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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매일 어부를 부른다 | |
동해로 떠나자 | |
여행전문가이자 국내 최고의 음식칼럼니스트 김순경씨와 강원도청 문화관광과, 경북도청 문화관광과의 추전을 받아 동해안 별미여행을 떠난다.
고성군 건봉사와 거진항 도치탕 청정도량 건봉사서 차 한잔
예부터 명태잡이로 이름난 거진항을 가면 곳곳에서 명태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올해도 2월에 명태 축제를 열었으나 몇년새 앞 바다에서 명태가 거의 나지 않고 일본 근해까지 가서 명태잡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민들의 표정이 어둡다. 이곳 사람들은 요즘철에 명태보다는 오히려 겨울철 별미로 1~2월에 알이 꽉 찬 도치탕을 별미로 친다. 도치는 생김새가 복어와 비슷한데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얇은 겉껍질을 벗겨내 속껍질째 썰어서 초고추장에 찍어 회로 먹거나 묵은 김치를 넣어서 알과 함께 탕으로 끓여 먹는다. 또 도치알에 간수(소금물)를 넣어 이틀 정도 굳게 한 뒤 쪄서 알찜으로 먹기도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별미다. 거진항 주변에는 24년째 생태찌게와 도루매기탕을 전문으로 하는 함흥식당(033-682-1180) 등 횟집들이 많은데 도치회와 도치탕은 미리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속초 대조영 촬영지와 아바이순대 대조영 촬영지에 눈 즐겁고
속초항(동명항)을 끼고 있는 속초시청쪽 바닷가에서 드라마 ‘가을동화’로 유명한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만난다. 청초호와 바다로 둘러싸인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후 실향민들이 바닷가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속초시청 건너 동명항에 가면 갯배를 타고 줄을 당겨 움직여서 ‘아바이마을’로 들어가는 색다른 운치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함경도 피난민들의 마을답게 아바이마을과 동명항 일대에는 알싸한 함경도 회냉면과 가자미식해, 오징어순대 등 함경도 전통음식이 발달돼 있다. 아바이마을 입구의 진양횟집(033-635-9999)은 함경도 출신 이정해(76)·이영숙(53)씨 모녀가 2대에 걸쳐 고집스럽게 고향의 맛을 지키고 있는 이름난 맛집이다.
강릉시 선교장과 주문진항 생선구이 가는 곳곳 예향의 멋과 전통
오징어잡이로 유명한 주문진항에는 올 겨울 때아닌 오징어 풍년이 들어 오징어를 값싸게 사려는 외지인들로 1월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지금은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으나 아직도 오징어와 명태, 문어, 복어, 도루묵, 물곰 등 겨울철 해산물이 심심찮게 난다. 주문진항에 가면 애기오징어(오징어새끼)와 양미리, 도루묵 등을 연탄불에 구워서 파는 생선모듬구이 전문 충주네좌판 등 좌판 10여곳이 있다. 인근에 활어횟집들을 비롯해 장치찜 전문 월성식당과 물곰(곰치)탕 전문 파도식당(033-662-4140), 도루묵찌개와 도루묵구이 전문 마차식당 등에서 싱싱한 겨울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선교장 (033)648-5303.
울진군 죽변항과 울진대게 기암괴석 배경 해돋이 장관
울진대게는 속살이 쫄깃쫄깃하고 담백해서 이웃 영덕대게와 함께 일찍이 궁중에 진상되어온 특산물이다. 죽변항 주변과 드라마 촬영이 이뤄진 방파제 안쪽 회센터에는 1번상가 강원도집(054-782-0842)를 비롯해 죽변 앞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회와 대게찜 및 대게탕 전문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이밖에 7번도로를 타고 영덕군 영해면과 강구항을 잇는 918번 지방도 등 간혹 마주치는 해안도로로 접어들었다 다시 7번 국도와 만나 포항시까지 내려가면 더 멋스런 동해안의 해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이 길에서 구룡포의 일출은 빼놓을 수 없는 동해 여행길의 주요코스이다. 고성·속초·강릉·울진·포항/글·사진 정상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