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7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5
1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2 바리사이 몇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아무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집어서 먹고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5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아무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5)
인제 원통 월학리 폐분교, 앞산 뒷산 사이로 냇강이 흐르고 도리촌 효자골 말거리 냇강마을이 운치는 있었지만, 재래 푸세식 화장실에 마루바닥 교실에 낡은 숙소로 생활시설은 열악했습니다. 그 속에서도, 우리 사랑하는 식구들, 선교사들과 수도자들, 사랑이와 요셉이와 혜린이와 정현이와 손오공 저팔게 사오정과 함께 홀몸 어르신들 아이들 장애우들 만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폐분교 한가운데 매일 미사를 드리며 기도하는 아담한 교실 경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환난도 역경도 박해도 굶주림도 헐벗음도 위험도 칼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1-39 참조)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Rooted in Christ 그리스도 안에 뿌리 내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창세1-2장) 엿세 동안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시고, 이렛날에는 쉬셨습니다. 이 이렛날이 바로 안식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창세 2,2-3)
이 말씀 안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안식일의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습니다. 안식일은 복되고 거룩한 날입니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날입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마르 2,27-28)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주인으로서 창조때 하느님께서 만드신 안식일의 본래의 의미와 가치를 되찾아 주십니다. 세상 창조 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 계획을 하나씩 이루어갑니다. 구약의 율법을 완성시켜 나갑니다.
루카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구원의 역사의 실현 과정은 구약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곧 구원의 역사를 펼쳐 보여주십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과 골수 유대인들은 마음이 굳을대로 굳어져 새 시대 그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구약의 그 형식과 틀에 매달려있습니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루카 5,39) 그들은 아직도 안식일이면 전등 스위치도 건드리지않습니다. 자동차 시동도 켜지않습니다. 그들은 옛 것에 매여 결코 새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루카 4,18)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는 매일 새벽 우리의 소박한 안식처 교실 경당에서 미사와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평일에는 감자 옥수수 고추 들깨 농사를 짓고, 토종닭 토끼 염소를 키우고, 둘씩 인제 원통 그 깊은 산속으로 가난하고 외로운 어르신들과 이웃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주말에는 인제 원통 공소들, 미시령과 한계령 넘어 고성 요양원과 양양 부소치리 관상수도원에서 미사를 드리며 행복했습니다. 성령의 역사였습니다. 그때가 그립습니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고 준비된것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때그때 다 마련해주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지면서 폐교에서 쫓겨나 졸지에 오갈데 없는 노숙자 신세가 되었지만, 믿는 이들에게 시련은 오히려 기회였습니다. 현재 밥집이 그당시 우리에게 새로운 야전병원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놀라운 성령의 은총 선물이었습니다.
주님의 성령이 우리 위에 내려 가난한 이들에게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고,(Audacious in Mission 담대하게 선교)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도록 우리는 파견되었기 때문입니다.(루카 4,16-30 참조)