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말은 중국 전국시대 이래로 사용돼 왔다.
'管子'의 小匡편이 출전이다.
제나라 환공이 애민 방법을 묻자 管仲은 백성끼리 서로 유대감을 갖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公은 公族을 잘 다스리고, 大夫는 家族을 다스려서 나랏일로 그들을 연계시키며,
봉록으로 서로 관련을 갖게 하면 백성들은 서로 가까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의 가족은 최소 1000명이 넘었다.
대부가 다스리는 영지 내 모든 백성이 가족이었기 때문이다.(김언종 '한자의 뿌리')
전통적으로 가족은 함께 있을 때 힘이 된다.
그 원천은 화목이다.
부자.조손,부부,형제,숙질,이질,생질의 수직,수평,사선으로 거미줄처럼 혈연이 얽혀 있어 든든한 힘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가족이 바뀌었다.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개념까지 변했다.
우리 민법 제779조는 가족의 범위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눈다.
첫째는 당연형 가족으로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다.
다음으로는 생계형 가족으로,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다.
하지만 이는 법률상의 가족일뿐, 시회적으로는 훨씬 더 복잡하다.
노인가족,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1인가족...
그밖에 남북 이산가족도 있다.
전쟁과이념이 갈라놓았다.
포성과 초연 속에 울부짖으며 헤어진 지 60여 년,
이산가족들은 애가 탄다.
상봉 대상자로 뽑히기가 '하늘에 별 달기'보다 어렵다는데, 이번에는 만날 수 있을지...
1988년부터 7월 말까지 통일부에 등록한 이산가족 12만9698명 가운데 이미 49%인 6만3406명이 숨졌다고 한다.
게다가 생존 이산가족 중 54%이상이 80세가 넘는다니 재회는 한시가 급하다.
우리 사회에는 '남남 이산가족'도 있다.
기러기가족이기도 하고 주말부부이기도 하다.
자의든 타의든 정치와 직장이 만들어냈다.
'수도 이전의 유산' 세종시로 옮겨간 공무원과 유관 직장인들 말이다.
게다가 지방혁신도시로 내려간 공공기관 직원들도 있다.
지난 7월까지 혁신도시 이전 직원과 세종시 이전 공무원은 모두 1만6306명,
이 가운데 가족과 헤어져 홀로 이주한 사람은 48.5%나 된다.
남북 이산가족의 눈에는 血淚가 흐르고, 남남 이산가족의 관서엔 血稅가 들어간다. 황성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