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 비즈킷 - N 2 gether Now
수록 앨범 : Significant Other (1999)
싱글 커트 : 1999년 12월 14일
레이블 : 인터스코프 레코즈
프로듀서 : 림프 비즈킷, DJ 프리미어
록음악계에서 림프 비즈킷의 프레드 더스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아마 칭찬보다는 욕이 더 많을
것이다. 그만큼 프레드 더스트는 그의 음악적 산물에 대한 칭찬보다는, 가쉽거리에서 비롯되는 악
행이나 스캔들 때문에 욕을 더 많이 먹는 경우다. 툭하면 주류 가요계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
는 수퍼스타들의 뒷담화를 밥먹듯이 하고, 또 그만큼 그 수퍼스타의 팬들에게 역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프레드 더스트가 림프 비즈킷에서 표방하는 핌프 록 (림프 비즈킷 특유의 핍폐한 하드코어
뮤직을 이르는 말) 이, 곧 프레드 더스트의 그 더러운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근데 여기다가 힙합 씬에서도 쓰레기라고 취급당하는 힙합 아티스트 메소드 맨이 더해지면, 아마
이들에게 토마토 세례는 물론 두루마리 휴지, 심지어 맨홀 뚜껑까지 날라올 것이다. 갱스터처럼
음흉한 기운을 지닌 힙합맨 메소드 맨과 프레드 더스트가 함께 지나가면 아주 볼만 하겠다. 근데
마침 이런 조합이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전에 존재했긴 했었다. 그것도 같이 노래를 하나 만들
면서 빌보드 차트에서 무려 호성적을 기록했었다. 힙합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는 전설적 아티스
트인 DJ 프리미어의 프로듀싱 아래 록음악으로 대변되는 림프 비즈킷, 그리고 힙합으로 대변되는
메소드 맨이 N 2 gether Now라는 노래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서 하나 더 추가해서 말을 하자면, 림프 비즈킷은 '록음악을 하는 힙합 밴드' 라는 칭호가
붙는다. 이 문장은 아마 림프 비즈킷이 지금까지 내놓은 정규 앨범 4장과 비정규 앨범 4장을 통
틀어서 가장 림프 비즈킷의 음악적 특색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것
에는 약간의 조롱섞인 뜻도 내포하고 있다. 림프 비즈킷은 그 누가 뭐라 해도 랩 록계에서는 세
계 정상급에 속하는 대형 밴드이고, 랩 록과 하드코어 음악에서 림프 비즈킷의 음악은 하나의 경
전으로 통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림프 비즈킷이 2000년대에 들어와서 얼터너티브 메탈과 펑크 록으로 변장했다 쳐도, 이
들이 전성기 시절 힙합 음악에서 차용한 특유의 바운스로 유명세를 떨친 것에 대해서는 록 순혈
(純血) 주의자들에게는 비난과 비판을 동시에 받을만한 요소이기도 하다. 랩 록을 한다 쳐도 정
도껏 해야지, 록음악 무대에서 힙합스러운 퍼포먼스와 바운스가 등장하는 것이 표적 대상이다.
특히나 전체적인 랩 록그룹 중에서도 림프 비즈킷이 이런 점에서 장수할만큼 (?) 욕을 많이 얻
어먹는 것은 사실인데, 림프 비즈킷도 타 록그룹들처럼 샤우팅을 내지르고 헤비한 기타 연주에
힘을 싣는 것은 맞다만 아무래도 팀의 프론트맨이자 보컬인 프레드 더스트의 행실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두 배 정도 더 욕을 먹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찌되었건 림프 비즈킷과 메소드 맨이 함께한 N 2gether Now는 림프 비즈킷이 작정하고 나선
노래다. 일렉트릭 기타 연주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으며, 섬세한 하프 코드가 흐르는 가운데 힙
합 노래에서 들을 수 있는 리드미컬한 드럼 연주 속에서 두 명의 보컬인 프레드 더스트와 메소드
맨이 서로 마이크를 돌아가며 화려한 랩핑을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DJ 프리미어의 철두철미한
진두지휘 아래에서 중요한 순간에 절묘하게 그루브 타임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후반부에는 익사
이팅한 스크래칭도 들을 수 있다. 분명 림프 비즈킷은 자신들의 음악 장르에 충실하게도 힙합스
러운 록음악, 즉 랩 록에 충실했다.
N 2 gether Now는 프레드 더스트와 메소드 맨의 맛깔나는 랩핑과 통통 튀기는 친근한 사운드
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그 결과물은 1999년 빌보드 차트 Rhythmic Top 40 차트에서 최종
7위를 기록하고 The Billboard Hot 100 차트에서는 70위를 찍어냈다. 거대한 파급 효과는 없었
지만 어쨌거나 나름대로 잘 틀어막으며 선방한 셈이다. 어차피 N 2 gether Now는 아쉬울 게 없
었던 것이, Significant Others 앨범의 대표곡 Nookie가 모던 록 차트에서 3위를 기록하는 쾌거
를 이뤘기 때문이다. N 2gether Now는 메소드 맨이 지금까지 다른 흑인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써준 것들에서 중요 가사 부분을 차용하여 가사를 일부 만들었으며,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
들어주는 하프 코드 샘플은 전설적 하프 연주가 나데르망의 Allegro Maestoso에서 따왔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말 그대로 힙합 음악스럽다. 림프 비즈킷의 뮤직비디오야 워낙 내용이 핍
폐하고 불순하기 때문에 힙합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나지만, 메소드 맨이 뮤직비디오에 참가한
그 작품에서는 그런 느낌을 더더욱 실감할 수 있다. 프레드 더스트의 복장이 큼지막한 티셔츠에
모자를 거꾸로 쓴 패션인데, 가뜩이나 이렇게 힙합퍼스러운 프레드 더스트 옆에는 소위 블링블링
스타일이라고 불리우듯 화려한 시계 두 쪽을 양 팔에 차고 음흉한 눈빛을 지닌 메소드 맨이 앉아
있으니 이것이 힙합퍼들의 집합이지 뭐겠는가. 메소드 맨이 플레이 스테이션으로 격투기 게임을
즐기고 있는 가운데, 프레드 더스트가 홀연듯 등장해서 메소드 맨과 플레이 스테이션 한 판을 겨
룬다. 이들은 갑자기 조이스틱을 던지고 직접 현실 세계에서 격투기 게임을 즐기듯 전투에 나서
는데, 싸움 도중 전화가 와서 메소드 맨이 프레드 더스트에게 바꿔주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한다.
림프 비즈킷은 록음악 팬들에게, 그리고 하드코어 팬들에게 동시에 욕을 먹는 밴드다. 이들은
랩 록의 후발 주자로써 콘과 데프톤즈의 도움으로 인해 오버그라운드에 올라서 결국에는 세계
적 명성을 떨친 미국 플로리다 출신의 수퍼밴드인건 확실하지만, 결국 끝맺음이 좋지 못해 컴
백 앨범을 낸다 공표해도 아직까지도 멤버들 사이에서 불화가 끊이질 않고, 팬들의 반응 또한
예전만큼 못한다. 일단 림프 비즈킷은 주지하다시피 2003년 앨범 Results May Vary에서 랩 록
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갑자기 얼터너티브 메탈을 표방하는 바람에 림프 비즈킷의 핌프 록을 사
랑하던 하드코어 팬들에게 돌 세례를 맞았다. 그것은 분명 공식적 발표도 없이 장르를 편승했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서 림프 비즈킷은 순혈주의를 요구하는 록음악 팬들에게는 록밴드답지 않다는 이유로 또
욕을 먹었다. 이것은 림프 비즈킷이 내놓는 앨범 하나하나가 점점 록음악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
으로 흘러가는 이유일 수도 있고, 림프 비즈킷이 전현직 록 레전드들의 업적이나 위상을 깎아내
리는 발언으로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순혈주의 록 팬들에게는 랩핑을 마구 던지며
힙합적 바운스를 골격으로 하는 랩 록그룹들에게 "뉴 메탈 (Nu Metal) 이 등장했다." 며 반기긴
했지만, 림프 비즈킷처럼 록 팬들이 수긍할 수 있는 커트라인을 넘기는 짓은 절대 반기지 않았
다. 게다가 1997년에서야 등장한 림프 비즈킷이 뭐가 대수라고 타 록그룹을 비방하는가에 대
해서도 분노감이 적잖았다.
어쩌면 N 2 gether Now는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하드코어 팬들과 순혈주의 록 팬들에게 동
시에 욕을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이 노래는 사실 림프 비즈킷이 만
들었다지만, 그 배후에는 메소드 맨과 DJ 프리미어라는 힙합 아티스트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
문에 힙합적 바운스를 충분히 살린 명작 하드코어 록을 만끽할 수 있는데, 현재 음악 장르를
갈아탄 림프 비즈킷을 비난하는 하드코어 팬들에게는 "N 2 gether Now 시절로 돌아가라!" 고
비난받을 꼬리가 잡힐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순혈주의 록 팬들에게는 "림프 비즈킷의 노
래는 우리들이 들을 가치도 없는 록 아닌 록이다." 고 손가락질 당할 것이다. 적어도 록 무대에
서 힙합퍼 메소드 맨이 등장하는걸 반기지 않기 때문에.
첫댓글 우탱 클랜때문에 평판이 좋은데... 그리고 여기저기 스토너 영화에 자주 나와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고...
메소드맨 판마다 플래티넘된 걸로 알고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