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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울드레서 (SoulDresser) 원문보기 글쓴이: ⓧ베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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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는 정후.
꼬끼오
그 때 컴퓨터에 민자의 영상이 뜨긔.
- 어이. 똥강아지. 일어났냐. 업그레이드된 모닝콜. 치킨 버전 괜찮지?
팩스 들어오는 중.
팩스 보낸 거 그거 비행기표다.
탑승 시간이 오늘 오후니까 후딱 일나서 짐도 싸고 여권도 챙기고.
두 시간 전까지 공항으로..
뭔 소리야. 뭔 비행기.
행선지는 니 사부가 정했다. 저어기 호주 어디라던데.
사부랑 통화했어? 언제. 지금 어딨대.
거기 가서 일 년만 헤엄도 치고 악어도 잡다 오라더라.
- 시간 나면 영어도 좀 배우고.
- 아놔. 이 영감탱이 진짜..
내가 좀 만나야겠거든. 전화번호 내놔. 아줌마 알지?
니가 돌아올 때까지 심부름꾼 힐러는 당분간 휴업한다. 이상.
뭔 소리야. 지금 내가 김문식 그 인간까지 다 찾아 들어갔는데.
- 이제 남은 건 그 인간을 만나서..
- 그 인간 만나는 건 니 사부가 하겠단다.
왜.
어린 놈의 자식이 어른들이 말을 하면 그냥 들어라 쫌.
허.
- 어른은 개뿔. 뭐야. 둘이 뭔 잔머리 굴리고 있는 거야. 뭔데.
- 야야 정후야.
- 뭐..? 정후야..?
- 힐러야. 일단 짐 싸자. 짐 싸면서 차근차근..
됐어. 관둬.
공항 갈 거지?
출근할 거야.
야. 너 약속했자네.
사흘만 그 여자 옆에서 미끼 놀이하겠대매. 사흘 지난지가 언젠데.
.. 정후야? 아줌마는 언제부터 내 이름을 그렇게 다정하게 불렀나.
사부는 나 혼자 달랑 버려놓고 간 뒤에, 전화 한 통 한 적 있나?
그래놓고 갑자기 나타나서 내 비행기표를 사? 왜애?
나 신문사 못 가 게 할라고? 그럼 가봐야지 신문사. 김문식이 못 만나게 할라고? 그럼 만나야지. 오늘. 당장.
야 이 똥고양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할 말 있으면 직접 날 만나서 하라 그래. 사부. 그 영감탱이.
아무도 못 말리긔.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내 동물적인 감이 그랬다. 뭔가.. 저 앞에 덫 같은 게 있다.
걸리면 최하 발목 하나는 부러질 거다. 그러니 가까이 가지 말고 도망치자.
밤심부름꾼. ...있어. 그런 직업이.
그 사람에 대해서 소문만 들었는데.. 뭐.. 소문이란 게 다 그렇잖아. 과장되고 오버 쩔고..
근데.. 두근두근하더라고. 막.. 상상하게 되고. 그렇게 시작된 짝사랑 2번.
정말이다. 인사 같은 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다시는 만날 일도 없는 인간들끼리 무슨 인사를 뭐라고 해. 웃기잖아.
그러니까 오늘 내가 여길 또 온 것은 어디까지나... 사부, 그 사악한 영감 때문이다.
뭐? 악어나 잡으러 가라고? 에라이..
- 채영신.
- 예?
너 지금 아주 바빠야 되지 않나.
.. 저요?
집에 전화해라. 앞으로 며칠 못 들어갈 거 같다고.
이 놈.. 이건 또 뭐하자는 수작이야.
인터넷 신문사와 그 신문사가 들어있는 건물까지 매입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부 매각했고. 용인 땅도 지난주에 매매 계약을 마쳤답니다. 월세를 받던 한남동 집도 내놨고요.
그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명의만 김문호 기자 것으로 되어 있던 건데 괜찮겠습니까?
전화 왔더라고. 나보다 지가 더 잘 쓸 거 같으니까 좀 쓰겠다고.
- 무엇보다 그 주식. 어르신께 보고 없이 그렇게 처리해도..
- 오비서.
예.
자네, 어르신께서 나한테 보내 준 게 이십년쯤 되지 아마.
이십 이년입니다.
아직도 어르신이 먼저인가? 서운한데.
다시 썸데이 신문사.
창백한 얼굴로 탕비실에 들어와 블라인드를 다 내려버리는 영신.
주머니에서 약병을 꺼내지만 손이 떨려 뚜껑을 열지 못 하긔.
무의식중에 약 두알을 꺼내 영신의 손에 쥐어주는 정후.
걱정스럽게 영신을 쳐다보긔.
이미 사랑에 빠졌쟈나.
영신 이마의 땀을 닦아주려는데 그제서야 제대로 호흡을 하는 영신.
이상하네.
괜찮아요?
괜찮아졌어. 이상하게.
와아. 회사에서 완전 맛이 갈 뻔 했네.
고맙다야. 이제 살겠다.
겁이 나면 숨이 차대매요. 지금은 왜.
아직 맘이 놓이지 않는 정후.
누적이 됐나봐. 나 아무래도 어디 가서 굿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냐.
요 며칠 계속 사건사고가 터지는데.. 너도 알지. 그 깡패시키들. 그것들이 한밤중에 뒷골목에서 기다리질 않나.
그리고 그 황재국이 개쓰레기 시키. 내가 어제 밤에 그놈 꿈을 꾸는 바람에. 어우 씨.
그런데 아침에 출근했더니 짝사랑의 상대가 기다리고 있었고. 숨이 찰만 하네요.
봉수 너. 그러지 말자.
내가 간밤에 맘이 좀 약해져서 오만 소리 다 늘어놨는데. 인간적으로 그런 걸 약점 잡아서 말이다. 그렇게..
김문호 기자. 정말로 개인적으로 모르나?
아무리 봐도 선배 때문에 여기 온 거 같던데.
에이 설마 나 땜에...
... 진짜?
그래도 짝사랑하는 상대인데. 그 정도 감도 안 오나?
... 너 평생 짝사랑 한 번도 안 해봤지.
그런 건 대체 왜.. 하는 건지..
모쏠이긔.
짝사랑 그게 원래 아무런 감도 오고가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하는 거야.
어느 날. 뉴스를 딱 보는데 그 사람이 있어. 어라.. 뭔가 무지하게 마음이 움직여.
그 얼굴. 그 미소가 그냥 막.. 마음에 들어와. 내가 왜 이러지?
근데 그게 끝. 뭐 오고 가는 게 없어요. 그래서 짝사랑.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에게 얘기를 들어. 심부름꾼이 있는데. 이 놈은 사람 다치는 일은 절대 안 한대.
... 다치게 하는 일은 좀 있을지도..
굳이 솔직하지 않아도 되긔. 힐러형.
언제나 혼자래. 혼자 어둠 속에 있는 거야.
누가 알아보면 안 돼. 왜? 혼자여야 되니까. 그런 마음.. 상상도 안 되지?
나. 그 마음 좀 알거든. 어렸을 때 내가 그런 적이 있어.
아무도 날 보지 말았으면.. 아무도 날 몰랐으면..
그냥 나 혼자 있게..
.. 아놔.. 이거 봐라.
예?
내가 또 쓸데없이 떠들고 있잖아. 너한테. 에잇.
일어서 나가려다 멈칫하는 영신.
근데. 어떻게 알았어.
예?
내 약, 몇 알 먹는 거.
아..
보통 두 알씩 먹지 않나? 약은 두 알씩..
두.. 알..
갸웃하다가 영신이 나가자
그제서야 휴우 한숨을 내쉬는 정후.
이름이 채영신이라..
그 여자애가 김문호의 마지막 한 방울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문식은 민재와 식사중이긔.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번에 사표 낸 거. 그리고 이름도 없는 영세 인터넷 신문사로 가는 거.
이게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빚.. 이라고 했어요?
짐작.. 가는 것도 없으세요? 마음의 빚을 진 게 있대요. 형님도 모르시는구나.
우리가 그다지 서로의 속을 나누는 형제는 아니거든.
아아. 이러면 더 이상 취재할 곳이 없는데. 막다른 길이네. 술이나 마실래요.
- 배상수 쪽에 연락해서 채영신이라는 아이에 대해 상세하게 조사를 시켜봐. 당장.
- 특별히 알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채영신이. 입양된 게 아닌지 알아봐.
입양.. 입니까?
그래. 입양. 만약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된 건지.
본인도 아는지. 내가 알아야겠어.
썸데이 신문사. 문호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긔.
예. 제가 홈페이지 담당입니다. 미술 편집 마케팅 다 합니다.
그럼 자네가 썸데이 영상 페이지를 만들어봐. 거기 모델로 삼을만한 것들이 있으니까 참조해서.
기한은 내일까지.
내일.. 내.. 예에?
뒤돌아서 찬영과 선재에게도 서류를 넘기는 문호.
조달청으로 가봐. 거기 전화번호로 연락하고 내 이름 대. 어디가서 뭘 찾아야 되는지 안내해줄 거야.
그리고 자넨..
그 리스트에 있는 자료들 뽑아와. 목표는 간단해. 황재국 사장하고 김의찬 의원의 연결점을 찾는 거.
지시를 받은 찬영과 선재도 뛰어나가긔.
그 모습을 바라보던 문호.
어제 오후 김의찬이 기자들에게 하소연을 했다.
이번에는 영신과 정후에게 다가오긔.
자긴 술도 못 마신다. 룸살롱이란 건 평생 구경도 못해봤다. 접대라니 억울하다.
이거 황재국이 평소 출몰한다는 동네에 고급 술집 명단이야. 하나하나 다 뒤져서..
황재국이 어느 술집에 드나들었는지 알아와.
잘 뛸 거 같이 생겼는데. 발로 뛰는 기자 해볼래?
자신 없으면 채영신. 그 일대 룸살롱. 단란주점. 다 뒤져서 아가씨들. 기도들 만나보고. 근처 안마방.. 대리기사..
그냥 제가..
떨떠름하게 다시 서류를 빼앗아드는 정후.
그럼 넌. 날 따라와.
저기요. 김문호 기자님.
선배.
아.. 선배.
따라와.
굳이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드는 정후.
다녀오겠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돌아오긔.
전화번호 좀.. 비상시에 전화를 드려야 될 거 같아서..
번호가 공일공에.. 아니다. 전화번호를..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잠깐만..
그거 문자 받아보세요. 제 모바일 명함입니다. 어제 만들었거든요. 그럼 전 이만..
그리고는 다시 둘 사이를 가로질러 나가긔.
김문호 그 놈하고 그 놈의 형. 이것들 진짜 뭐하자는 수작들인지..
- 내가 좀 알아야겠거든.
- 여보세요. 힐러야.
좀 전에 김문호 휴대폰에 프로그램 심어놨으니까. 그 놈 휴대폰 내용 좀 털어보고, 내 거랑 연동 해줘.
아직 안 늦었어야. 지금 바로 택시 잡아타고 공항으로 가면..
왜 같은 말을 두 번씩 하게 만드나. 한번만 더 말할게.
사부한테 전해. 오늘 해 떨어지기 전까지만 기다리겠다.
그 때까지 내 눈앞에 나타 나지 않으면..
앞으로 나한테서 사부라는 소리. 평생 못 들을 거라고.
하나는 똥강아지고 또 하나는 똥개고.. 정말 내가 이런 것들하고 십년 넘게 파트너라고.. 에혀..
그래서 지금 뭐 할라고. 설마 김문호가 시킨 일을 할라고?
할라고.
- 왜애?
- 해 질 때까지 뭐.. 달리 할 것도 없고.
그래서 룸살롱 뒤지고 다니면서 탐문을 하겠다고?
우리가 또 그런 아마추어 짓은 안하지.
설마 날더러 근처 CCTV 다 뒤져 달라 그럴 건 아니겠지?
- 해줄 거야?
- 돈도 안 받고? 내가 쳐돌았냐?
그러니까. 내가 한다고.
사부한테 전해. 요즘 해 짧아. 금방 떨어져.
- 내가 방금 김문호 휴대폰 속을 뒤져봤는데.
채영신이 DNA를 구해 달라. 신상 조사해 달라. 꿈이 뭔지 알아봐라.
그러면서 입금 따박따박 해줬던 고객님. 니 추측대로 김문호였던 게 맞네. 맞고.
실은 내가 얘기 안한 게 있다.
뭘.
- 이 고객님. 어제 새로운 의뢰를 해왔었거든.
- 그걸 왜 이제 말해.
너 아침에 뭐 들었냐. 당분간 힐러 휴업하겠다고 내가 안 그랬냐.
- 의뢰 내용이 뭐야.
- 채영신의 안전을 지켜 달라.
- ... 뭘 지켜?
- 특히 제일신문 사주 김문식과 그 수하로 추정되는 배상수 일당을 주시해 달라. .. 라고 하신다.
김문식이면 지 형이잖아. 뭐냐. 이 콩가루 집안의 이 수상하고 꼬리한 냄새는?
알어?
어우 알죠. 오리아나 팔라치. 이 분 저의 롤모델 1번인데요.
시작하자.
.. 예?
롤모델이라며. 팔라치가 인터뷰의 여왕이란 건 알고 있지?
그야 당빠 알고..
언어는 명확하고 품격 있게.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 이제까지 인터뷰라는 걸 해본 적은 있나?
이번 수요일, 김의찬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거야.
그 기자회견장에 널 보낼 생각인데.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서 황재국과 주연희에 대한 질문을 해야지.
김의찬 본인에게. 수많은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서.
아니...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게..
이제부터 그 노하우를 가르쳐줄까 하는데. 해보겠냐고.
... 할래요.
치수의 사무실.
황재국 쪽에서 어마무시한 변호인단을 꾸밀 모양이에요. 근데.. 내가 아무래도 이쪽 전문이 아니거든.
게다가 우리가 증거가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도움이 필요할 거 같은데..
제가 증인이잖아요. 무슨 짓을 어떻게 당했는지. 내가 알잖아요.
근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해요. 평생 감추고 싶은 이야기. 차라리 죽고 싶은 이야기, 다 하겠다는데.
.. 주연희씨.
황재국 그 인간 집을 뒤져보라 그러세요. 거기 증거 다 있어요.
그 인간이 우리한테 시킨 짓. 다 찍어놨거든요. 그러니까..
그 집에 가서 증거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려면, 그럴만한 죄질이 성립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바로 그 증거가 필요하다는 거지.
무슨 법이 그래요.
법이 원래 좀 그래요. 그래서 있는 놈들은 알아서 빠져나가고.
없는 놈들은 매번 몰라서 걸려들고.
그리고 정후가 도착한 곳은 바로 그 황재국의 집.
숨어드는데 간단히 성공하긔.
터벅터벅 서재를 가로질러 커터칼을 집어드는 정후.
너 뭐야.
너 뭐하는 놈이냐고.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오면서 잠깐 공부를 해봤는데. 골동품을 많이 수집하신다고요.
황재국 사장님.
작년 구월. 십오억에 구입하신 거. 이거 맞죠?
야 밖에 누구..
조용히 안하시면 훼손하겠습니다.
아니 뭐 이런 미친 놈이.. 야 밖에..
훠우. 존트 사이다쟈나.
이렇게요.
첫댓글 핰ㅋㅋ찢는거 개사이다
개재밌어... 너무 재밌어... 최고야 짜릿해!
아 진짜재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