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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불 원문보기 글쓴이: 무진향
수기 받는 불자가 되자
혜국 스님
수기(授記)란?
수기는 어떤 수행자가 미래에 최고의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부처님께서 예언하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곧 부처님께서 특정한 제자에게 ‘너는 앞으로 몇 겁 후에 부처가 된다’라며 예언하고 증명해 주시는, 참으로 성스럽고 환희로운 의식입니다.
마치 세속에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이가 어린 아이의 상을 보고는, “이 아이는 장차 장군이
되겠소. 이 아이는 의사가 되어 많은 사람을 구제할 것이오.” 하고 말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말 한마디가 그 아이의 성장과 인생살이에 큰 영향을 끼치듯이, 수기를 받게 되면 그 불자의 원력이나 수행력은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기에 대해 처음으로 말씀하신 것은 당신께서 연등불로부터 받은 수기입니다.
일찍이 연등불(燃燈佛)이 세상에 오셨을 때, 선혜(善慧)라는 청년 불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연등불께서 그가 있는 성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들은 선혜는 푸른 연꽃 다섯 송이를 구하여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길목으로 갔습니다.
마침내 연등불께서 제자들을 거느리고 거리에 나타나자, 국왕을 비롯한 많은 백성들이 부처님께 경배한 다음 준비한 꽃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꽃 중에서 오직 선혜가 던진 푸른 연꽃 다섯 송이만이 공중에 뜬 채 부처님의 머리 위를 장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연등불께서 밟고가는 길에 진흙탕이 나타나자, 선혜는 부처님의 발이 더럽혀질 것을 염려하여 입고 있던 자신의 웃옷을 벗어 진흙탕 위에 펼쳤습니다. 그러나 진흙탕이 모두 가리워지지 않자 머리카락을 풀어 길 위에 깔았고, 그것도 모자라자 온몸을 진흙탕위에 던져 자신의 몸을 다리로 삼아 밟고 건너가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청년 수행자 선혜를 보고 연등불께서는 수기를 주셨습니다.
“장하다, 선혜여. 너의 도를 구하는 정성은 참으로 갸륵하구나. 그토록 지극한 정성이면 반드시 부처를 이룰 수 있게 되리니. 이제부터 91겁(劫)이 지나면 부처가 되어 석가모니라 불리울 것이다.”
이후에도 석가모니께서는 여러 차례 수기를 받았고, 이 사바세계에서 부처가 되신 다음에는 많은이들에게 수기를 주셨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수기는 미륵보살에게 준 수기와 법화경을 설하실 때 성문(聲聞) 제자 및 여러 불자들에게 준 수기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륵보살은 인도 바라나시의 바라문 집안에서 태어나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받으며 수도하였고,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받은 뒤 현재 도솔천에 올라가 천인들을 위해 설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석가모니불께서 열반에 든 뒤 56억 7천만 년이 되는 때에 이 사바세계에 태어나 화림원(華林圓)안의 용화수 아래에서성불하여 3회의 설법으로 272억 인을 교화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법화경에서는 석가모니불의 성문 제자들이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수기를 얻고 있는데, 이를 각 품(品)과 연결시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3 비유품: 사리불
제6 수기품: 수보리.마하가섭. 가전연. 목건련
제8 오백제자수기품: 부루나. 교진여, 5백 아라한
제9 수학무학인기품: 아난, 라후라, 2천 성문제자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시기 이전까지는 어떤 큰 제자도 감히 부처님이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고 될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최종목표는 아라한 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시며 선언하셨습니다. 큰 제자나 아라한뿐만 아니라, 열심히 수행하는 승려는 모두가 성불할 수 있다고. 이 수기야말로 환희롭게 만들고 용기를 주고 마음을 성스럽게 만드는 참으로 소중한 예언이요, 증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다음, 법화경의 가르침을 잠시라도 듣고 기꺼워하거나 받아 지니고서 읽고 외우고 사경하고 남에게 설한 이들은 모두 부처가 될 수 있음을 수기하였고, 제바달다와 같은 오역 죄인이나 여인인 용녀도 능히 성불한다는 수기를 주셨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일체중생, 곧 마음이 있는 이는 누구나 능히 부처가 될 수 있음을 깨우쳐주고 계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 중 어떤 이가 수기를 받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수기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나는 수기를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으로 신심(信心)과 서원(誓願)을 꼽습니다.
머리가 좋건 나쁘건 경제력이 있건 없건, 어떤 세속적인 조건에 상관없이 신심과 서원만 강해도 능히 수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불 당시, 사위성에는 가족도 친척도 없이 홀로 사는 가난한 노파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했던 노파는 거지생활을 하며 겨우 끼니를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 온 성안의 사람들이 기쁨에 겨워 환호하자, 궁금증을 못이긴 노파는 무슨 일인지를 물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께서 이 성으로 오시는 날입니다. 밤이 되면 아사세왕과 백성들이 등불을 밝혀 부처님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노파는 깊은 탄식과 함께 슬픈 사색에 잠겼습니다.
‘아, 나는 어찌 이다지도 복이 없단 말인가? 세상에서 가장 큰 복밭인 부처님을 만나면서도 그 복밭에 뿌릴 한 알의 씨앗조차 없으니. 구걸을 해서라도 부처님께 등불을 공양하리라.’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동전 두 닢을 겨우 구걸한 노파는 그 돈으로 기름을 샀습니다. 비록 하룻밤의 반도 밝힐 수 없는 기름의 양이었으나, 노파는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길목에 등불을 밝히고 기도하였습니다.
“저는 가난하여 이 조그만한 등불밖에는 부처님께 공양할 수 없사옵니다. 부디 이 공덕으로 오는 세상에 성불하여 그 지혜의 빛으로 모든 중생의 어두운 마음을 밝게 하여지이다.”
밤이 깊어감에 따라 다른 등불은 하나 둘 꺼져갔으나 가난한 노파의 등불만은 더욱 밝게 빛나면서 주위의 어둠을 물리쳤습니다.
날이 밝아오자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이 가장 뛰어난 목건련존자에게 아직 꺼지지 않은 등불을 모두 끌 것을 지시했습니다. 목건련존자는 모든 등불을 차례로 꺼나갔지만, 이 노파의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가사자락을 휘둘러도 불꽃만 강해졌고, 신통력으로 바람을 일으켰으나 그 불빛은 오히려 하늘에까지 비쳤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목건련아,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 등불은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노파의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밝힌 등불이니라. 너의 신통력으로는 끌 수가 없다. 이 등불을 공양한 공덕으로 노파는 30겁 후에 수미등광여래라는 이름의 부처가 될 것이다.”
작은 등불하나. 그렇지만 이 등불은 남다른 등불이었습니다. 부처님께 대한 간절한 믿음이 담겨있고 지극한 정성이 담겨있는 등불입니다. 그리고 ‘장차 성불하여 지혜의 빛으로 모든 중생의 어두운 마음을 밝히고자’하는 강렬한 서원이 담겨있는 등불이었습니다.
굳건한 믿음과 중생을 위해 살겠다는 강한 서원!
이것이 있어야 부처님께서 주는 성불수기를 받을 자격이 생겨납니다. 우리가 스스로 부처가 되고 ‘중생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원을 세우면 부처님께서 보시고, “너는 도만 잘 닦는 것이 아니라 중생들과 하나가 되고 있구나. 너야말로 뭇 중생의 스승이 될 수 있겠다”며 수기를 주시는 것입니다.
둘째, 중생들과 아픔을 같이 나누며 공양을 잘 하는 이라야 수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남과 아픔을 같이하고 잘 공양하겠다는 것을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가령 우리가 나환자촌에 가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 병이 심한 사람은 손가락에서 고름이 흘러나오고, 코는 썩어 피고름이 맺혀있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 고름이 묻은 손으로 감자를 집어 맛을 보라며 준다면 쉽게 먹을 수 있겠습니까? 받은 것까지는 몰라도 먹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는 나환자들이 가져다주는 고름 묻은 감자나 상추를 마다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아직도 그 분을 존경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봉사를 갈 때면 ‘어떤 병에 걸린 사람이라도 성심껏 간호해드려야지’하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막상 가서 환자들이 여기저기 토해놓고 똥오줌을 지리는 것을 보면 쉽게 나서서 치우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닫거나 포기하면 안 됩니다. 자꾸자꾸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기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어려운 일을 참고 이겨내며 남을 용서하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설하셨습니다.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서 뭇 중생들의 아픔을 함께하라.
그것이 부처에게 올리는 참공양이니라.”
부처님의 이 말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뭇 중생과 아픔을 함께 하는 대승의 보살이 되면 아무리 전염병에 걸린 환자와 같이 있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보살심이 꽉 차면 병균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결코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아플 때 똥오줌을 받아내며 ‘더럽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는 수기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무조건 참회해야 합니다.
부모님은 내가 설사를 하거나 토를 하면 손으로 닦아주고 혀로 핥아주신 분들입니다. 그런 아버지 어머니가 아파 눕게 되었다면, ‘그 똥오줌을 내가 받으며 간호하리라. 내가 받은 은혜를 갚는 길이다’ 하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하며, 이러한 마음으로 살면 수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잘 이해하고 남편이나 아내, 시부모님에게 성의를 다하면 그것이 바로 참된 공양입니다. 만약 시부모님이 병이 들어 수발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일임을 알아야합니다. 주변 사람 중에 누군가가 아프게 되면, ‘내 마음과 똑같은 부처님이 아파 누웠구나, 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자’ 생각하고 간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압니다. 그래도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조금 전에 시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전화부터 드리십시오.
“어머님, 몸은 좀 어떠세요? 요즘 복숭아가 맛있다고 하던데 제가 사가지고 갈께요.”
그리고는 찾아뵈옵고 복숭아 하나를 까서 입에 넣어드리며, ‘아, 내가 지금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고 있구나‘하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자꾸자꾸 품게 되면 내 눈에 보이는 모든 인연 있는 중생들이 부처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을 위해 하는 모든 일들이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임을 알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이렇게 조금씩 변해간다면 세상은 정말 살 만한 아름다운 곳이 되고, 우리는 저절로 수기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부디 조그마한 일일지라도 아름다움과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일들을 많이많이 하십시오. 길을 가다가 떨어진 휴지를 주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노약자에게 양보하는 것, 집에서 늘 하던 잔소리를 줄이고 좋은 말 하는 것, 이러한 것이 작지만 행복을 만드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행복들이 모여져서 큰마음 부처님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 것입니다.
결코 잊지 마십시오. 내가 준비만 되면 언제든 수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그 위치에 가게 되면 저절로 수기를 받게끔 되어 있습니다.
내 안에 아상(我相)이 사라져 거리낌 없이 똥오줌을 받아내며 보살행을 하게 될 때, 일체중생이 나라는 것을 체득할 때, 나라는 허상에 속지 않고 중생들의 아픔과 함께 할 때 부처님께서 모습을 나타내어 수기를 주십니다.
바라옵건데, 굳건한 신심으로 서원을 잘 세우고, 보살행을 잘 실천하여 부처되는 성불수기를 꼭 받으시기를 축원드립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 월간 법공양 / http://cafe.daum.net/nanumgippeum/1YnS/989
첫댓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_()()()_
너무나 감사한 법문 고맙습니다...오로지 중생공양...마하반야바라밀..._()()()_
고맙습니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법문 감사합니다.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_()_
고맙습니다...감사히 머물다가며...
나무금강반야바라밀 나무금강반야바라밀 나무금강반야바라밀...()()()
고맙습니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_()_
좋은 말씀 소중히 여겨 이루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삼보에 지심귀명정례하옵니다"...()()()...감사합니다.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