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길고양이가 살인진드기 매개?…구충제·기피제 등 필요
지난달 제주에서 40대 여성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SFTS)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 여성은 SFTS 양성 판정 4일 전 길고양이와 접촉했고 이후 발열, 두통 등의 증상과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확인됐다.
SFTS는 일명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를 통해 전파된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SFTS로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심한 경우 출혈이 멈추지 않으며, 신장 기능과 다발성 장기기능 부전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른 감염증에 비해 사망률이 15~20%로 높은 편이다. 국내 누적(2013∼2022년) 치명률은 18.7%에 이른다. 올해에도 지난 6월 기준으로 총 19명의 SFTS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SFTS는 보통 농작업이나 등산 등 야외 활동 과정에서 진드기에 물리면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제주 감염처럼 사람 간 혹은 사람-동물 간 2차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최근 6년간 반려동물 보호자 및 수의사 등 16명이 동물을 통해 SFTS에 2차 감염됐고, 그 중 2명은 사망에 이른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질병관리청에서 실시한 SFTS 감시체계 결과보고에 따르면, 73건의 동물 양성사례와 2건의 사람-동물 간 2차 감염 의심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사람과 밀접하게 생활하면서 산책 등 야외 활동이 잦은 개 등 반려동물 감염과 길고양이 접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SFTS에 감염된 반려견 14마리 중 9마리(64%)가 도심 내 공원, 산책로 등에서 참진드기에 노출돼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도심이라 하더라도 수풀 등 진드기가 많은 지역을 피하고 야외 활동 시 진드기, 벼룩, 모기, 파리 등 반려견에 기생할 수 있는 내·외부 기생충으로부터 보호 역할을 하는 반려견 전용 구충제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충제는 제품마다 사용 주기, 구충 범위, 효과 등이 다른데 최근에는 기생충 기피 및 사멸 효과가 추가돼 예방 효과를 높인 제품도 나왔다.
한국동물병원협회 김성균 이사는 “현재 SFTS 치료로는 수혈, 신대체요법 등 장기부전에 대한 보존요법만 시행하고 있으며,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아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반려동물과 보호자 간 2차 감염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반려동물에 대해서도 진드기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첫댓글 조금 은시원한날.
텃밭일 할때 진득이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