰러뜨리는데 찰칵 소리와 함께 터지는 플래시.
일마 이거 느낌이 상당히 친근하네.
한방 더 찍는 남자.
너.. 혹시 우리 대표님이 무쟈게 보고 싶어하는 그 놈 아니냐?
그 때 정후가 찬 벽돌이 남자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맞춰서 떨어뜨리긔.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하기도 해야 하고. 더 중요한건 폭력현장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영신에게 다가가서 머리 위로 다시 옷을 덮는 정후.
사내들의 공격을 계속 받아 넘기긔.
그때 정후의 팔목을 잡아채는 요요.
하지만 곧 정후에게 제압당하고 말긔.
그리고 그 때 들리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
어이 동업자. 또 보자.
순식간에 자리를 피하는 사내들.
사내들이 완전히 사라지자 정후는 영신에게 다가갑니다.
손을 부들부들 떨며 약병을 꺼내는 영신.
하지만 떨리는 손으로 뚜껑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가와 대신 약병을 받아드는 정후.
몇 알.
두.. 두알.
영신의 머리에서 쟈켓이 흘러내리자 얼른 가슴에 당겨 안는 정후.
잠시 후, 영신의 심장소리는 잦아들기 시작하긔.
여전하네. 음식을 남게 만드는 거.
내가 손이 좀 크지. 오늘은 니 형이 안 와서 더 남아버렸네.
음식.. 언제나 한 사람 분 더 만드는 거지?
순간 멈칫하는 명희의 움직임.
... 그냥 넘어가. 모른척 해.
얘기.. 해도 되나? 그 애..
... 지안이 얘기?
해도 돼?
하지 마?
지안이가 살았다면 지금 몇 살쯤 되었을까.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그런 얘기.. 해도 돼?
누나..
다음 생일이 오면 스물여덟 살. 그리고.. 모르겠어.
그 애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어떤 음식을 좋아할지. 모르지. 난.
아마 살아 있다면 지안이도 누나나 길한이 형처럼 기자가 되지 않았을까.
보통 그러잖아. 애들은 부모따라..
냉장고 문을 쾅 닫는 명희.
누나..
죽었잖아. 지안이.
그 애가 살아있는데 내가 어떻게 몰라.
그럴 수 없잖아.
내 말은 그냥 만약에..
딸이 살았는데 엄마가 모를 수가 없잖아.
살아있는 딸을 버려놓고 내가 혼자 산거면 안 되잖아.
알았어.
그만해.
그럼 그 애가 엄마 없이 일년.. 십년..
이십년.. 이십일년.. 이십이년..
그런데 나 혼자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고.. 이렇게..
누나. 내가 잘못했어. 그만.
생각하지 마. 누나. 제발..
마침 퇴근하던 문식이 그 모습을 보고 달려들어오긔.
명희야.
왜 이래. 무슨 일이야. 명희야.
- 그니까.. 내가 내 기사도 취재원도 지키지 못할 거라고요?
김문호 기자..님... 한테 내 취재원을 넘기라고요.
... 왜요?
그 취재원. 지금 좀 위험할텐데. 설마 위험한지 아닌지 그것도 감이 안 오나?
지금.. 상황 분석이 잘 안 되고 있지?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앞으로 이 판이 어떻게 돌아갈 건지.. 전혀 모르겠지?
.. 제가.. 기자님 팬이거든요. 거의.. 광빠거든요.
기자님이 성우재단 불법자금 파헤쳐서 거기 이사장 쫓아낸 거.
버지니아 조세피난처 터뜨린 거. BM 인터내셔널 주가조작 끝까지 파내서 국무총리 사표 쓰게 만든 거.
대학교 때부터 다 봤고요. 어떤 건 기자님이 했던 리포트 대사까지 내가 다 외우거든요.
근데 그거 다..
본인이 직접 취재한 거 맞습니까?
어디 저처럼 얼빵한 기자 찾아가서 니 기사, 니 취재원 내놔. 그랬던 거 아니고요?
그래도 그 어디냐. 이라크. 거기 전쟁터는 직접 가셨잖아요.
거기 소녀 가족 학살당한 현장, 직접 카메라 들고 가서 찍었잖아요.
내가 그거 보고 너무 감동해서..
채영신.
.. 예.
이번에 니가 낸 기사. 뭘 몰라서 얼결에 낸 건지. 나름대로 용기를 내보겠다고 사고 친 건지 모르겠는데.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찾아와.
제가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상상했었거든요.
이렇게.. 김문호 기자한테서 직접 명함 받는 거.. 내 로망이었는데..
( 딱 예전에 누나를 보는 거 같았어. 똑바로 쳐다보는 그 눈이나.. 그 말투나.. )
그 때 문호의 곁으로 다가오는 문식.
누나는. 괜찮아?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리고 이 모습을 정후 똘마니인 대용이 찍고 있긔.
형수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 뭐랬길래 저 사람이 저 지경이야.
오박사는 뭐래요. 지난주에 형수, 검진 받았잖아.
이십년 넘게 똑같지.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정신과, 한 바퀴 돌고 약 한보따리 받아오는 거.
그래서.. 뭐야. 니 형수 한동안 별 일 없었어.
몇 달 넘게 발작도 없고 멀쩡했다고..
뭐야. 말해.
두 달 전. 연락이 왔어. 누나 딸 지안이. 무덤을 옮겨야한다고.
그 말을 한 거야? 명희한테?
아직 안했어. 다 끝낸 다음에 알려주려 했지. 그 말을 듣기 전에는.
그 무덤 안이 텅 비어있대.
그 무덤. 그 관 안에 돌멩이 몇 개 밖에 없었다고.
지안이를 그 무덤에 안장한 거, 형 아니었어?
지안이.. 죽은 거 맞아?
아니면 살아 있는 애를 죽었다고 누나한테 거짓말을 했나?
지안이는 죽었어.
살아 있다면..
죽었어. 니 형수가 그거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사람 다시 살게 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너도 알지?
그러니까 지안이는 살아 있으면 안 되지.
살아있으면 안 돼? 무슨 말이 그래?
그 말은 그럼 그 애가 살아있다면 다시 죽여 놓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왜 그런 식으로 말하니.
23년 전. 그 때도 그랬나. 길한이 형도 그렇게 처리했어?
살아 있으면 안 돼서?
그 날의 사고 얘기, 다시 해줘? 다시 들어야겠어?
사고 맞아?
... 맞아?
사실을 알면.. 어쩔 건데.
형.
모르고 사는 지금이나. 알고 난 뒤나. 뭐 달라질 수 있나?
니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책상을 쾅 내려치는 문호.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사람들한테 무슨 짓을 했어.
니가 짐작하는 대로야.
내가.. 뭘 짐작하는데.
나에 대해서 너 다 알고 있잖아.
아, 하나만 빼고.
넌 내가 개선문 같은 책은 평생 안 읽을 거라고 생각했니?
이 방에서 벌어진 모든 일. 너 다 알고 있어. 그런데 넌 이제까지 아무 것도 한 게 없지.
날 말린 적도 없고. 경찰서에 신고한 적도 없고. 니 뉴스에 보도한 적도 없어.
해봤자 소용없었으니까. 해봤자..
그건 말이다. 문호야. 너도 한 편이라는 거야.
나하고 너. 92년 그날부터 지금까지.
우린 한 편이야.
아직 인정이 안 되니?
- 뭐하냐.
- 지금이 일 없으면 너 운동하는 시간이잖아. 근데 뭐하냐고.
별로 바쁘지 않으시면 우리 생각이라는 걸 좀 해봅세. 상황 정리.
일단 배상수네 애들이 니가 힐러인 거 알아봤어. 그치?
지금 그 보고를 받은 배상수는 머리통을 굴리고 있겠지.
무엇이? 힐러가 나타났어? 왜? 어디에? 채영신이라는 여자 옆에.
그려. 내가 잠깐 쳐돌아서 또라이 짓을 했어. 인정. 됐지.
그럼 지금 배상수는 무슨 지시를 내리고 있을까.
틀림없습니다. 저 놈입니다.
애들 말에 따르면 지난 번 지하철에 출몰했던 놈하고도 인상착의가 맞아 떨어진답니다.
저게 그 놈이 끼고 돌았다는 여자야?
그 여자하고 보통 사이가 아닌 거처럼 보였습니다.
이름.
채영신이라고 썸데이 기잡니다. 처리하라고 하셨던 그 기사..
그걸 이 여자가 썼다고?
집 주소부터 해서 신상 털어봐.
- 이 시간부터 채영신이 그 여자 주변에는..
너를 찾는 상수 패거리가 촘촘하게 깔려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야지. 그러면 어쩔 것인가.
어쩌고 자시고도 없지. 이제부터 너는 그 여자로부터 무조건 멀리 떨어질 것.
지구상에서 그 여자가 존재하는 쪽은 쳐다보지도 말 것.
보나마나 지금 상수 패거리, 그 여자애 직장. 집. 친지관계. 학교 때 성적표까지 다 뒤지고 있을 거니까..
.. 상수 패 말이야. 어디까지 해?
뭘 어디까지 해.
일거리 받으면 협박.. 납치.. 그런 것도 하나?
겉으로야 건전하고 합법적인 대행업체지만 그렇게 건전하고 합법적으로 일해서 그 건물 살 돈을 모았을 리는 없다.. 고 봐야지?
만약에.. 어.. 완전 만약인데.. 그 놈들 말이지.
잠복을 해도 내가 안 나타나면 채영신이한테 직접 알아내고 싶어질 거잖아.
민자가 뜨개질을 멈추긔.
그게 어느 정도까지 ..그니까.. 뭐 설마 납치 감금 고문..
이런 식으로 알아내려고 하진 않겠지?
얘. 힐러야.
어떻게 생각해. 충분히 그럴 놈들인가?
채영신이가 그렇게 이쁘드냐?
정곡을 찔려서 사레들렸쟈나.
사진으로 보니 이쁘장하긴 하드만. 실제로 보니 더 이뻐? 섹시해?
이 아줌마가 한밤중에 노망이 시작됐나.
아까도 잽싸게 튀어야할 순간에. 너 그 여자애한테 달려갔어.
지금도 뭐냐. 지 발등에 불이 지글지글 타오르고 있는데 그 여자애 걱정 하고 있는 거? 그런 거?
그렇게 이뻐?
아줌마.
... 하지 마.
민자의 목소리에서 웃음기가 빠지긔.
너, 수배범이야. 얼마 전부터는 살인용의자고. 무인도 살 돈 모으면 이 나라 뜰 거래매.
그 때 따라가 줄 여자 아니면 하지 마.
- 암만 이뻐도 하지 마. 그게 뭐든.. 시작하지 마.
잠시 후, 옥상에 올라와있는 정후.
돌아가려 하는데 마침 울리는 휴대폰 문자 알림 소리.
대용의 문자긔.
함께 있는 문호와 문식의 사진.
그 썸데이 기자를 추적하는 중에 재미난 게 걸려들었습니다.
저에게 맨 처음 지시하셨던 거 말입니다. 심부름꾼 중에 힐러란 놈을 찾아라. 그리고 처리해라.. 하셨지요?
그 놈이 이 기자와 연결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 판단으로는 말입니다.
이 기자가 뭔가 찝찝한 기사를 썼다고 하셨단 말입니다. 그 일하고.. 이 힐러 놈하고 커넥션이..
- 배대표.
- 예.
- 판단하지 마세요.
- 예?
- 배대표는 아무 것도 판단할 필요 없어요. 그냥 지시한 것만 제대로 해주면 돼.
-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그래서 주연희라는 여자, 거처는 알았어요?
썸데이 기자가 알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밀착 잠복 중입니다.
힐러란 자는?
끌어낼 길을 알았으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하세요 그럼. 연락은 그 뒤에 하고.
주요 일간지 쪽은 협조 약속 받아냈고요. 방송 쪽도 얘기 끝났습니다.
그래도 백프로 커버하기는 힘들 겁니다. 인터넷이니 팟캐스트 같은 자잘한 데서 계속 물고 늘어질 수도 있고..
상관없지 않나?
이번 껀은 작지 않습니다. 차기 서울 시장 후보가 건설업체 사장에게 성접대를 받았다는 겁니다.
피해자라는 여자가 경찰에 정식 고소까지 했고요. 야당 쪽에서 자체적으로 조사 들어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완전히 막긴 어렵습니다.
자잘하다면서.
그 것들이 왜 계속 자잘한 줄 아나? 합해지지가 않아.
각자 지 방구석에 앉아서 말로만 떠들 뿐이야. 그러니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
계속 자잘하게 존재하는 거 밖에. 안 그런가.
예.
다음.
봉진생명 말입니다. 검찰 쪽에서 흘러나온 얘긴데요..
그런데..
예?
힐러.. 란 말이지.
그 심부름꾼 말입니까?
익숙한 이름이거든. 그 때 그렇게 불렀어.
아주 예전에.
첫댓글 헉
헉 이거 재밌는거래서 궁금했는데 잘볼게 고마워!!!!🥰
헐 이거 정주행하다 말았어서 뒤에 궁금했는데 ㅠㅠㅠ 여시 캡쳐로 다시 볼수있어서 행복하다 고마워 ㅠㅠ
지창욱잘생겨서 더재밌네
ㅈㄴ재미따 쓔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