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이클 선수 줄리앙 베르나르(리들트렉)가 투르 드 프랑스 제7구간 추발(타임 트라이얼) 경기 도중 아내와 격정적인 입맞춤을 나눠 경기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200 스위스프랑(약 3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화가 날 법도 한데 베르나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국제사이클연맹(UCI)에 사과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UCI는 "레이스 도중 볼썽사납거나(unseemly) 부적절한 행위로 우리 종목의 이미지를 훼손해" 벌금을 매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베르나르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종목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니" 사과한다면서 "이런 순간의 위안을 즐길 수 있다면 매일" 기꺼이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투르 드 프랑스의 7구간은 비교적 짧은 23.3km라 대회 전체 레이스 가운데 두 구간만 추발로 진행한다. 와인으로 유명한 부르고뉴 지역에서 열렸다. 사이클링 뉴스에 따르면 베르나르가 아내를 비롯한 응원대원들과 맞닥뜨린 것은 그가 사는 곳으로부터 30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가 선두로 들어오자 친구들이 격려 문구가 적힌 판을 들고 달려왔다. 그의 아내도 주로에 끼어들어 짧은 키스를 날렸다. 두 사람은 사이클 선수복을 모방한 옷차림의 아들을 안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같은 규칙 위반으로 똑같은 벌금을 문 사례가 있었다. 이탈리아의 사이클 선수 다비데 발레리니가 5구간 레이스 때 35번째 구간 우승으로 기록을 경신하는 마크 캐번디시(영국)의 스프린트를 구경하느라 멈춰섰다가 벌금을 부과받았다.
베르나르는 경주를 마친 뒤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레이스 도중 마주친 일은 선수 커리어에도 한 번 밖에 없던 순간이었다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초반에 더욱 몰아붙일 걸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정말로 믿기지가 않았다. 내 아내가 몇몇 친구들과 몇 주에 걸쳐 이 모든 일을 조직해 정말로 정말로 잘해냈다. 추발 경기는 스스로 즐길 시간이 충분하다. 이런 순간이야말로 날 계속 나아가게 하고 사이클을 탈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