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14(토) 방태산 아침가리골 물놀이 산행 (청운산 대장님 리딩)
오늘은 쉴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가 계곡이 아름다운 아침가리골 물놀이 산행을 가기로 해요. 옷을 입은 채로 배낭 메고 등산화 신고 스틱 짚고 강물 속을 걷기도 하는 산행이라네요. 약 13km이고 6시간 30분 산행인데 물놀이를 하면 그리 많이 여유가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아침가리골 리딩 대장님은 꼼꼼하고 자상하고 사람좋으신 청운산 대장님이셔요. 계곡산행 준비물과 주의사항을 홈피에 자세하게 적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방동약수마을에 도착해서 감시초소까지는 계속 도로길인데 오름길이 쭉 이어져요. 약 4km를 걷는데 힘들어요. 어떤 이들은 택시를 타고 휙 지나가기도 하네요.
초반에 잠시 방동약수 들러 약수 한 모금씩 마시고 저랑 보폭이 맞는 여산우님과 동행해요. 둘이서 도란도란 잼나네요.
제 옆자리에 앉은 짝꿍은 지난 번 지리산 반야봉 하산길에 함산했던 분인데, 어느새 앞서가셨네요. 물길을 헤치고 막 걸을 거라더니 느린 저랑은 보폭이 안 맞을 것 같았나 봐요. ㅎㅎ.
감시초소 지나니 걷기좋은 임돗길 내림길이 이어져요. 곧 조경동교네요. 아침가리골 계곡을 바라보며 함산한 여산우님과 점심을 먹어요. 비가 조금씩 내려서 판초를 다시 꺼내 입고 우산도 펼쳐서 쓰고 바위 위에 앉아서 싸온 도시락과 과일을 먹어요.
아침가리골 계곡을 건널 때 처음에는 무릎까지만 물이 차다가 점차 물 깊이가 깊어져요. 허벅지까지 차는 것은 보통이고 허리까지 물이 차기도 해요. 참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왜 이런 걸 몰랐는지 싶어요. 매년 여름마다 꼭 한 번씩 와보고 싶은 곳이네요. 한 10여 번 정도 옷을 입은 채 강을 건너가요. 너무나 시원한 여름 물놀이 산행이예요.
"왜 이렇게 계곡물을 건너가며 트래킹을 하는 건가요?"
제가 물으니까 여산우님이 그러네요.
"저 쪽은 길이 없어요."
"아, 그렇군요!"
강을 건너야 길이 있다니 그렇다면 안 건널 수가 없는 것이지요.
강도 하나의 산행길인 셈이예요.
저는 사진 찍는 거 좋아해서 계곡을 열심히 담는데, 여산우님은 거의 사진을 안 찍네요. 이번이 두 번째인데, 지난 번에 왔을 때 예쁜 사진을 많이 찍었대요. 제 사진만 이모저모로 찍어주네요.
둘이서 열심히 가다 보니 옆자리 짝꿍도 만나네요. 물길을 건널 때 어디가 안전한 길인지 안내를 잘 해주셔요. 여기가 벌써 3번째라니까 길을 아주 잘 알아요. 고맙지요.
아침가리골 계곡에서 가장 멋진 곳은 작은목포라고 하네요. 이곳에서 사진 찍으며 놀다 가요. "수영 금지" 표시가 있어요. 콸콸 흐르는 계곡물이 하얗게 포말지며 쏟아지는데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맑아지네요.
저는 요즘 흰색이 참 좋은데 하얀 폭포를 보고 있노라니 눈이 부셔요. 가만히 있으면 녹색이거나 청빛인데, 함께 있다가 흐르면서 부서지면 흰색이예요. 어쩌면 흰색은 가장 화려한 빛깔인지도 몰라요.
제일 어려운 코스는 물살은 쎈데 허리 위까지 차는 물을 건너는 것이예요. 한 번은 산우님들이 쳐놓은 빨간 줄을 잡고 허리 위까지 차는 계곡물 속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가기도 해요. 다른 산악회 분들 중 한 산우님은 스틱 한 짝이 물에 떠내려갔고, 한 산우님은 물길에 쓸려 내려갔는데 간신히 옆 바위를 잡고 빠져나왔어요. 위험하지만 쓰릴 넘치는 계곡 물속 산행이예요.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다들 잘 건너서 다행이예요. 빨간 줄을 잡고 도와주신 산우님들께 감사해요.
천천히 느리게 걸었는 데도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남았어요. 오전 11시에 방동약수마을에서 트래킹 시작해서 오후 4시 30분에 진동2교에 도착했어요. 총 13km, 5시간 30분 트래킹이네요. 초반에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제법 편안하고 시원한 산행이었어요. 씻고 여벌옷을 갈아입고 나니 개운하네요.
좋은 산행지 선정해주신 다음매일산악회와 리딩해주신 청운산 대장님, 그리고 함산한 여산우님과 옆자리 짝꿍, 위험한 물길 건널 때 도와주신 산우님들께 감사드려요. 다음 산행에서 또 반갑게 만나요.
방동약수마을 삼거리 이정표
루드베키아
설악초
해바라기
참나리와 옥수수
홍화
무궁화
곰취
이정표
방동약수
꽃향유
싸리나무
도로길 오름길 힘들어요.
감시초소
백두대간 트레일 시범구간(인제) 안내도
임돗길 내림길 걷기 좋아요.
물봉선화
조경동교 이정표
달맞이꽃
여기서 점심 먹었어요.
층층잔대
발목높이 물길 건너요.
아침가리골 계곡
초록 숲길
무릎높이 물을 건너요.
단풍취
아침가리골 작은폭포
작은폭포에서
맨 뒤가 오늘 함산한 여산우님인데, 잔차도 타고, 혼자 비탐구간도 자주 간다는 산마니아예요.
허리 높이 물을 건너가요.
땅두릅
댐둑도 건너가요.
진동2교에서 야영하는 이들이 보이네요.
개망초
루드베키아
백일홍
코스모스
첫댓글 이쁜꽃사진 많이 찍으셨네요.
덕분에 모르는 꽃이름도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언제나 아침가리는 수량이 풍부해서 좋아요.
여름엔 정말 최고인듯...
산에서는 꽃을 많이 만나기에 열심히 꽃이름 공부를 하고 있지요. 함산한 여산우님이 꽃이름을 잘 알더라고요.
아침가리골 정말 여름엔 꼭 가봐야 하는 산행지지요. 비가 내려 수량도 풍부하지만 그리 위험하진 않고 딱 좋았어요. 정다운 댓글 감사드려요. 늘 안산 즐산하시어요.
안녕하세요..
어쩌면 꽃이름을 이렇게 잘 아세요..
이렇게 많은 꽃들중,
제가 알고있는건 개망초와 코스모스,무궁화,해바라기뿐..ㅋ
덕분에 구경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답니다. 이름을 알아놓아도 산에서 꽃을 보면 또 전혀 생소해요. 꽃이름 참 어렵지요. 많은 꽃들이 산에 있어 산행의 재미가 두 배인 듯요. 아침가리골은 꽃도 보고 물놀이도 하고 일거양득이었구요. 제법 선선해진 날씨,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네요. 늘 건강하시고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어요.
공감 댓글 감사해요.
가리왕산 야생화 만나는 꿈에 부풀어 영동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는 중입니다
저는 2주 전에 무릅ᆞ발목까지 찰랑일 때 다녀왔어요
하얀 포말 계곡물이 무시시하네요
임도길 피로를 아침가리골 계곡이 다 보상해주니 최고의 코스죠
와우! 가리왕산 이끼계곡도 정말 멋지지요. 정상 화원의 야생화도 넘 이뻐요. 흰 눈송이 같은 귀룽나무 꽃송이가 눈에 선하네요. 션한 이끼계곡 잘 다녀오셔요. 저는 재작년 8월과 작년 5월에 갔었네요.
댓글을 다 못 썼는데 휴게소를 들려
다시 출발하고
진짜 하고픈 글을 씁니다
매사가 내가 마음먹기에 달렸지요
사람관계도 야생화도 모든 것을 예쁜 눈으로만 바라보는 눈꽃열차 님의 산행기를 읽으면 행복해지는 보약 하나 먹은 셈입니다
우리 카페 후기 게시판을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 산 감사합니다. 미산 대장님도 늘 예쁜 눈으로 보아주셔서요. 좋은 나날 되시어요.
@눈꽃열차 와~
귀룽나무 굿~
가리왕산이 그립네요.
감사합니다^^
눈꽃열차 님~
심사유곡 조경동의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
여일곱번의 계곡 물길을 건너면서 대자연에 동화되어 가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라고 무언의 대화를 갖어 보았답니다.
멋진 추억을 잘 정리하여
주셔서 다시금 회상의 나래를 펼쳐 날아 보았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안전하게 즐기면서
신나는 산행
걸음걸이가 되세요.
네. 청운산 대장님! 짙푸른 자연 속에서 첨벙거리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신나는 계곡산행이었네요.
배려가 깊은 리딩 감사합니다. 늘 안산 즐산하시어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네요. 늘 고운 나날 되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