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교장선생님"
".."
"교장선생님.."
"..."
설화 고등학교의 교장 백 설.
교장이라는 사람이 9시가 다되서야 터덜터덜 잔뜩 부은 얼굴로
교장실에 나타나서는 바로 책상에 엎어져 버렸다면 누가 믿을까.
자신의 팔을 배게삼아 곤히 잠든 설의 얼굴은
아직 갓 고등학교 입학한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앳되보였다.
그 모습이 왠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위화감을 주는 것 같아
다들 버릇이 없다는둥 투덜거리기만 할 뿐 실제로 그녀를 쉽게 깨우려 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일어날 생각이 없는듯한 그녀를 향해
어이없다는 얼굴로 다가오는 그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쭈글이 할멈.
"교장선생님!!! 얼른 일어나세요!"
"... ."
그러나 여전히 대단한 그녀는 아무 미동도 없다.
"하이구 참. 진짜. 어디서 이렇게 새파랗게 젊은 계집애를 교장으로 모시라는건지.."
"교감선생님.. 듣겠어요."
"들으라고 하세요!! 누가 무섭다던가요 이런 어린애를."
벌떡.
큰소리를 떵떵 치던 할멈은 아까전까지만 해도 아무 미동 없던 설이
벌떡 일어나자 되래 그 옆에 선생보다 더 소스라치게 놀란다.
참.. (...)
"아.. 교..교장선생님.. 방금 그..!"
"....꼬르르르륵"
..
"..젠장..."
멍한 표정으로 왠일인지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할멈을 멀뚱히 쳐다보던 설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오장육구가 뒤틀리는 소리에 작은 욕지꺼리를 내뱉은채 교장실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
..
띠링 띠리리리리리링♬
"..아."
"몇초만 늦었어도 딱 맞는건데요."
"아니에요. 원래 점심종은 녹음테이프 때문에 몇 초정도 늦게 울려요. 아주 정확한걸요."
"..."
"..."
말이 끊긴 선생님들의 시선은 동시에 그녀가 빠져나간 문으로 향하였다. (..)
....
.....
......
..
"식당..식당...식당..."
그녀는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고 있는것일까.
교장 부임 첫날에 퍼자는 모습과 배에서 나는 괴상한 소리밖에 듣지 못한
선생님들이 자신에 대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천지상 이 놈.. 또 외박이라 이거지. 덕분에 아침도 못먹고..
내가 누구때문에 여까지 와서 이러고 있는데. 궁시렁."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아 모르겠다. 생각하니까 더 배고파. 그나저나 이놈의 식당은 도대체 어디야?"
",,교장선생님?"
"교장. ..그거 난가."
그냥 무작정 걷고만 있는 설의 앞으로 다가오는 남자는 분명.
저번에 그 할멈과 차에 타고 있던 말끔한 청년(?) 아니야?
"..식당 가세요?"
"...아..네. 근데 식당이 어딘질 모르겠더라고요."
"하하. 잘됬네요. 저도 가던 참인데. 같이 가시죠."
말끔한 청년은 역시 도움이 된다니까. (뭔 소린지)
금방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살짝 웃음을 띈채 그 말끔한 청년의 뒤를 따르는 설.
"..저. 그때는 거짓말 해서 죄송해요."
"괜찮아요. 모르는 사람 따라간 제 잘못도 있죠. 뭐 대가는 누군가 톡톡히 치뤘지만."
"하하. 그럼 저도 아직 모르는 사람 아닌가요? 이렇게 순순히 따라가도 되요?"
".. 말끔한 청년.."
"예?"
".. 혼잣말이에요"
어느새 그는 그녀에게 말끔한 청년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럼 소개가 늦었지만.. 전 2학년 사회담당인 이현우라고 합니다."
"아.."
"교장선생님께선.."
"설이에요. 백설."
"아.. 그럼 설이씨라고 부를게요. 설이씨는 나이가 어떻게되세요?"
"여....스물 셋이요."
"죄송해요 실례되는 질문을 해서요. 하지만 설이씨가 하도 동안으로 보여서
여기저기 말이 많거든요."
"저에 대해서요?"
"예. 설이씨는 우선 나이도 어려보이고 여자인데다 얼굴도 꽤나 매력적이시니까.
아직까지도 화제가 될 만하죠. 아. 다왔네요."
설이의 눈에 비친 식당은 꽤나 커보였다.
여길 엄마가 다녔다는건가.
..이 곳에 와서 밥을 먹고 그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또..
"여기 앉아계세요."
"..네"
웅성웅성
"저기 저 긴머리 여자가 교장선생님이야?"
"..진짜 장난 아니네."
"20대 맞아?"
날 보며 수근대는 아이들.
거의 대부분은 놀랍다는 시선과 설마하는 시선
그리고 내 욕을 하거나 깔보는 시선도 꽤 있었다.
아. 간간히 이선생님 이야기로 시작해 내 욕으로 끝나는걸 봐서
이선생님 꽤 인기있나보다. 하긴. 스타일 좋고 자상하니.
꽤나 여고생들 마음에 불을 질러놨겠지.
이런저런 생각에 멀뚱히 이선생님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에 첫번째를 시작으로 차례로 놓여지는 세개의 식판들.
"어이. 교쟝. 하이."
"안녕하세요 짱~. 실례좀 하겠습니다."
"ET. ET. 안녕하세요!!"
"... . 어. 알겠는데. 한가지로만 불러주지 않겠냐."
그녀의 앞에 형형색색 신호등 형제들이 나타나자 식당 안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그래요 그럼. 교쟝으로 통일하죠."
"짱"
"ET"
"야. 교장선생님한테 교쟝이라고 하지 짱이 뭐냐 짱이? 돌앗냐?"
"교장선생님이 말그대로 학교 짱이지 뭐냐? 그리고 너야말로 맞춤법 제대로 해."
"선생님은 분명 ET야.!!"
하아. 배고파 ..
근데. 이것들 왠지 어제랑 날 대하는게 틀리단 말야?
안어울리는 존대에. 특히 빨강머리. 너의 그 냉얼음이 떨어지던 차가움은 어따 엿바꿔먹고
노랑 파랑이랑 죽맞아서 촐랑대는거냐.
"빨강.. 약 먹었냐."
"설마요~. 저 월래 이런데요."
"구라 쌩 깐다. 이 새끼 성격이 얼마나 드러운데."
"이중..인격자."
"설마요. 그런거 아니에요 교쟝. 저흰 누구한테 교쟝을 부탁받은거뿐인데 너무해요~"
"..부탁?"
순간 설이의 얼굴에 설마하는 표정이 교차한다.
그때 저기 멀리서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달려오는 한 남자.
"어? 설앙~~~~~~~"
역시 너구나.
.. 천지상. 이 변기통에 대가리를 처박아 그대로 물을 내려도 모자를 새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불량 교장선생님을 소개합니다●[004★] (수정)
갱이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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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1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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