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철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 글로벌테크리서치헤드 겸 한국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20일 머니랩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은 단기적인 현상"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제기한 반도체 겨울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반도체 전문가 이 씨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상품(일반제품)과 비상품(특화제품) 메모리 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늘면서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프리미엄 반도체 시장에서의 공급은 오히려 부족할 것이라는 게 이 씨의 예상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우려에도 HBM의 성능은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세대 전환이 빨라 공급가격이 떨어질 여지가 없다. 메모리 사이클은 단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의 우려보다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을 것"이라며 "내년 D램과 낸드의 ASP(평균 판매가격)는 올해보다 각각 14%, 12%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AI 버블론'으로 인한 반도체 주가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기우라고 진단했다. 이씨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거품 논란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적어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거품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씨는 "AI가 만드는 데이터와 결과는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면서 "AI가 수익을 낼 날이 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AI를 도입하는 기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고, 지금은 이런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11월 미국 대선이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이씨는 예상했다. 이 씨는 "반도체 기술은 국가 헤게모니와 직결된다"며 "미국에서 어느 정권이 출범하든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