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년만에 신규원전 건설 계획 밝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신설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 대비 추진
정부가 9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한다.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인 윤석열 정부가 수명이 다한 기존 원전의 ‘계속 운전’을 공식화한 적은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연 제29차 에너지위원회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2024∼2038년) 수립을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긴 이달 말 착수하고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도록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전, 수소 등 새로운 공급 여력 확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 계획은 2015년 7차 전기본에 신한울 3·4호기가 포함된 이후 9년 만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발전 계획에 따라 산업계가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규 원전의 확대를 정부가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된 원전의 전력거래량은 16만7513GWh(기가와트시)로 석탄발전소(18만5907GWh)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원전의 발전단가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의 25% 수준이어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락에도 안정적인 발전량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의 발전량까지 늘어나면 전력 공급 과다로 인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험을 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신규 원전은 발전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