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징징거려도 소용도 없으면서 왜 썼는지. 오기냐! (아니 실은 내가 내뱉은 말에 책임을;;;)
원래 호안석은 Tiger Eye 이지만 일부러 제목을 Eye of Tiger 라고 썼습니다. 왜 인지는. ... 끝까지 읽으시면 아시겠지요. 하하하
그럼 새로운 펄 잼 시리즈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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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내가 만난 것은 천사와 악마였을까? 아니면 악마와 천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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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을 몬다는 것은 1차적으로 빨리 다니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 아닐까 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이렇게 한가한 길만 나타나면 엑셀을 마구잡이로 밟아 대는 것이 아닐까?
한적한 시간대라고 할 수 있는 오후 4시. 한 소년이 물끄러미 차도를 바라보고 있다.
'괜찮아. 괜찮아.'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앙다물며 그는 계속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괜찮아. 처음만 아플거야. 딱 한 번만 아프면 돼. 이제까지 그런 고통은 많이 겪었잖아? 맨 처음 한번만 참으면 돼. 그럼 영원히 해방될 수 있어.'
계속 그렇게 중얼거리던 소녀는 고개를 들고 결심한 듯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멈춰 있다가 탁- 하고 지면을 박차 올라 차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니 달려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봐! 무슨 짓이야?!"
그러나 그의 그런 자살 시도는 금세 누군가에 의해 저지되고 말았다.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로 맥박의 수를 높이고 있던 자살미수자 소년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팔뚝을 잡아 끌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미쳤어? 큰일날 뻔 했잖아.”
“흐윽...”
그리고 그 남자가 이마에 쌍심지를 만들며 소년을 윽박지르자 소년은 그대로 팔뚝이 잡힌 채로 그를 향해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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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니?”
길거리에서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소년을 남자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나 보다. 아까 전부터 계속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고 있는 소년을 테이블 너머로 바라보며 남자는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신보다 서너 살 많을까? 10대는 아니겠지만 동그란 얼굴에 동안이라 어려보이는 인상이다. 키는 그다지 크지 않다. 그리고 아담한 몸집. 상냥하고 밝은 얼굴표정에 생글생글 웃는 것 같은 인상이 어쩐지 마음을 편한하게 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소년은 다시 한번 코를 훌쩍였다. 언제나 언제나. 귀여움 받으며 행복하게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면 살아온 듯 한 형.
“왜 구해줬어요.”
착각이었을까? 울면서 말하는 이 소년의 원망스런 말을 듣고, 청년은 ‘역시 그런건가?’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이 소년의 자살의 이유를 알고 있는 듯한 그런 표정이 찰나였지만 분명히 지나갔던 것이다.
“형은 내 괴로움 따위는 전혀 모르면서 어째서 죽게 두지 않았어요.”
“... 왕따니?”
어느새 울먹울먹 눈에 눈물이 차 있는 소년은 그의 말을 듣자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종업원이 가져다 준 카푸치노를 한모금 마시며 청년은 조용히 말했다.
“셔츠 안에 멍이 보이는 구나.”
소년은 흠칫 놀라 다시 제대로 옷깃을 여미었다. 정기적으로 당하는 폭력 때문에 이미 셔츠의 단추는 온전히 붙어있는 것이 없었지만 말이다.
“밟힌 상처니?”
“......”
소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심 놀랐다. 저 형은 맞았니? 라고 묻지 않고 밟힌 상처니? 하고 물었다. 그런데 그 말이 정확히 맞았다.
“매일 당하는 거니? 역시 들킬까봐 얼굴은 안 때리나 보구나? 몇 명에게 당했니? 4명?”
“형은 누구에요? 청소년 상담원?”
“설마. 나 아직 학생이야. 그것도 1학년. 아, 내 이름은 이윤영이야.”
“... 형은 몰라요.”
물끄러미 윤영이 시켜 준 생과일주스를 바라만보며 소년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통속적인 표현이라 쓰고 싶지 않지만 정말로 닭똥같은 눈물을 말이다.
“바보, 왕따라면 이 형이 더 베테랑이라고.”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를 보다가, 한참동안 그 아이가 울게 둔 뒤에 윤영은 싱글싱글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의 의외의 대답에 소년은 우는 것을 멈추고 이상하다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거, 거짓말. 날 위로하려고 지어낸 이야기죠?”
“하하. 난 오줌 세례까지 받아봤는걸. 얼어 죽던 말든 상관없이 그 눈 오는 날에 날 엎어놓고는 마구 오줌을 갈기더라고. 그리고는 그냥 가는 거 있지?”
“......”
“얘기 하나 해 줄까? 왕따 선배로서 말이야.”
조용히 눈앞의 소년을 바라보다가 윤영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꽤나 재활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끼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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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잼 시리즈 3
호안석 (Eye of Tig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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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기록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폭설이 내리고 있다고 했다. 누워서 보니 하얀 눈이 내려오는 이 풍경은 나름대로 장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끊임없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율동적인 움직임. 흐린 하늘에서 약간의 명도만 다른 하얀 물체가 하늘하늘하늘... 몽롱해지는 시야로 계속 의미 없이 그것을 보고 있다. 후각을 찌르는 지린내도 살을 에이는 추위도. 시각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있었다.
‘이대로 죽어도 좋겠지.’
어차피 내가 죽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티끌보다도 못한 존재이니까. 수천억개의 점 중에서 하나가 빠진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 아니 죽는 게 나을 거야. 계속 살아있어 봤자 결국 또 이런 식으로밖에 취급받지 못할 거 아냐. 힘있는 놈들의 장난감으로 이렇게 비참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어서 녀석들에게 양심의 가책이라도 되는 것이 낫지. 아니. 내가 죽는다고 해도 양심의 가책 따위는 받지 않을 녀석들이지만. 그렇게 소년은 눈 위에 누운 채 생각하고 있었다. 소복소복 쌓여가는 눈으로 소년은 거의 가려지는 듯 했다.
비참한 생활. 무얼 잘못했었던 것일까? 내가 힘이 없었기 때문일까? 왜 하필이면 나였을까? 학교의 일진인지 뭔지 하는 그 녀석들과 같은 반이었고 내가 정말로 가지고 놀기 쉬울 정도로 약하고 비실비실한 놈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장점도 없는 인간쓰레기이기 때문에?
너무나 비참해서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그래 죽자. 죽어버리자. 이대로 얼어 죽어버리자. 그러면 그 녀석들도 조금은 걸려하겠지. 언제나 공부하라는 소리밖에 안하며 학원으로 쫓아내곤 하는 부모님도 진실을 알겠지. 나를 출석부나 채우는 이름이나 교실의 배경쯤으로 치부하는 선생들도 처음으로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겠지. 하하. 담임은 학년이 끝나는 지금까지도 나를 ‘이운영’이라고 알더군. 하하하.
“너. 더럽구나?”
그렇게 소년이 눈물만을 흘리며 세상에 대한 조소를 하며 죽기로 결심한 채 싸늘히 식어가고 있었을 때였다. 내리는 눈발밖에 보이지 않는 시야로 갑자기 한 소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쨍- 하고 울리는 맑은 목소리의 소녀의 음성.
“냄새 나. 무슨 냄새지?”
소녀는 윤영을 내려다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약간 얼굴을 찌푸린 것은 믿어지지 않지만 정말로 그를 괴롭히고 있는 그 일당들이 내지른 오줌 냄새 때문만인 것 같았다.
이상한 소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놀라지도 않는 거지? 왜 다른 여자아이들이 그러하듯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던가 아니면 ‘쟤야?’라는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날 피하지 않는 걸까?
소녀는 정말로 깜짝 놀랄 만큼 예뻤다. 윤영과 비슷한 연배의 고교생일까? 작고 갸름한 얼굴에 김혜수마냥 크고 동그란 눈. 염색한 것 같지는 않은 약간 연한 갈색머리는 찰랑거리며 어깨 아래로 길게 내려져 있었다. 하얀 털 코트는 정말로 때하나 타지 않은 백색이었고 그녀의 날씬함을 돋보이게 해 주고 있었다. 그 안에 있는 감색의 교복은 못 보던 것으로 이 주위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아닌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지금 이곳은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뒷산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에 그것도 여자 혼자서 이런 곳에 왔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러운 일이었건만 윤영은 그때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그는. 비현실적인 이 감각에 취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흐음. 뭐 어쨌든 난 갈거니 까.”
잠시 그를 바라보고만 있던 그 미소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고개를 들어 자박자박 다시 눈 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지금의 현실에 대해 아무런 현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윤영은 속으로 피식 웃으며 다시 눈이 내리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가 죽을 때 까지 눈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에이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고 있었을 때, 또다시 그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원래 일일일선(一日一善)이 내 좌우명이니까.”
다시 눈을 뜨자 소녀의 얼굴이 또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여전히 눈에 번쩍 뜨이는 아름다운 얼굴의 소유자가 고개를 숙이자 챠르르 하고 그 긴 갈색머리가 떨어져내려왔다.
“너.”
“?”
“강해지고 싶니? 강해지고 싶지? 그렇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윤영은 그저 눈을 깜박이며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강해지고 싶냐고?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강해지고 싶지! 당연히 누구보다도 강해져서 이런 비참한 생활 따위는 집어치우고 싶다고! 누구나 강해지고 싶어 하잖아. 당연한거 아냐? 그래, 난 강해지고 싶어. 강해질 수만 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다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윤영은 느끼고 있었다. 겨우겨우 이 비참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이 아이 때문에...
“이건 방금 전에 얻은 거라서 좀 아쉽긴 하지만...”
계속계속 비참함에 눈물만 나왔다. 눈물로 뿌옇게 변한 시야로 흐늘거리며 그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를 꺼내 손에 쥔 것 같았다.
“이런 종류의 강함이야 쌔고 쌨으니까. 너에게 줄께.”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윤영이의 옆에 꿇어앉았다. 눈을 깜박이자 또르르 눈물은 흘러내렸지만 시야는 좀 맑게 개였다. 윤영의 눈에 소녀가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캣츠 아이? 아니 좀 더 붉은 색이 이 돌은 무엇이지? 진붉은 자주색. 규칙적인 흑색 줄무늬. 그것은 적색 호안석 (RED TIGER EYE)이었다.
또다시 윤영의 눈에 물이 차오른 순간 소녀는 그 보석을 그의 가슴에 올려놓았고 순간 불에 데이는 듯한 아픔이 그에게 엄습했다. 물론 그 고통이 데이는 고통이라는 것을 윤영은 알 수 있었다. 몇 번인가 자신을 괴롭히는 인수 일당에게 라이터로 생살이 지져지는 고통을 맛보았었으니까.
그리고 그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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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하고 생각하지만 설마... 저번에 썼던 빗속의 인형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시는 분 계십니까? (설마~ 말도 안돼~)
그나저나 이거 처음 부분은 그 전작의 패러디? 아니 오마쥬? (자기 글 가지고 잘 놀고 있다 -_-) 또 왕따;; 이야기군요. 이런이런 이놈의 장르에서는 나는 이거 밖에는 소재가 없단 말인가! 같은 소재의 다른 결말인가? 뭐, 상관은 없지만.
생각해보면 호러물이란 비단 무정한 하드보일드여야 제 맛인데 왜 나는... 역시 수련이 필요한가. 어허허. 내년에는 휴가를 끌어 모아서라도 추리 캠프라도;; 크아아악!!! 사실은 이 문체는 ** 연애소설에서나 쓰던 문체 아닌가!
뭐 그런고로 (2)는 언제 나오련 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성묘가면서 세부 플롯이나 짜야죠. 아, 간식 안샀다. 느긋하게 느긋하게 가죠.
네, 맞습니다. 정말로 그래서 이런 류의 글을 쓸때는 상당히 생각을 많이 해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파장도 무시못할 일이니 (아니, 그 정도로 영향력이있지도 않지만;;) 하지만 결국, 힘으로 이루어진 강함은 결국 자신도 망치는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건지... 써야죠, 계속 ㅠ.ㅠ
첫댓글 재밌네요-ㅁ- 다음편도 빨리올려주세요
아아, 감사합니다 ^^ 하지만 다음 편이라...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읽으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왕따...그리고,그가 다시 힘을 얻으면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때리고...어차피 돌고도는 악순환...요즘 아이들 정말 왜 그러는지 맘이 아프네요.재밌게 읽었습니다.다음편도 기다리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정말로 그래서 이런 류의 글을 쓸때는 상당히 생각을 많이 해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파장도 무시못할 일이니 (아니, 그 정도로 영향력이있지도 않지만;;) 하지만 결국, 힘으로 이루어진 강함은 결국 자신도 망치는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건지... 써야죠, 계속 ㅠ.ㅠ
왕따;;;; (←허탈하게 웃는다;) 석탄님(아아 이렇게 부르니 정말 어색하당^^;)께서 무지 좋아하시는 소재인가 봐요 ;ㅁ;
이 소재 쓰는게 뭐가 좋겠습니까. 단지 -_- 스토리를 짜다보니 비극성 강조 ? 로 인해 나오게 된 -_- 아, 가해자의 시점으로 써볼걸 그랬다, 특이하게 이런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