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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8-10일 삼보일배 정진 다녀와서
*16명(동행, 외호, 교수선지식 모두 포함해서)의 삼보일배 팀이 마음과 몸으로 쓴 것을 도안이 1인칭 전지적(全知的) 작가시점에서 자신을 화자로 하여 재구성하고 정리하면서, 오랫동안 도반님들과 제대로 생활이나 수행 나눔을 못한 개인체험도 좀 보탬. 정리자인 도안이 절 팀에 들어 있어서 백담사에서 오세암까지 산행팀 분위기와 대화는 알지 못하니, 산행팀에서 댓글을 통해 보완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럼에도 정리자인 도안의 주관성을 피할 수 없을 테니 모든 부적절한 주관적 인상과 표현은 제 탓임을 밝힙니다.
2008년도 삼보일배 정진 후기에다 제가 단 댓글에 대해, 동심 거사님(이하 ‘동심’)이 “언젠가 함께 하시죠!”라는 답글을 써주신 이후 어언 15, 16년 세월이 흘러 답글에 응답 행위를 한 셈이 되었다....그런 마음과 말의 흔적 때문일까, 한참 전에 이런 댓글과 응답댓글이 있었다는 건 까마득히 잊은 채, 3년 전인가, 오랜만에 가본 묘금륜원에서 도반님들이 삼보일배 정진 나눔을 해주셨고, 나로서 언젠가 꼭 준비를 잘 해서 참여하고 싶다고, 여태까진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못해왔다고 말했었다. 그리하여 작년에 산행팀으로 3보1배 정진을 다녀왔고, 올해 처음으로 절팀에 속해 절을 하며 백담사에서 오세암을 올라보았다.
두 달 간을 거의 매일 염불하면서 30분 정도 실내에서 요가, 2시간 이상 절을 했고, 맨발 달리기와 운동기구 운동을 1시간 이상, 등산화 신고 산길 걷기를 1시간 이상 하면서 준비를 했다. 사실 이런 정진들은 꼭 3보1배가 아니어도 일과로 자리 잡게 하려는 행법들이어서 별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평상시 염불 운동정진 시간들은 이번 3보1배 정진에서 톡톡히 역할을 한 듯하다. 까다로운 동심의 칭찬도 들었고, 여러 도반님들 역시 그랬으니 말이다. 사실 처음에 동심의 조언에 따라 동심 주위에 포진한 후위그룹에 속해, 앞을 따라 잡기 버거울 때는 무리하지 않고 3보1배에서 5보1배를 하며 적당한 간격을 늘 유지하려 마음먹고 있었다.
최근의 집중적인 몸운동 염불정진뿐 아니라, 혼자 정진을 해온 지난 7년간 그래도 빠짐없이 행선을 많이 해왔고 운동기구 운동도 틈날 때마다 해온 셈이어선지 기본 체력이 웬만한 부담은 너끈히 소화해준 듯하다. 한 두어 시간 쯤 지난 뒤부터는 앞의 도반님들께 양해를 구하며 점점 앞으로 나아갔다. 맨 앞 소야 거사님 뒤를 따르고 있던 크리스천인 박보살님 후위에 자리 잡았다. 작년 산행팀에 속해, 봉정암에 오르는 절팀 도반님들을 마중 나왔을 때도 보니, 박보살님이 소야 거사님 다음으로 두 번째인가 도착한 것으로 기억되었다.
박보살님 뒤에 단단히 자리 잡아 끝까지 올라가려 마음먹었다. 계속 가다 보니 어느 결에 박보살님이 소야 거사님을 앞서 나아가셨다. 참 당차고 자유스러운 행보로구나 생각 되었다. 거의 20년 가까이, 적어도 15년 이상 팀 정진을 해온 전통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저렇게 자유롭게 활기차게 계속 나아가보자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영시암에 도착할 무렵 내가 맨 선두에 있었다. 추월해야겠다는 마음도 없었고 그저 마음과 몸이 하라는 대로 운신한 결과였다. 이후로 다시 이전 패턴과 유사하게 박보살님 후위에 자리 잡아 안정되게 계속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내내 절을 하며 걸으며, 내게 가장 윤활유와도 같고 어쩌면 엔진과도 같았던 건, ‘나무아미타불’, ‘아미타불’ 소리를 곡조가 있게 염불하는 것이었다. 동심을 비롯해 일부 도반님들께서 진작부터 그러고 계셔서 자연스러웠다. 5회 염불을 염불전통에서, 특히 중국 염불전통에서 말들을 하는데, 나는 4회 염불인 셈이었다. 처음 좀 나직하게 ‘나무아미타불’ 했다가, 다음으로 앞 ‘나무’의 음정을 조금 올려 내고 이보다 좀 낮은 음정인 ‘아미타불’로 잇고, 세 번째로 ‘나무’는 두 번째대로 하고 ‘아미타불’을 좀 더 높은 음정으로 내었다가, 마지막 4회에서 ‘나무아미’를 두 번째 세 번째 ‘나무’ 정도의 음정으로 내고, ‘타불’을 ‘타아불’하며 음정을 좀 낮추며 종지하는 식이었다. 음률에 실린 ‘나무아미타불’, 때로는 ‘아미타불’, 아주 가끔은 ‘마하반야바라밀’은 지루함을 잊게 했고, 내면의 정서를 다양하게 표출할 수 있게 해주어 마음을 관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더구나 파격적으로 음정을 바꾸고 리듬을 바꾸면 새로운 변화를 구사할 수 있어 재미도 있었다.
과거 후기들을 보니 동심은 절하는 동작을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거기에다 보리방편문의 ‘공(空) 성(性) 상(相)’을 각각 배대해 관조하는 경우도 있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보리방편문을 관념(觀念)하였음을 엿볼 수 있었으며, 또한 ‘일체중생의 행복한 삶을 간절히 원합니다’하는 대보리심을 되뇌이는 경우도 많았던 듯하다. 아마 정진 전에 동심의 후기를 보았다면 나도 이러한 관념의 내용들을 참고했을 터다. 이번엔 그러지 못해 전체를 관하고 염하는, 이를 테면, 묘금륜원 앞 신두리 해변가 비슷한 풍광을 떠올리며 ‘푸르고 구름 한 점 없는 창공에 금색광명이 충만한 바다와 거기에서 스스로 파도치며 부서지는 거품들’을 형상적으로 관조하고 때로, 절하며 가는 ‘바로 여기 지금 주위 산천 경계들과 나무나 바위들과 기어가는 개미 곤충, 돌맹이들, 그리고 바로 3보1배로 나아가는 나의 육신과 나의 가아(假我)에 속한 무색중생을 금색바다에 뜬 거품’으로 바라보며 나아갔다. 그러면서 ‘내외생멸상인 무수중생의 무상제행을 심수만경전인달하여 미타의 일대행상으로 사유관찰할지니라’, ‘심수만경전, 미타의 일대행상’을 뇌깔이며 일미평등한 법계와 자타시비(自他是非)의 초월을 관조하였다.
곡조 있는 ‘나무아미타불’ ‘아미타불’ 염불로 세밀한 자기 점검과 격려, 진리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한없는 갈앙심 등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보리방편문을 관념하는 가운데, 관조의 영역 또한 무리 없이 계속해 소화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3보1배하며 시종 지루하거나 불편한 적이 거의 없고 또렷하니 깨어있으면서 고요한 상태가 거의 유지되었으니 말이다.
재미있었던 건, 요즘 영어 듣기를 이어나가, 영어 리스닝 능력을 유지 발전시켜야 된다는 생각으로 ㅎㅎ 하루 일정 시간을 인터넷을 통해 자막 없이 영어드라마를 보는데, 예전에 시청했을 때 푹 빠졌던, 키퍼 서덜랜드 주연의 <24시> 드라마 주인공 ‘잭 바우어’의 거친 숨소리와 모습이 자주 정진 중에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특히 그의 거친 숨소리는 내가 곡조 있는 염불을 하며 절하면서 나아갈 때 내 숨소리와 똑 맞아떨어져서 내가 ‘잭 바우어’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드라마에서 ‘잭 바우어’는 미국의 지극히 충성스런 애국자로서 첩보요원인데, 죽음의 고비를 수없이 넘나들며 예의 그 ‘긴박한 숨소리’를 ‘흐 흐 씩 씩’ 내며 고도로 어려운 임무를 달성하는 주인공이다. 3보 1배를 하며 나아가는 나 자신을 내 내면은 그렇게 연상하는 듯했다 ㅎㅎ. 동심의 많은 3보 1배 정진 후기를 읽으며 특히 혼자 정진했던 초창기 후기를 읽으면서, 이분이 혼자 정진하며 얼마나 어려운 고비를, 그것도 동사(凍死)할 수도 있는 고비까지 포함, 얼마나 많은 간난신고를 넘겼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동심이야말로 ‘잭 바우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고 몇 년 동안 오랜만에 만나는 금강도반님들이나 동창들, 지인들 만나 몇 차례 식당 간 일 외에 혼자서는 식당을 아예 가지 않고 혼자 밥해 먹고, 새벽 산책길에서 만난 동네 분들에게 ‘안녕하십니까!’가 고작인 대화만 나누는 나에게, ‘봉정암 3보 1배 정진’ 같은 프로그램은 요즘 내가 가장 애호하는 행법인 ‘절수행 정진’을 탁마(琢磨)하고, 법담을 나누며, 긴박한 호흡으로 교감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으로서 너무도 소중한 보배다. 동심을 비롯해 그간 3보1배 정진을 이어오신 수많은 도반님들께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하는 바다.
박보살님 후위에 있다가 어느 결에 오르막이 많은 코스로 진입하게 되었는데, 거기서부터는 박보살님이 내게 앞서 나가라 해서 소야 거사님 바로 뒤를 따라붙게 되었다. 내가 알기로 소야님은 매일 근육운동 30분포함 2시간 30분 요가운동을 하신다. 나의 일정 중 요가운동과 가장 유사한 게 염불 절수행 정진인 듯싶어 나도 절을 매일 2시간 30분 정도 하려고 애쓰는데, 소야님의 일과를 참고한 것이다. 소야님은 이를 테면 야전 사령관이다. 동심이 맨 후위에서 이끌어 오고, 소야님은 최소한의 긴장은 유지되게 박력 있고 힘차게 돌격 앞으로다. 웬만큼 나아가니 소야님과 안정되게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대오를 형성해 나아갈 수 있었다.
동심의 과거 후기에 계단을 만났을 경우, 통과 전 계단 아래서 또는 통과 후 계단 위에서 해당되는 절을 별도로 한 뒤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알았다. 참으로 철두철미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랬기에 20년 전에 시작해 15년 전부터 팀을 꾸려 정진하고 오늘 이렇게 15명 정도의 대열(절팀 7명, 산행팀 8명)을 이루어 나아갈 수 있는 것일 게다. 하지만 7명이 절을 하며 대열을 이루어가고 옆으로 일반 등산객이 왕래하는 현실에서는 계단이나 가파른 오르막을 대충 절하며 지날 수밖에 없긴 하다. 그러나 정신만은 올곧게 세워 동심의 후기에 있는 대로, 어느 대목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몸의 자세가 불안정하다면 염불소리라도 더 또렷하게 한다든가, 관조하고 염하는 내용을 더욱 튼실하게 하여 전체 균형을 맞추어야 되겠지 싶다.
그렇게 오세암에 도착했다. 모두들 오세암에서 달게 차를 내려주시는 보살님의 그윽한 차를 잘 마셨다. 절팀은 사전에 두 시간 정도 봉정암 방향으로 약간의 물과 랜턴 정도만 챙긴 짐을 들고 3보 1배를 미리 해놓고서 다시 오세암으로 하산하려 했다. 그런 뒤 저녁 먹고 난 뒤 산행팀과 함께, 3보 1배로 오른 만큼 같이 배낭 메고 등산한 뒤 3보 1배를 재개하려 했다.
오세암에서 봉정암으로 올라가는 이 코스를 동심은 ‘수행자의 길’이라 불렀다. 별 볼 거리도 없고 나무와 바위가 들어차 있으며 오르막 내리막 산등성이가 7차례인가 연속으로 이어진 답답하고 힘든 코스였다. 절팀 7인은 씩씩하게(?) 나아갔다. 그러다 잠시 쉬는 시간에 다음과 같은 취지의 대화가 오고갔다.
“아, 너무 힘들다. 으휴....”
“너무 고달프고 피로하죠?”
“좀 그래요....”
“아 다잡자고요! 앞에서 좀 천천히 가시죠.”
“도안님이 소야님과 좀 더 거리를 두고 가시죠.”
“아 예, 저는 그저 소야님 뒤를 바짝 따라붙는 데만 급급해설라무네...알겠습니다. 좀 더 거리를 두고 천천히 가죠.”
“자 그럼 다시 전진해요.”
“.......”
5분이나 지났을까...
“자 모두 멈추세요. 온 길을 따라 돌아갑니다. 3보1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 산행팀과 함께 산행을 쭉 해서 봉정암으로, 백담사로 돌아갈 겁니다. 이제 오세암으로 가서 푹 쉬세요.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고요 ㅎㅎ ”
(다음 날 오세암에서 봉정암을 오르고 백담사로 하산하는 길에 나눈 대화에서 이때의 결정이 참 현명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절팀 내 감돌았던 긴장도 풀리고 저녁식사 후 동심이 오세암의 동자전과 관음전을 안내해 주어 오세암의 핵심 전각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었다. 동심의 후기에 보니 과거에 동자전에서 정진을 한 적이 있었고, 당시 어느 비구니 스님이 직접 식사를 챙겨주셔서 맛나게 먹었다 한다. 오세암에서 기억에 남는 건 후덕한 인상으로 덕스럽고 친절한 서비스를 해주시는 보살님들이었다. 차를 내려주시었던 보살님이 그랬고, 동자전에 들어서자 우리 일행을 정진하러 온 불자들이신가 물으면서 정진한다면 난방을 가동 시키겠다 하신 보살님은, 참 자애롭고 친절미 넘치는 언행을 보여주셨다.
난 혼자서 새벽에 한국에 그리 많지 않은 관음전 ‘백의 관음상’ 앞 법당 홀안에서 원을 그리며 상행정진을 했다. 그러다 절을 90분 정도 할 때는 당번으로 올라오신 스님의 천수경 봉송 소리를 들으면서 편안하고 안온하게 절했다. 물론 잠을 안 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한동안 난 어떻게든 장좌불와하며 정진하는 걸 정착시키려 애썼다. 그래서 거의 두 달간, 어떨 땐 한 달간, 거의 잠을 안자고 벽에 기대 졸고 가부좌하며 조는 생활을 한 적도 있다. 그러다 요즘 들어 3시간 정도 수면 생활을 정착시키고, 조만간 2시간 30분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잠을 버티며 조는 건 결국 혼침 상태를 많이 가져와 겉으로는 잠을 안자며 수행하는 듯 보여도, 실은 혼침 시간이 많아 전체 정진시간에는 손해가 많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3시간 수면 생활을 기본으로 하는 요즈음은 어떤 정진을 하건 혼침이 거의 없는 걸로 보아 나의 방침이 주효한 듯하다.
그런데 재밌는 건, 도반님들과 함께 하는 정진만 했다하면 손쉽게 철야정진이 가능하다는 거다. 거의 100퍼센트였던 것 같다. 나의 정진력에다 도반님들과 함께 만들어낸 정진력이 보태진 결과라 확신한다. 최근 2년 남짓 금강정진회 정진 3차례, 작년 올해 3보1배 정진 2차례 모두 사실상 철야정진을 했으니 말이다(도반님들이 잠들 때까지는 와선을 하다 사위가 고요하면 정좌했다. 그러나 내가 만일 동심과 같이 전체를 지휘하는 역할까지 해야 했다면 잠 안자기가 어려웠을지 모른다.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으니까 말이다.). 오세암에서도 도반님들과 함께 9시서부터 12시 30분 정도까지 자리에 누웠지만, 사실상 주위의 소리와 내 내면을 관조하는 상태로 몸 곳곳의 긴장을 푼 뒤, 새벽 12시 30분부터 2시 30분정도까지 관음전으로 올라가 상행정진을 하고 절 수행 정진을 했던 것이다(일정상 새벽 3시 좀 지나 식사한 뒤 봉정암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다.).
호리 다이스케의 저서 <수면혁명>에 보면 회사생활로 너무 바쁘고 힘들어, 하고 싶은 책도 못읽고,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가고 싶은 외국도 못가보고, 좋은 국내 유적지도 관람하지 못하는 애달픈 심정을 타개하고자 많은 이들이 3시간, 2시간, 1시간까지 잠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난 참 이 책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진리, 생명, 대비심, 사랑, 빛을 이야기하는 동네에서는 ‘그래도 의학적으로 6시간-8시간은 자야지’하는데, 수행자들도 아니고 그저 개인적인 소박한 열망을 실현하고자 일본의 수천 명 샐러리맨, 자영업자들이 잠을 이렇게나 줄이고서 만족스런 생활을 영위한다는 데 충격 받았다. 이런 계기로 나로서 최소한 일본의 샐러리맨, 자영업자들처럼(물론 인연 따라 이런 특별한 수면법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이들에 한해서 일게다. 그래도 일본에 수천 명이 성공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잠을 2시간, 1시간 30분으로 줄이려 한다.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제대로 하려면 깨어있는 시간이 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도 이런 정도의 인연(거의 50년을 장좌불와하신 청화큰스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인연이면 말 다했다)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삼보일배 정진의 자리는 새로이 수면에 대해 접근하고 실천한 그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좋은 현장이라 생각한다. 다른 어떤 행법의 수행정진보다 심신의 피로도가 높은 상태인 3보1배 정진에서 여여한 심신상태를 유지하며 계속 정진할 수 있다면, 청화큰스님의 장좌불와에는 못미쳐도 내 근기에 맞는 새로운 수면양식이 내 심신에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봉정암에서 ‘세상에서 가장 높은 세존사리탑’이라 하는 적멸보궁 사리탑 참배를 하고 준비해간 바께뜨빵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뒤 우린 하산 길에 올랐다. 하산 길에 인상적이었던 건 정진보살님의 음식보시와 따뜻한 마음씨였다. 본 식사를 오후 3시 정도에는 하게 되니 오후 12시 30분쯤인가에 약간의 간식으로 준비한 맛있는 참치김밥과 총각김치는 압권이었다. 동심의 과거 후기를 보니, 정진보살님은 음으로 양으로 동심의 수행을 도왔고, 경란보살님 등과 함께 직접 3보 1배를 완주하기도 했으며, 부군이신 거사님과 함께 음식을 날라와 3보1배 팀에게 제공하기도 했고, 동심의 방수장비를 갖춰주는 등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역할을 톡톡히 해 오셨음을 알게 되었다. 서미보살님이 모시고 오신 한 살 더 많은 언니뻘인 ‘위제니’(빨리어 법명) 보살님의 무릎이 탈이 좀 나서 그분의 짐을 누군가 들어줘야 했는데, 맨 먼저 나서신 분이 정진보살님이셨다. 결국 소야거사님이 짐을 맡았지만, 마지막 헤어지는 버스정류장에까지 함께 하시며 우리들에게 지원과 격려와 우정을 아낌없이 내어주셨다. 더할 나위없는 외호선지식이자 교수선지식이시며 동행선지식이신 정진보살님, 감사합니다! 나무 백의 관음보살! 나무 백의 관음보살! 나무 백의 관음보살!
푸짐한 밥 반찬으로 점심 겸 저녁 식사를 하며 우린 카스맥주를 돌렸다. 소주나 막걸리보다는 맥주를 그나마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나는, 몇 년 만에 3잔이나 마셨다. 얼굴이 좀 벌게졌지만 곧 가라앉았다. 맛나고 그윽한 특별한 ‘도라지차’까지 우아한 찻집에서 즐기는 호사까지 누렸다.
차가 좀 막혀 2시간 거리를 3시간 정도 달려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했다. 다시 많은 도반님들이 2호선 전철을 타고 함께 갔는데 난 두 정류장 지나 도반님들과 작별하고서 환승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백담사에서도 공식 예우(ㅎㅎ)를 받아 독방을 쓰셨고, 구수한 입담과 화안애어(和顔愛語)로 모두를 감싸셨으며 108사찰 순례 정진 중 이참에 두 사찰인 백담사, 봉정암을 순례하신 인월거사님, 저로선 이번에 처음 뵙는, 투잡을 뛰고 계시며 불법공부와 직업공부에도 열심이신 정안 거사님, 높은 식견과 안목을 드러내는 글을 금강카페에 올리며 자기성찰의 계기를 주시고, 2019년인가(?) 이래로, 변함없이 이번 정진에서도 인내와 끈기로 온갖 험한 일을 도맡아 하시는 소야거사님, 마라톤을 오래 하셨고 요즘도 1주일에 세차례 7킬로 달리기로 몸을 단련하시면서, 세련되고 권위 있는 그러면서도 나직하고 또렷또렷한 어조와 화법으로 모든 거래를, 특히 전화예약 등을 잘 해결해주시는 보리씨님, 능력이 뛰어난 직장인이자 봉사계의 여왕이며 동심 거사님의 엽렵한 조언자이신 박보살님, 시원시원하고 정감있는 입담으로 대열의 도반님들에게 원기를 붇돋워주시고 주위 동료들을 살뜰히 챙겨주시는 백련화보살님, 작년에는 젊은 보살을 대동하고 오시고, 올해는 친구의 보시금을 가지고 오셔서 정진도반님들의 힘을 북돋워주시고, 서울의 여느 보살님 못지않게 세련되신 세화보살님,
작년엔 참석못하셨지만 몇 년째 산행팀으로 3보 1배 정진을 함께 해오셨고, 고요하게 맑은 눈빛으로 주위를 관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시는 무생화보살님, 금강의 중요한 소임을 맡아하시며 늘 애쓰시고 정진하시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산행하시며 불굴의 투지로 어려움을 이겨내시는 서미보살님, 저로선 10몇년만에 만나 너무 반가웠던, 씩씩한 기상의 선주화보살님, 경란보살님 친구분들로 ‘오세암에서 봉정암 가는 길은 죽었다 깨나도 다시 안와요, 너무 힘들어요’ 하시는(동심은 이에 대해 ‘두분뿐만 아니라 여기 거의 다 오세암 봉정암 코스 택하면 안 올꺼예요 ㅎㅎ’ 한다) 박정옥 김명숙 보살님, 짐을 받아주자 평지에서 청년 발걸음으로 선두를 지키시며 결국 완주해내신 위제니 보살님, 좀 어리버리해도 소같이 뚜벅뚜벅 나아가려는 도안 거사님(띠가 소띠임), 새로운 좋은 스님의 인연을 만나 힘차게 정진하시며 자비심과 지혜안목을 보여주시는 정진보살님, 냉철한 지성, 증장하는 자비심, 날카로운 지도력으로 3보1배 정진을 지휘하시는 동심 거사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자, 이제 목전의 삶을 3보 1배의 정신으로 살아낼 차례입니다. 감사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관세음보살!
나무마하반야바라밀!
16분을 대신하여 요약하고 정리한 도안 합장 _()_
*추신: 특히 이번 정진에 참여한 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저의 서술 중 수정해야 할 대목이 있으면 댓글로 바로 잡아주세요. 그리고 댓글을 통해 추가로 알리고 싶은 게 있으면 보충해주시고요. 제가 곧바로 본문에 반영하겠습니다. 동심 거사님께서는 금강카페에 자주 안 들어가시는 도반님들이 제법 있을 테니, 그분들에게 이 글을 스마트폰이나 메일로 보내주시어 수정하거나 보완해야할 내용이 있으면 받으셔서 제게 매일로 전해주시면 이를 본문에 반영하도록 할께요. 아니면 이분들한테 금강카페 들어가서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시면서 수정하거나 보완할 꺼 댓글로 남기라고 전해주세요. 도안 합장 _()_
첫댓글 이렇게나 봉정암 3보일배를 맛깔스럽게나
표현해주신 도안거사님께 합장 공경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지난달 정진회 겸 묘금륜원 개원기념식 때 영상으로 뵈었습니다. 개원식에 못오시게 되어 그 우아한 꽃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시 보고 관조할 기회를 얻을 그 꽃들을 그려 봅니다. 늘 편안하시고 건강하시기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덕분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마하반야바라밀 현산김봉현 합장ㅅㅎㅅ
현산 거사님, 개원식 후 광륜사 도착 직전에 버스에서 내려 청광사 정진회향식인가 참석하러 총총 발걸음 옮기시는 모습 떠오릅니다. 늘 정진에 열심이신 거사님, 그 자리에 함께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도안거사님() 맑은 기운으로 삼보일배가 처음이신데도 처음이 아니신듯 가볍게 보였으며 자비한 미소로
모두를 대해 주심에 감동이었습니다. 표현력이 부족해 후기 작성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자세히 올려 주시니
다시 한번 오세암과 봉정암을 순례하고 온 듯 합니다.
함께 한 순례길이 영광이었습니다. 건강하시옵소서()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향림보살님, 작년에는 젊은 보살님을 안내해 오셔서 전체 팀에 활력을 주시고, 올해는 친구분이 주시는 보시금을 안내해 정진팀을 풍족하게 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밝으시고 서글서글 하시지만, 더욱 빛나시고 덕성으로 충만하시리라 믿습니다. 내년에 만날 때 또 활기차게 다시 뵙기 기약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어려운 행보를 줄거움으로 채우셨네요.
신심가득하신 모습들에 같이 행복합니다. 아미타불 _()_
지난번 사월초파일에 더 젊어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뵈올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더욱 우아하고 기품 넘치는 모습으로 내년 초파일에 뵙기를 기약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봉정암 삼보일배 순례여정!
환희 원만 회향하신 도반님들께
무한찬탄 올립니다.
그 생생에너지 전해 받습니다.
고맙습니다.나무아미타불_()_
언제나 활발발하신 수형보살님, 저도 보살님 댓글에서 생생에너지 전해 받습니다^^ 이제 곧 동안거 들어가 90일 정진 살림살이를 나름으로 잘 꾸리고자 합니다. 뒤이어 이런 저런 계획한 정진과 그간 못만났던 동창들 지인들 만나 큰스님 책 보시를 좀하는 순례를 하고서 초파일에나 뵙기를 기약합니다. 보살님, 자기 관리 잘 하심을 알지만 법사님과 함께 늘 편안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
하하 자연인님, 지난번 광륜사 식사하러 갔다가 함께 천축사를 오르며 들려주신 옛날 산악회 시절 이야기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늘 편안하시고 건강하시며 정진 여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봉정암 삼보일배 순례길 잘 회향하신 모든 도반님들게 합장공경 합니다"
후기를 읽으며 마음으론 봉정암에 함께 하는 기분이였습니다
늘 부처님 가호 하신 가피로 수행 정진의 길을 가시길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묘정보살님, 지난번 정진회 때 뵙고 반가웠습니다. 축원의 말씀, 정진 도반님들께 큰 힘이 될 겁니다. 우리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하고 부끄럽지 않게 정진할 때 불보살님의 가피가 있겠지요. 다시 건강하게 반가이 만나뵙길 앙망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_()_
신심깊은 도안님의 참여로 삼보일배가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을 확신합니다!
도안님의 변함없는 정진력에 다시금 감탄하는 자리였습니다
세심한 후기 감사드립니다~나무아미타불_()_
동심님의 최근 표현에서 '확신'이란 말을 자주 듣는 게 제게 환희심을 줍니다. 확신이 든 만큼 꼭 현실에서 드러나겠지요. 그렇게 되도록 함께 정진하자구요. 모든 경계에서, 모든 상황에서 육바라밀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정과 혜를 늘 균형있게 함께 잘 닦아 나가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월거사님의 제안과 동심님의 격려가 이 후기를 쓰는 밑거름이었습니다. 기쁘게 글 쓰는 인연을 지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거사님은 과거 여러 차례 3보 1배에 참가하신 줄로 압니다. 그 동안 여러모로 3보 1배의 전통을 이어오시고 후배들을 지원하고 격려해오신 덕분에 그 은덕으로 저같은 사람도 3보 1배 정진의 복락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드리며, 다시 뵈올 그날까지 정진 여여하시길 기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고맙습니다 봉정암 수행길이 넘 즐겁습니다 마음으로 동행해봅니다아미타불~()~
보살님, 정진회 버스에서 고구마, 달걀 등 맛있는 간식거리를 도반님들께 챙겨주신 덕분에 저도 혜택을 누렸으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우리 다시 만나자구요.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수희찬탄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하얀그림자님께서 찬탄해주심에 찬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정진의 힘이 바로 이런 것임을 생생히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또 뵙겠습니다.
과분한 칭찬입니다. 혼자 정진할 적에, 제가 하루 한 30분 정도 살아오면서 소중한 인연을 지었던 분들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축원기도 절을 올리는데, 금강도반님들의 경우 한 30분 정도 될 겁니다. 도반님들을 떠올리며 정진할 힘과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온 우주의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고 하나라 하지만, 그 중에서도 도반님들과는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서로 크게 힘을 주고 받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제게 정진의 힘이 좀 크게 드러난다면 거기엔 도반님들의 정진력에 대한 흡수력이 좀 커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리씨님께서도 편안하고 건강하세요. 또 뵙겠습니다.
도안거사님의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이번 3보 1배 팀과 함께 한 봉정암 순례 여정이 매우 행복했습니다.
내년을 또 기약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이번 후기의 산파는 거사님이셨죠. 저는 후기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거사님께서 제안하셨을 때 '생각해보죠' 했지만, 내면에서는 '무조건 써야 한다'는 결론이 이미 났던 것 같습니다. 거사님 제안 이후 좀 더 깨어있으며 정진하게 되었고, 좀 더 온전하게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동심거사가 거의 20년 전부터 썼던 3보 1배 정진 후기를 모두 다 보면서 많은 공부도 했죠. 공부의 계기와 탁마의 장을 열어주신 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번 봉정암 순례 여정은 너무도 물흐르듯 자연스러워서 스스륵 지나왔던 것 같습니다. 저도 내년도 3보 1배 정진을 함께 새로운 기운으로 창조해 나갈 것을 기원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이번 3보1배 팀과 함께 한 봉정암 순례 여정을 도안거사님의 정성스런 후기로 보니 새삼 잘 다녀오게 됨을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모든 도반님들 덕분입니다... 굽신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평상시 금강정진회 활동, 매월 열리는 법사님 광륜사 강의 등에서 보살님의 정력적이고 열과 성을 다하는 헌신으로 척척 진행이 잘 되는 걸 몇 차례 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일상적 활동의 든든한 배경에서 이런 특별한 3보 1배 정진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미보살님의 애쓰심을 찬탄하오며,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