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 제 신부가 될 그 사람이 제 옆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너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저희들, 이제야 서로의 옆에 서려고 합니다.
... 그 사람이 지금 여기로 오고 있습니다. 저한테 오는 길.. 여러분 누구도 막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문 열린다. 들어서는 정서.
눈부신 웨딩드레스 차림이다.
영문 모른채 태화손을 잡고 들어서는 정서.
일동 침묵. 정적속에 놀라는 각각의 리액션들..
정서, 약간 멈칫하지만 태화가 이끄는대로 천천히 걸어온다.
정서가 송주에게로 가는 길... 침묵속에 하나둘 자리를 비켜주는 사람들.
하얗게 굳어서 어쩔줄 모르고 서있는 미라와 유리
멀리서 벅차게 보고있는 송주.
태화, 행복한 미소로 걸어가다가 한교수에게 정서 손 넘겨준다.
한교수, 눈물로 정서 손을 잡는다.
정서 (눈치채고) 아빠....?
한교수 그래.. 정서야.
정서 여기 어디야?
한교수 널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줄게.
한교수, 정서 손을 잡고 한걸음씩 다가가 송주에게 넘겨준다.
송주 손 잡고 움찔하는 정서.
정서 오빠...
송주 한정서. 니 결혼식이야.
정서 (멈칫... 굳는. 뿌리치고 돌아서려는데)
송주 (정서 손 꽉 잡는다) 피하지 마. 정서야...
우리 결혼식 축하해주려고 모두들 와주셨어.
정서 (후들거리는)
미라 이건 말두 안돼!
앞으로 나서며 비명처럼 소리를 지르는 미라.
미라 차송주! 사람을 우습게 봐두 유분수지. 지금 뭐하는 짓이야?
도대체 뭐하자는거야?
유리 (흐느낀다) 오빠..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나한테 어떻게.....
(뛰쳐나가려는데)
미라 (억지로 붙잡으며) 우리 유리, 엄연히 정식 약혼자야.
근데 이렇게 앞에 세워다 바보 만들어놓고 니들이 결혼을 해?
정서 (흠칫 놀라 굳어있다)
송주 죄송합니다.
한교수 (말리며) 여보..
미라 (무섭게 뿌리친다) 당신은 알고 있었죠? (민회장에게) 민회장님두 알고 계 셨던건가요? 저희 둘만 감쪽같이 속은거에요?
민회장 (난처한데)
미라 이런 결혼, 나 인정 못해요. 다 무효야! 나, 명예훼손으로 다 고소할거야!
태화 (나서며)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을텐데
미라 뭐야?
태화 유리 너도 마찬가지야. 정서눈 저렇게 된거, 너 때문이잖아!
5년전 교통사고. 니가 차로 정서 치는 바람에... 정서 눈까지 잃은거잖아!
일동 (술렁이는)
유리 (하얗게 질리며 송주 본다)
송주 (굳어서 유리 보고 있다)
정서 (눈 질끈 감아버린다)
태화 (미라보며) 지금까지 그걸 숨겨온 당신도 공범이야!
미라 (위기감으로) 니 말 믿어줄 사람 아무도 없어!
필수(E) 내가 있지!
사람들, 놀라 돌아보면
미라쪽으로 다가오는 필수.
필수 (앞으로 나선다) 오랜만이다. 태미라.
미라 저.. 저...
유리 (놀라 말 못하는데)
필수 (침착하게 앞으로 나서며) 저 한유리 애비되는 사람입니다. 저 유명한 여 배우 태미라의 전남편 되는 사람이구요. 나도 애비되는 사람 입장에서 웬 만하면 이런말 안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참을수 없는 일이란게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미라, 자제력을 잃고 필수에게 달려드는데 장이사, 미라 막는다.
필수 (유리에게) 5년전에, 니가 나한테 찾아와서 아빠 차 끌고 나갔다가 교통사 고를 냈는데 시체를 좀 숨겨달라... 했어 안했어?
유리 (정신없이) 시체 아니었어!
필수 그래... 정신을 잃은 정서였지.
유리 (아차 싶은)
일동 (술렁이는데)
정서 그만하세요! (눈물 흘리며) 제발 그만하세요.
필수 정서 너도 들어야돼! 온몸에 피범벅이 되서 쓰러져있는 널 데리고 와서 나 한테 숨겨달라고, 감옥 가기 싫다고 사정을 하드라. 그리곤 내팽개치고 가 버렸어. 감쪽같이 죽은걸로 바꿔치기해놓은건 나도 나중에 알았다. (유리보 며) 일부러 밀어버린게 아니라면 그런짓까진 못하지. 안그래?
유리 (덜덜 떨며 대답 못하는데)
필수 나도 더 이상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정서를 좀 봐! 내가 얘기 안하게 됐 나. 애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에라이 못된년들. 니들은 인간도 아냐. 알어?
(회한으로) 딸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멀쩡히 살아있는 딸 자식 유골 뿌린 바보같은 놈이었어.
미라 (어이없다는듯) 당신도 그 미친놈들 얘기 믿는거야? 우린 아무 잘못 없어!
한교수 (차가운) 따져보면 밝혀지겠지.
미라 (풀썩 주저앉아 넘어갈 듯 가슴 치며) 나 억울해, 너무 억울해...
그놈들, 내가 가만 둘줄 알아?
그때 들어서는 태화.
미라 (확 돌아 태화에게 달려들며) 너... 너 이자식.. 니가 나 이렇게 만들어놓고 무사할줄 알았어?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미라, 태화에게 달려드는데 뒤이어 들어서는 필수와 경찰관 두엇.
미라, 헉 놀라 멈춘다.
경찰1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한정서씨 사고 문제로 왔습니다.
미라 우리 유리, 그런짓 한적 없어요!
경찰1 이분들 증언은 다른데요.
미라 (뭔가 얘기하려는데) 어떻게 그놈들 말만 믿어요? 증거가 있어야지! 증거!
한교수 그땐 워낙 경황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범퍼가 심하 게 찌그러져 있었어요.
미라 (날카로운) 생각만으로 증거가 되진 않아요.
태화 피를 많이 흘렸었는데 시트에 혈흔이 남아있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미라 (헉 긴장. 극도의 불안)
경찰 그 차, 지금도 타고 다니십니까?
한교수 네. 바꾸지 않았습니다.
경찰 (일어나며) 한유리씬 어딨습니까?
막 계단을 내려오던 유리, 경찰을 보고 놀라 선다.
경찰 잠시 서까지 가주셔야겠습니다.
유리, 놀라 막무가내로 도망치려하지만 이내 잡힌다.
유리 (몸부림치며) 왜 이래요? 놔! 놔!!
미라 (달려올라와 유리 잡으며) 안돼! 못 가!
유리 엄마.. 엄마!
미라 (약간 미친 듯한) 얘가 누군줄 알아요? 내일이면 그로벌 그룹 며느리될 사 람이야. 오늘 결혼은 무효야. 무효!
경찰 결혼이고 며느리고가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지금 저흰 5년전 교통사고 얘 길 하는겁니다. (유리에게) 가시죠.
유리 (포기한듯) 알았어요. 갈께요. 가요.
미라 (미친 듯이 유리 붙잡으며) 내일 너 결혼식인데 어딜 가! 지금까지 이날만 기다려왔는데.. 지금와서 다 망칠거야?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그거 어떡할거야! 너 꼭 갚겠다고 했잖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했잖아! 결혼해서 내 한 풀어주기로 했잖아!
유리 (그런 미라에게 질리는데)
경찰 (유리를 데리고 나간다)
미라 (쫒아나가며) 너 다 잊었어? 그 지긋지긋한 가난... 잊어버렸어? 그런거 아 니지? 그럼 가지 마. 가지 마! 유리 너 이렇게 나오면 너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두 태화 저자식처럼 다락방에 갇히구 싶어? 나 배신하면 가만 둘 줄 알어?
유리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순순히 나간다)
미라 (유리 막으며) 안돼! 유리야! 유리야!
경찰, 유리 데리고 나가버리고 미라, 주저앉으며 울부짖는다.
이를 참담하게 지켜보는 태화와 필수.
#6 한교수 집 앞
나오는 필수와 태화.
필수 (태화 어깨 툭 치며) 어디가서 소주나 한잔 하자, 춥다!
태화 (보면)
필수 (걸어나가는 반대쪽으로 휘휘 걸어가고 있다)
#7 신혼집 앞 / 밤
송주와 정서 차에서 내린다.
정서를 번쩍 안아드는 송주.
정서 오빠..
송주 원래 첫날밤은 이렇게 하는거잖아.
정서 (웃는)
송주 (정서 안고 들어간다)
#8 신혼집 계단 / 밤
정서를 안은채 걸어올라가는 송주.
한층한층 올라가며 천천히 한마디씩 주고받는 송주.
송주 정서야.
정서 응.
송주 나 너한테 너무 고마운게 많아.
정서 나두 그래.
송주 나에게 돌아와줘서 고마워.
정서 날 기다려줘서 고마워.
송주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정서 나에게 사랑할 기회를 줘서 고마워.
송주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
정서 도망치려는 나 붙잡아줘서 고마워.
서서히 눈물 고이는 두사람.
송주 힘든 치료, 잘 참아준것도 고마워.
정서 나한테 용기를 줘서 고마워.
송주 내가 너한테 뭔가 해줄수있게 너 눈 안보이게 된것도 고마워.
정서 이런 나 받아줘서 고마워.
송주 너 아픈것도 고마워.
정서 오빠가 아프지 않은게 더 고마워.
송주 (헉헉거리며) 너 이렇게 무거운것도 고마워.
정서 ...뭐?
송주 (웃으며) 건강하다는 증거잖아.
정서 (어이없어 웃는데)
송주 다 왔다.
#9 신혼집 / 밤
열어젖혀지는 문.
송주, 정서를 안고 들어선다.
정서 여기 어디야?
송주 우리 집.
정서 정말? 궁금해. 어떻게 꾸몄어? 너무 기대된다.
송주 기대해두 좋아.
송주, 정서 내려놓으면 보이는 듯 집안을 둘러보는 정서.
그제서야 보이는 집안. 아무 가구도 없이 텅비어있다.
정서, 긴장된 표정으로 그냥 서있다.
정서 (난처한듯) 나 자꾸 부딪칠텐데 익숙해지려면 시간 좀 걸릴거야.
오빠가 설명해줘. 거실엔 뭐가 있어?
송주 니가 확인해. 앞으로 스무발자국만 걸어가봐.
정서, 조심스럽게 하나둘 세며 걸어간다.
앞을 더듬어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송주 자, 이번엔 좌향좌. 다시 스무발.
정서 (그대로 해보는데 아무것도 걸리는게 없다)
송주 너 편한대로 가고 싶은데루 가도 돼.
정서, 이리저리 걸어본다.
아무것도 없다는거 깨닫고 송주 돌아본다.
정서 (송주쪽 돌아보며) 오빠... 여기 집 맞아?
송주 응.
정서 또 장난치는거 아냐?
송주 너 하나면 돼. 니가 나를 채웠듯이 이공간도 너 하나면 다 채워진거야.
정서 오빠. 나 때문에 이렇게 한거야? 오빤.. 불편할텐데.
송주 그래두 꼭 필요한건 준비했지.
송주, 정서를 이끌고 침대쪽으로 간다.
정서, 만져보는데 송주, 정서를 안고 침대위에 팍 넘어진다.
송주 쿠션 좋지?
정서 (웃으며) 뭐야..
송주, 웃으며 풀쩍거리면, 그 반동에 정서도 뛰고.. 장난치다가 어느순간 멈추는 둘.
송주 나 좋은 남편 될게.
정서 (점차 웃음기 가시며).... 난, 좋은 아내 된다는 약속 못해. ..
앞으루 오빠 많이 귀찮게 할거야. 맘고생도 많이 시킬거야.
나 아프면 오빤 잠도 못자고.,. 일도 못할거야. 그리구... 내가 죽으면...
송주 (버럭) 니가 죽긴 왜 죽어. 치료도 잘 끝났잖아.
정서 재발할 가능성이 50% 잖아. 재발하면 죽는거잖아.
송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몰라.
정서 오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송주 거봐, 기분나쁘지? 그러니까 너두 그런 소리 하지 마.
사람 생명이란거, 우리가 어떻게 할수없는거잖아.
우린...어떻게 살건지, 그것만 생각하면 돼.
어떻게 죽느냐보다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정서 ....그래 오빠.... 나 살고 싶어.
송주 살수 있어.
정서 꼭 살고 싶어.
송주 꼭 살자.
송주, 정서 꼭 껴안아준다.
정서 나 살려줘 오빠.
송주 걱정마... 아무걱정 마 정서야.. 내가 살려놓을게.
정서 (송주 얼굴 만지며) 오빠 얼굴 한번만 볼수있음 좋겠다.
송주 보게 해줄께.
정서 (눈물 고인채 그제야 웃는)
송주 (역시 눈물 고인채 웃어보인다)
송주, 정서 눈물 닦아주다가 천천히 정서 이마에 키스한다.
이마.. 코.. 빰.. 입술에 차례로 키스하는 송주.
그대로 받아들이는 정서.
송주 내가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려왔는지 알아?
정서 내가 기다린만큼.
송주 맞았어.
송주, 정서의 웨딩드레스 지퍼를 내린다.
드러나는 정서의 어깨선... 슬립차림.
정서도 천천히 송주의 셔츠단추를 푼다.
송주의 손, 정서의 팔을 따라 내려가다가 손을 잡는다.
꽉 맞잡는 두사람의 손.
#10 거리 / 아침
출근길의 버스정류장.
신문보며 웅성거리는 사람들.
가판대의 신문 집어드는 태화의 손.
<글로벌 그룹 차지하기 위한 태미라 모녀의 행각...> 등등의 신문기사.
그 신문 보다가 씁쓸하게 거리를 걸어가는 태화.
#11 신혼집
시트로 몸감고 꼭 껴안고 누워있는 송주와 정서.
송주, 먼저 눈을 뜨고 정서 얼굴 물끄러미 바라본다.
조심스럽게 머리 쓸어넘겨주는데 기척에 잠에서 깨나는 정서.
송주 잘 잤어?
정서 응... 언제 일어났어?
송주 좀전에. 너 내 옆에 있는거 보고 깜짝 놀랐어. 이게 꿈인가...
정서 (웃으며 일어나는데)
송주 (잡아 쓰러뜨리며) 이러구 조금만 더 있자.
정서 출근 안해?
송주 가기 싫어...
정서 내가 욕먹어.
송주 싫어. 안갈래.
정서 빨리 일어나? (베개로 두들기면)
송주 벌써부터 바가지냐... (투덜거리며 일어나려다가 다시 정서 안고 넘어지는)
정서 (웃는다)
// 송주에게 넥타이를 매주는 정서.
송주 잘 하네?
정서 어릴 때 아빠 자주 매드렸거든. 이런건 눈감구두 할수있어.
송주 이러니까 우리 진짜 결혼한거 같다 그치? (히히 웃는)
정서 (웃으며) 일찍 올거지?
송주 응. 오늘은 너 돌봐줄 사람 올거야.
정서 누구?
송주 나보다 널 잘 보살펴줄 수 있는 사람.
정서 (궁금한 표정)
그때 울리는 벨소리.
송주 왔다. (문열면)
태화 (들어서며) 방해한건 아니죠.
정서 (목소리 알아듣고 다가오며) 태화오빠?
태화 그래.
정서 (환해지면)
태화 (정서 손 잡아주며) 행복해보인다.
정서 응... 행복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오빠두 행복하지?
태화 그래 나두 행복해.
송주 (두사람 사이에 껴들며) 내가 제일 행복한데.
마주보고 웃는 세사람.
#12 세이프몰 입구
출근하는 송주. 장이사와 수행원들 따른다.
활기찬 표정의 송주 보고 웃는 장이사.
송주 (장이사 웃는거 보고) 왜요?
장이사 (웃음 참으며) 아닙니다. 좋아보이셔서요.
송주 (좀 쑥스러운, 툭 치며) 장이사님두 결혼해보세요.
송주, 계단 올라서다가 멈춰선다.
송주 전엔 장애인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잘 몰랐어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 이런 계단 하나두 그 사람들한텐 얼마나 불 편할지..
장이사 ...
송주 엘리베이터에도 버튼에 점자표시 같은건 안돼있죠?
장이사 그럴겁니다.
송주 알아보고 안돼있다면 교체해주세요.
#13 송주 집무실
장이사와 함께 들어서는 송주.
장이사, 결재판 내려놓으면
송주, 윗도리 벗고 셔츠소매 말아올리며 앉아 결재판에 사인하고 건네준다.
송주 아, 장이사님.
장이사 (나가려다 돌아보면)
송주 그룹차원에서 후원하고있는 장애인 단체가 있습니까?
장이사 알아보겠습니다.
송주 없다면 지원이 필요한 단체가 있는지 알아봐주세요.
장기적으로 후원재단을 만드는것도 좋겠네요.
장이사 알아보겠습니다.
#14 신혼집
식탁위에 찻잔 놓아주는 태화.
정서 미안해. 손님한테 일 시켜서.
태화 일 하라구 부른거 아냐? 또 뭐할까?
정서 됐어. 오빠두 앉어.
앉으며 집안 둘러보는 태화.
송주의 배려가 느껴져 기분 좋다.
정서 (행복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썰렁하지?
태화 아냐. 좋다. 집도 좋고.. 너도 좋아보이고.. 역시 결혼시키기 잘했어.
정서 (웃으며) 그래... 정말 결혼하기 잘했어.
나 왜 그렇게 바보같았을까..
태화 (흐뭇하게 보는데)
정서 오빠두 결혼해.
태화 (멈칫.. 착잡해지며 정서 보는데)
정서 오빠, 그림그리는거 빼곤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잖아.
오빠두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해야 내 맘이 놓일거 같애.
태화 (애써 밝게) 누가 안한대? 할거야. 질투나서 꼭 하고야 만다.
정서 정말이다?
태화 그래.
정서 그리구 국전준비두 해. 오빠 국전 입상하는거 내 소원인거 알지?
태화 (너스레) 그건 쉽지. 그림만 그리면 되는 거잖아.
정서 (웃으며 찻잔 드는데 멈칫... 아픈 듯 찻잔 놓친다)
태화 (놀라 얼른 수습하는데)
정서 미안해.. 조심한다고 하는데 손이 미끄러졌나봐.
태화 괜찮아. (휴지로 닦는데)
정서 (어지럽다. 불안한 표정)
태화 (정서보면)
정서 (애써 웃으며) 오빠 심심한데 바람 쐬러 나가자.
태화 ... 그래.
#15 공원
태화 팔을 잡고 걸어오는 정서.
어지러운 듯 좀 힘들어보이는 정서. 내색 않으려 애쓰는데
그런 정서 눈치채는 태화.
태화 너 괜찮아?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정서 (웃으며) 괜찮아.
태화 좀 앉자. (정서 조심스럽게 벤치에 앉히고 옆에 앉아 걱정스럽게 보는데)
정서 ... 오빠한테도 송주오빠한테도 너무 미안해.
난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받기만 해서. 걱정만 하게 해서.
태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정서 나 흐리게라도 눈 보일 때 송주오빠랑 결혼했으면 더 좋았을걸 그랬어.
그럼 내 손으로 밥 한끼라도 차려줄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아무것도 해줄 수있는게 없어.
태화 니가 옆에 있는것만으로 충분해.
정서 그래... 나두 그랬어. 송주오빠만 옆에 있으면 충분하다고..
근데 사람 욕심이란게 끝이 없나봐. 옆에 있으니까 더 보구 싶어.
자꾸 송주오빠 얼굴이 희미해져. 하루하루 기억조차 어두워져...
이러다가 나중엔 아무것도 생각안나고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건 아닐까?
태화 (울컥하지만 참으며 밝게) 너 볼수있어. 각막기증자 나타날거야.
정서 .... 그럴까? 그렇게 쉽게 될까?
태화 그럼. 아직 시신경은 살아있다니까 각막만 구하면 되는거잖아.
정서 더도 말고 한번만... 딱 한번만 다시 볼수 있었음 좋겠어.
더 이상 바라면 벌받을거 같애.
태화 (안타깝게 본다. 눈물 애써 삼키는)
#16 사무실 복도
장이사와 함께 걸어나오는 송주.
송주 장이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눈 하나쯤 나눠줄수있는거죠?
장이사 (놀라) 사장님.
송주 눈이 아니라 심장이라도 나눠줄수있을거 같은데...
#17 안과 병원 앞
송주, 들어선다. 그 위로 의사소리
의사 직접 각막을 기증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18 안과 병원 진료실
의사와 마주앉아있는 송주.
송주 한쪽 눈쯤 없다고 해도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제 한쪽 눈 정서에게
주고싶어요. 부부끼린데 그 정돈 할수 있잖아요.
의사 ... 그건 안됩니다.
송주 제가 상관없다는데 왜 안된다는거죠? 제가 보는거, 그 사람에게도 보여주 고 싶어요. 제가 느끼는거, 그 사람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같이 보고, 같이 느끼고, 세상을 공유하고 싶어요. 혼자 두눈으로 온전히 보는 것보다 좀 이지러져 보이더라도 같이 보는 세상이 더 아름다울거 같아요.
의사 심정은 이해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각막을 뗄수는 없습니다.
송주 (안타까운) 선생님!
의사 죄송합니다.
#19 안과 병원 복도
진료실에서 힘없이 나오는 송주.
복도입구에서 들어오던 태화. 송주를 보고 멈칫 선다.
태화를 못 보고 스쳐 지나가는 송주.
#20 안과병원 진료실
의사와 마주앉아있는 태화.
태화 ... 그럼 차송주씨도 그것 때문에 온겁니까?
의사 네. 그분께도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기증은 불가능해요.
태화 .... 그럼, 죽은 사람은 된다는 얘기네요.
의사 (본다)
태화 (뭔가 결심한 눈빛으로 일어나 나간다)
#21 신혼집 앞 / 밤
송주, 음식 포장한 쇼핑백들 들고 차에서 내린다.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문앞에 서있는 태화.
송주 왜 나와있어요? 들어가요. (가려는데)
태화 병원에서 당신 봤어요
송주 ...
태화 왜 바보같은 짓을 하려고 하는겁니까.
송주 ... 바보같은 짓이라는 생각 안합니다.
태화 정서가 보고싶어하는건 당신이야.
근데 당신 눈 없어진거 알면, 정서 기분이 어떨거 같애?
송주 .... 정서도 이해할겁니다. 내눈이 안보인다면 정서도 그렇게 할거니까.
태화 (덤빌듯이) 정서가 그렇게 하면, 당신은 눈 보인다고 기뻐할거 같아?
송주 .... 그러는 당신은 왜 병원에 간겁니까?
당신도 같은 생각한거 아니에요?
태화 난 괜찮아요... 오빠니까.
정서가 보고 싶어하는건 내가 아니니까.
송주 ....
태화 정말 정서 생각한다면 쓸데없는 짓 하지 말아요.
돌아서 가는 태화.
송주, 그대로 서서 태화 멀어지는 뒷모습 보고 있다.
#22 기증센터 / 다른날 낮
태화, 서류에 사인을 하고 넘겨준다.
직원 필요한 서류는 준비해오셨죠?
태화 (서류 몇장 내민다)
직원 (검토해보고 태화에게 서류 내민다) 잘 읽어보시고 작성해주세요.
태화, 서류 기증희망자란에 한정서 이름 적어넣고 사인한다.
기증패스를 넘겨받는 태화.
태화, 정서의 반지 목걸이 빼서 그 목걸이에 패스 끼워 목에 다시건다.
태화(E) 정서야...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빠가 보여줄게.
#23 한교수 집 거실
미라, 현관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미라 (미친)우리 유리 신혼여행에서 돌아올 시간 다 됐는데.. 왜 이렇게 안오지?
(돌아보며) 여보, 우리 유리한테 전화 없었어요? 왜 전화두 안하죠?
한교수 (힘들게 미라보는데)
그때 울리는 현관벨소리.
미라, 반색하며 뛰어가 문 열어준다.
들어서는 형사와 경찰,
형사 (증 보여주며) 서에서 나왔습니다.
한교수 무슨 일로...
형사 한철수씨 모사화 수사과정에서 태미라씨의 혐의가 밝혀졌습니다.
모사화를 그리게 해서 선연갤러리에 모사화를 유통시킨 혐읩니다.
한교수 (어이없는데)
미라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갑자기 반색하며) 어머, 김기자님, 맞 죠? 우리 유리 취재하러 오셨구나.. 근데 어쩌지? 우리 유리, 이제 그로벌 그룹 며느리잖아요. 이렇게 함부로 매스컴 타면 안돼요.
형사 (당황스럽지만) 태미라씨,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미라 죄송하지만 저두 시간이 안되거든요? 딸이 그로벌그룹 며느린데 제가 여기 저기 얼굴 내미는것도 좀 우습잖아요. 안 그래요? (웃는)
경찰, 억지로 미라 잡으려하면 미라, 비명 지르며 빠져나가려 몸부림치다가
픽 쓰러져버린다.
한교수 (달려들며) 정신 차려요. 여보!
형사 (난감한) 일단 병원으로 옮기죠.
#24 신혼집 / 밤
널찍한 거실에 한상 차려져있고, 박실장, 현영, 재희, 정서 둘러앉아있다.
송주 (팔 걷어부치고 상에 음식 놔주며) 배달시킨 음식이지만 많이 드세요.
일동 (괜찮아요. 맛있겠다.. 잘 먹겠습니다... 한마디씩)
정서 다들 고마워요. 이렇게 축하해주셔서.
박실장 (숟가락 들고) 제가 축하곡 하나 하겠습니다.
일동 (우 박수)
박실장, 일어나서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흘러간 옛노래...
송주와 정서, 웃으며 듣고있는데
다른 사람들, 에이... 시들해지며 먹기에 바쁘다.
박실장 (노래 하다말고 그만두며) 아, 정말 분위기 못 맞춰주네.
재희 분위기 못맞추는건 실장님이죠.
자자... 그러지 말고 우리 사장님이랑 정서 노래 들읍시다.
현영 (박수 짝짝친다)
정서 (어색해하는데)
송주 (정서 일으켜 세우며) 부르라면 불러야지. 뭐 할까?
정서 나 노래 못해.
송주 알어. 정서 진짜 노래 못해요. 이해해주세요.
정서 오빠두 못하잖아.
현영 이러다 싸우겠다. 아무거나 빨리 하세요. 다음에 저 불러야되니까.
송주 (정서에게 뭐라 귓속말)
정서 (끄덕인다)
재희 아... 증말 아무리 신혼이라지만 못봐주겠네.
송주, 정서 노래하기 시작한다.
다정하게 안고 노래하는 두사람.
정서, 웃으며 노래하다가... 아픈 듯 움찔한다.
눈치채지 못하고 신나게 노래하는 송주.
정서, 아픔 참아보지만 점점 목소리 약해지며... 그대로 푹 쓰러져버린다.
놀라는 사람들.
송주 (놀라 정서 부축하며) 정서야! 한정서!!
정서 (쓰러진채 의식없다)
#25 신혼집 앞 / 밤
도착한 앰블런스에 태워지는 정서.
송주, 따라탄다.
멀어지는 앰블런스 안타깝게 보는 재희 현영 박실장.
#26 암센터 응급실 / 밤
정서, 아직 의식없이 누워있다.
송주, 안타깝게 보며 이마에 땀 닦아주는데 들어서는 의사.
송주 (벌떡 일어나며) 검사결과.. 나왔습니까?
의사 네. 아직 전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송주 (안심.. 하지만) 아직.. 이라뇨?
의사 이 검사로도 0.5미리 이하의 종양은 발견이 어렵습니다.
이번 검사에선 드러나지 않았지만 오늘처럼 갑자기 쓰러지는 증상이 나타 난다는건 아무래도... 뭔가 문제가 있는거 같습니다.
송주 그래도... 지금은 괜찮은거죠? 그렇죠?
의사 네. 하지만 전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순 없습니다.
송주 만약 전이됐다면.. 정말 가망이 없는겁니까? 1%라두요?
의사 네.
송주 수술이든, 항암치료든 무슨 방법이 있을거 아닙니까?
의사 (고개젓는) 없습니다. (후 한숨 쉬며) 뭐 아직은 확실한 게 아니니까.. 계속 지켜봅시다. (나간다)
송주, 안타깝게 정서보며 정서 손 잡는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정서 손 잡고 고개 숙이는 송주.
정서 눈에 흘러내리는 눈물 (다 들은 듯)
정서 오빠..
송주 (고개들며) 그래, 나 여깄어. 괜찮아?
정서 응...
송주 물 마실래? 잠깐만 기다려.. (가려는데)
정서 (송주 손 잡는다)
송주 (보면)
정서 그냥 내 옆에 있어 오빠. 아무데도 가지 마.
송주 (정서 옆에 앉는다) 안가. 아무데도 안가.
정서 (불안한 듯 송주 손 찾아 잡는다)
송주 (안타깝게 그 손 꽉 잡아준다)
정서 나 아직은 괜찮은거지? 그렇지?
송주 그래. 괜찮아.
정서 그럼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 없는거지?
송주 그래.
정서 그럼 오빠두 걱정하지 마.
송주 걱정 안해. 내일부턴 회사 같이 나가자.
정서 ... 걱정 않기로 했잖아.
송주 (불안한 표정, 하지만 밝게) 걱정하는게 아니라 보구싶어서 그래. 옆에 두 고 보구 싶어서.
정서 (웃어보인다)
#27 세이프 몰 앞 / 아침
송주 차 미끄러져 와 서면 수행원들,. 문 열어준다.
송주 내리고, 옆좌석에서 정서도 내린다.
정서 부축하고 안으로 들어서는 송주.
정서 그냥 혼자 집에 있을걸 그랬어.
송주 뭐 어때. 괜찮아.
정서 그래두...
송주 너 보구 있어야 안심된단 말야. 투덜거리지 말구 따라와?
#28 사무실 복도
송주와 정서, 걸어온다.
따르는 장이사와 수행원들
브랜드개발팀 사무실을 지나가는데 우르르 나오는 재희와 현영, 박실장.
재희 정서야! 너 괜찮은거지? 얼마나 걱정했는데.
정서 괜찮아.
재희 (멈춰서있는 수행원들, 장이사, 송주 보고) 이따 놀러갈게.
정서 그래.
#29 송주 회의실
정서를 소파에 앉히는 송주.
송주 불편한거 있음 얘기해.
정서 응.
송주 뭐 할거야?
정서 뜨개질 하면서 신상품 아이템 구상이나 해볼까 하는데?
송주 좋은 생각이다. 잘하면 다시 취직시켜줄게.
정서 (웃는) 이제 일해. 오빠. 오빠가 계속 신경쓰면 나 불편해.
송주 알았어. (웃으며 들어간다)
#30 필수집
태화, 국전그림 그리고 있다. (아직은 시작단계)
그림 그리는데 빠져 열중하고있는데 누군가 들어서는 소리. 보면 송주다.
태화 (일어나면)
송주 국전 그림인가봐요?
태화 정서랑 약속했어요, 그리겠다고.
송주 정서가 좋아하겠네요... (그림 보는)
태화 .. 할말이 있어서 온거 아닙니까? 혹시..
송주 (그림 보며) 정서, 어제 쓰러졌었어요.
태화 (놀라보는데)
송주 전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좀 신경이 쓰여요.
의사도 의심을 하는거 같고... 당신도 알아야할거 같아서요.
태화 .... 괜찮을겁니다.
송주 (태화본다) 그렇겠죠?
태화 (웃어보인다) 그럼요.
송주 (힘든 표정에 웃음 지어보이며) 이제야 안심이 좀 되네요.
사실은 아무한테도 얘기할 사람이 없었어요.
태화 (미소지어주면)
송주 고마워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송주, 나가면 태화, 표정 굳어지며 마음 급해진다.
목에 걸린 기증서약서 만져보는 태화.
펜과 편지지 꺼내 편지 쓰기 시작하는 태화.
태화(E) 정서야... 행복하니?
#31 송주 집무실
송주, 서류더미에 파묻혀 일하면서 틈틈이 정서쪽 돌아본다.
행복한 표정으로 뜨개질하고있는 정서.
정서, 송주가 보고있는거 아는것처럼 송주쪽 보고 웃어준다.
그 위로 태화소리.
태화(E) 차송주가 니 옆에 있어서 안심이야. 그 놈은 나도 믿을수있으니까.
어쩌면 지금쯤은 너 병도 낫고 눈도 볼수있을거 같애. ...내 말이 맞지?
이 편지, 니눈으로 보고 있는거지? 그래... 잘됐다. 그럴줄 알았어.
#32 사진관
프랑스 크로마키 배경으로 외국여자와 함께 사진찍는 태화.
활짝 웃는 태화의 얼굴 위로
태화(E) 나? 나두 행복하다. 난 아무래도 외국여자가 좋다.
이 여자 어떠냐? 새로 사귄 여자친군데... 이쁘지?
나 이제 너 없어도 할수있는거 많아. 요리도 곧잘하고 청소도 수준급이야.
그러니까 니가 걱정할거 하나도 없어.
우리, 나중에.. 나중에 다시 볼수있을거야. 정서야, 그때까지 행복해?
#33 암센터 병원
PET 검사받는 정서.
초조하게 보고있는 송주.
#34 암센터 진료실
같이 앉아 결과 듣는 정서와 송주.
의사 전이된 곳은 없습니다. 깨끗해요.
송주, 정서 환해지며 서로 마주보다가 와락 껴안는다.
흐뭇하게 보는 의사.
#35 공원 / 밤
껴안고 나란히 걸어오는 정서와 송주.
정서 (하늘 올려다보며) 오빠, 별이 왜 반짝이는지 알아?
송주 원래 반짝이는거 아냐?
정서 (웃고) 별은 어둠이 있어야 반짝이는거야.
송주 (보면)
정서 나두 예전엔 사는게 이렇게 고마운줄 몰랐어. 살수있다는게 이렇게 좋은건 지 몰랐어.
송주 ...
정서 처음엔 눈 안보이는게 절망이고, 두렵고, 무섭기만 했는데.. 지금은 살수있 다는 말 한마디로도 너무 좋아.
송주 그래.. 나두 이제야 진짜 사는거 같애. 매일매일 살아있다는게 감사해.
정서 그래, 희망을 갖구 살래. 살수있다는 희망. 언젠간 볼수있다는 희망.
송주 그래, 너 언젠간 꼭 볼수있을거야.
정서 오빠두 나 없는 5년동안 이렇게 보고 싶었어?
송주 너보다 더했지. 그땐 니 손 잡을수도 없었어.
정서 그럼 내가 더 행복한거네? 오빠 손잡구 오빠랑 얘기도 할수있으니까.
송주 그래, 나보다 니가 더 행복한거야.
정서 (웃는)
송주 너 웃는 모습 얼마나 이쁜지 모르지?
정서 알아. 그러니까 맨날 웃잖아.
송주 욱...
정서, 송주 툭 치면 송주, 얼른 피하고
그러다가 정서, 찡그리며 휘청하며 주저앉는다.
송주 (놀라 얼른 정서 잡으며) 괜찮아?
정서 아니.. (장난기) 업어줘야될거 같은데?
송주 뭐? 너어? 사람 놀래킬거야?
정서 오빠한테 업히구 싶어서 그랬지.
송주, 할수없다는 듯 정서 업어준다.
정서 업고 달리는 송주. 소리지르며 좋아하는 두사람의 모습.
멀리서 그 모습 보는 태화.
#36 정신병원 정원 / 낮
태화, 벤치에 앉아있다가 고개 들면
간호사와 함께 나오는 미라 보인다.
미라, 예전의 꼿꼿했던 모습은 간데없고 초췌하고 힘없는 아줌마로 보일뿐이다.
태화, 가슴 아프게 미라 모습 쫒는데 태화앞을 스쳐지나가는 미라.
태화를 보지만 알아보지 못하고 미소를 흘리며 지나간다.
태화 (고이는 눈물 털어내며 본다. 나즈막히) 엄마....
#37 거리 안경점 앞
안경점 안에서 선글라스를 고르고있는 필수와 태화 보인다.
기분좋게 새 선글라스 호호 불며 나오는 필수.
필수 (기분좋게 써보며) 캬, 역시 비싼건 확 표가 나, 어? 어떠냐? 어울리지?
태화 어, 어울려. 멋있어.
필수 너 이거 나중에 무르기 없기다?
태화 그래. 아빠 내복 없지. 나온김에 내복 한벌 사러갈까?
필수 (의심스레 보며) 너 오늘 이상하다? 왜 그래?
태화 (앞장서가며) 싫음 말구.
필수 그게 아니라..(쫒아가는) 야, 내복보다 잠바 하나 사주라. 가죽으루. 어?
#38 목욕탕
태화, 필수 등 밀어주고 있다.
태화 (아픈) 우리 아빠... 많이 늙었네. 아주 쭈글쭈글해.
필수 이놈이...
태화 술 그만 마시고.. 노름도 그만 하고.. 이제 맘 잡어 응?
필수 (타올 뺏으려며) 잔소리 하려면 그만둬.
태화 (다시 뺏으며 민다) ...맘에 드는 여자 있으면 새장가도 가야지.
필수 미친놈,.. 내가 여자라면 아주 신물난다.
태화 엄마같은 여자 말구.. 정서같이 착하고 이쁜 여자두 많어.
필수 이쁘기야 정서보다 니 엄마가 더 이쁘지.
태화 한필수, 아직 정신 못 차렸구만?
필수 (퍽 때리며) 이 자식이 어디서 아버님 존함을!
태화 (웃는) 그래... 때려 때려... 있을 때 때려.
필수 (보는) 너.. 어디 가냐?
태화 어. 프랑스.
필수 장난치지 마. 임마. (등 돌리는데)
태화 진짜야. 유학가.
필수 (다시 돌아본다) 너...
태화 가서 성공해서 잘 먹고 잘살거야. 쭉쭉빵빵 여자랑 연애도 하고..
필수 난... 너두 없으면 난 어떡하라구?
태화 아빤... 나 없이두 잘 살잖아.
필수 언제 오는데?
태화 몰라.. 성공하면 안오고.. 실패하면 오고.
필수 (등 돌린다) ... 그럼 오지 마. 성공해서 너라도 잘 살아야지.
태화 (울컥하지만 참고 등밀며) 아빠두 잘 살어?
(눈물 날거 같자 물 확 끼얹고) 다 됐다! (웃어보이는데)
필수 (물을 태화에게 한바가지 확 끼얹으며) 치사한 새끼...
어린애들처럼 서로에게 물 끼얹는 두사람.
두사람 다 눈물나는거 감추고 있다.
#39 송주 회의실
태화, 들어서면
정서, 헤드폰 끼고 음악 들으며 뜨개질하고 있다. 행복해보이는 모습.
미소로 보다가... 집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태화.
#40 송주 집무실
태화 들어서면 일하다가 일어나는 송주.
송주 그동안 왜 연락 없었어요? 정서 걱정하던데.
태화 바빴어요. 유학 준비하느라.
송주 유학..요?
태화 프랑스로 유학갑니다. 수속 끝냈어요.
송주 이렇게 갑자기... (정서쪽 보며) 정서가 섭섭해할텐데.
태화 나 그림 그리는거, 정서가 원하는 일이에요. 좋아할겁니다.
국전그림도 그려서 출품했어요. 천국...
송주 ...
태화 두사람 모습 그렸어요. 두사람 보고 있으면 천국에 있는 기분이 들어서.
송주 (미소로) 정서한테 얘기 안했죠? (정서쪽으로 나가부르려는데)
태화 (잡는다) 약속할수있죠? 정서 떠나지 않겠다고.
송주 (웃는) 다른건 못해도 그건 자신있어요.
태화 정서 행복하게 해줄수있죠?
송주 내가 행복하면 정서도 행복할거라고 믿습니다.
태화 (웃으며 손 내민다) 정서, 부탁합니다.
송주 (그 손 잡는다)
태화 떠나기 전에, 정서랑 데이트 한번 하고 싶은데, 허락해줄수있죠?
송주 (장난스레) 그건 곤란한데... 나두 끼면 안됩니까?
태화 (찡그리며) 마지막인데, 꼭 껴야됩니까?
송주 (웃어버린다)
#41 회전목마 앞
정서와 태화, 돌아가는 회전목마 보며 앉아있다.
정서 (환하게 웃으며) 정말 잘됐어. 오빠.. 잘됐어.
태화 그렇게 말해줄줄 알았어.
정서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바라던 일인데.
태화 (정서 얼굴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서 언제 돌아오는거야?
태화 (정서 계속 쳐다보며) 몰라. 오구 싶음 오고... 오기 싫음 그냥 거기서 살 고.
정서 그래두 가끔 올순 있지?
태화 (목 메이는) 어어..
정서 편지 꼭 써야돼?
태화 어어..
태화, 자기도 모르게 손 들어 정서 얼굴 만져본다.
움찔하지만 그대로 내버려두는 정서.
태화 (조심스럽게 만지며) 정서야.. 행복해야돼?
정서 응.. 오빠두.
태화 (울음배인) 그래..나두 행복할게.
정서 (태화 눈물 알아채고) 오빠...
태화 ...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이상해서 그래.
정서 다시 볼거잖아. 마지막 아냐.
태화 그래..그렇지? 다시 볼거지 우리? (눈물 훔치며 밝게) 정서야 우리 사진찍 자. 너 보구 싶을 때 언제든 꺼내볼수있게.
#42 스티커 사진기 안
정서와 태화, 포즈 취한다.
막 찍히는 순간, 정서 볼에 기습적으로 쪽 뽀뽀하는 태화.
정서, 당황해 태화쪽 보면
태화 차송주한텐 비밀이다? 나 맞아죽어.
정서 (웃어버리는)
#43 신혼집 앞 / 밤
태화와 정서 걸어와 선다.
태화 들어가. 여기서 인사하자.
정서 정말 가기 전에 연락안할거야?
태화 그래. 번거롭게 하기 싫어. (정서 손 잡고) 정서야..
정서 응.
태화 한정서!
정서 응..
태화 (눈물 고이지만 웃으며) 나.. 간다.
정서 응... 잘 가 오빠...
태화 그래.. 나 간다...
태화, 정서 손 놓고 뒷걸음질치다가 어느 순간 돌아서 뛰어간다.
정서, 박은 듯 그대로 서있다.
돌아보지 않고 이 악문채 뛰어가는 태화.
#44 렌트카 사무실 앞 거리 / 밤
창안으로 서류 작성하고 키를 받아드는 태화 모습 보인다.
밖으로 나와 주위를 휘 둘러보는 태화. 마지막이라는 느낌으로.
결심한 듯 앞에 대기해있던 차에 올라타는 태화. 출발해간다.
#45 국도 / 밤
달리는 차. 렌터카.
#46 신혼집 / 밤
정서, 침대에 잠들어 있다.
송주, 잠옷차림으로 다가가 정서 옆에 자리 잡고 누우려다가 정서를 물끄러미 본다.
송주, 정서의 머리를 넘겨주면 정서, 눈을 뜬다.
정서 송주오빠?
송주 미안해, 나 땜에 깼어?
정서 (미소) 오빠 나.. 잠깐 잠들었는데 오빠 보는 꿈꿨어. 오빠가 보였어.
송주 (안타까운).. 그랬어?
정서 (미소) 응. 왠지 좋은 일이 있을거 같애.
송주 그래. 꼭 보게 될거야.
송주, 정서에게 팔 베게 해주고 꼭 안아준다.
정서, 송주 품에 안긴 채 행복하게 잠든다.
#47 달리는 렌터카 안 / 밤
태화, 눈물 가득 고인채 운전중이다.
그위로 정서와 행복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태화(E) (눈물 흐르는 채로) 정서야.. 니가 있어서 행복했고,.. 니가 있어서 웃을 수 있었어. 널 위해서라면 나,.. 지옥에라도 갈수있어.
첫댓글 덩서 오빠
드르르륵~담부턴 올리지마시오. 귀찮소,
20회도 올려요~ !!!!
=_= 읽기 귀찮아서 반 읽고 말았다,
송뉴 덩서야~
차라리 드라마를 보겠다!!
대본 이렇게 안되 있어요;.ㅡㅡ;
낭패
넘 잼다 ㅠㅠ 감동이야 ㅋㅋ
왠지 재미있다...
20회 올려요 언능언능
덩서야.... 발음이 어려우면 나처럼 턴턴히 따라해 보렴.
안녕하데요! 저는 권탕우입니다. 저는 혀가 짧은 퇴디우를 사랑합니다.
드르륵- _-
보고~팁따~ 보고 팁따~ -_-
20회올려줘요~
헉, 아까 20회 길게 보다 왓는데..-_-;;(아랫글로/) 할 수 없이 드르륵
20회 어서 올려주시오!!!
이러케 멀쩡한 대본을두고 덩서는 무엇이요 =ㅁ=;;
20회 빨리빨리!!! 빨리빨리!!! 빨리 올리란 말이오!!!!!
송듀 오빠... 나 안보여- 안보여- 으아아아아악- -_-;;;
이십회!!!!!!!!!!!!!!!!!!!!!!!!ㅠ0ㅠ 너무 재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